어느 해보다 어려운 한 해가 될 거라는 예측이 곳곳에서 쏟아지고 있다. 예측이 빗나가고, 어느 때보다 호황의 시기를 맞이하고 싶은 마음이지만, 너무 현실성 없는 이야기로 느껴질 것 같다. 차라리 그보다는 '예측'에 귀를 기울여 '계획'을 세우고, 몸을 움직이며 행동하는 것이 훨씬 더 효과적이로 현명한 방법일 것 같다. 2023년 검은 토끼해, 국가는 국가대로, 기업은 기업대로, 개인은 개인대로 어떤 준비를 맞이하면 좋을까? 그러한 질문에 도움을 주고자 이번에도 <트렌드 코리아 2023>이 선두에 섰다. 패턴을 읽어내고 과거와 현재를 비교하는 방식으로 방향, 흐름을 내놓았다.간략하게 전체적인 흐름을 정리하는 것으로 검은 토끼해를 맞이할 준비를 해본다. 2023년에 토끼처럼 폴짝 뛰어오를 수 있도록 말이다.
평균 실종 (Redistribution of the Average)
책에서 1번의 역할은 굉장히 중요하다. 어느 유튜브 방송에서 김난도 교수가 1번을 선정하는 부분에 관해 이야기를 했는데, 보통 많은 시간을 필요로 했던 과거와 달리 아주 빨리, 2023년에는 그야말로 순식간에 결정 났다고 한다. 평균 실종, 부정할 수 있는 현실 그 자체였다고 한다. 자본주의의 비극이 양극화라는 얘기도 있지만, 오늘날의 흐름은 양극화뿐만이 아니라 단극화, N극화라고 설명하고 있다. 예전에 농담반 진담반으로 했던 "평균만 가자!"가 이제는 농담으로도, 진담으로도 던질 수 없게 되었다. 어떤 방향에서도 의미를 발견하기 어렵게 되었다.다시 말해 정규분포 곡선에서의 평균은 기준 또는 방향, 역할을 할 수 없게 된 것이다. 평균에 부합하는 결정이라는 것도, 평균에 미치는 사람이면 된다는 안정감도 어디에서도 얻을 수 없게 되었다.
오피스 빅뱅 (Arrival of a New Office Culture: ‘Office Big Bang’ )
오십 중반이 된 사람들의 퇴직 준비, 명예퇴직 이야기가 심심찮게 들려온다. 익숙해진 탓인지 굉장히 자연스럽게 느껴질 정도이다. 그래서인지 프리랜서로 일하겠다는 사람이 많이 생겨나고 있다. 조직에서 성과를 얻기 보다 자신의 만족, 성장을 추구하겠다는 의지인 것이다. 하지만 딱 그만큼 고민이 깊어진 사람도 있다. 정말 자신이 좋아하는 일이 무엇인지, 무엇을 추구하며 살아야 할지 찾고 싶은데 쉽지 않다는 것이 그들의 고백이다. 간절한 마음은 시간이 흐를수록 더해지는데, 자신감은 줄어들어 걱정이라고 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전체적인 흐름은 우리 사회의 중심축이었던 '~해야만 한다'가 '~하고 싶다'로 옮겨타는 과정에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직장인, 일하는 사람들의 마음에 파도가 출렁이고 있다.
체리 슈머(Born Picky, Cherry-sumers)
알뜰한 소비자의 의미를 넘어 '전략적인 소비자'로 불리는 이들이 나타났다. 합리적이고 꼼꼼한 그들은 조각 전략, 반반 전략, 말랑 전략 등 다양한 방식으로 전략적인 소비를 하고 있다. 이는 자본주의, 불황, 개인의 만족감이 만들어낸 불가피한 현상일 수도 있다. 하지만 동시에 세계적인 흐름이기도 하다. 앞으로의 시대에 주역이 될 MZ 세대들이 지닌 이러한 특성을 기업은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고민하지 않을 수 없을 것 같다. 거기에 그들은 투명성, 진정성에 대한 요구 수준도 높은 세대이다. 기존의 틀을 벗어나 그들의 취향을 저격하면서도 정체성, 고유함을 되살리기 위한 혁신은 기업에게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되었다.
인덱스 관계( Buddies with a Purpose: ‘Index Relationships’ )
인간관계에 대한 어려움은 어느 세대, 어느 조직, 관계에서나 생겨난다.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 사회에서는 그런 어려움이 더 다양화되었고, 더 세밀화되었다. 그러한 현상에 대한 설명이자 해결법으로 등장한 챕터가 인덱스 관계였다. '한번 맺은 우정 끝까지'라고 조하기보다는 서로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으면 관계를 맺고 유지하는 방식이 주를 이루고 있다. 인친, 트친, 페친, 실친... 등 여러 층위로 나뉘어서 관계를 분류하고 이어나가고 있다. 이때의 기준은 단순하게 '친하다. 친하지 않다'가 아니다. 인덱스된 관계에서 서로 소통할 수 있고, 공유할 수 있으면 그것으로 충분했다. 물론 그중에서도 강도는 나뉠 수는 있다. 더 친밀할 수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다만 풀어야 할 과제가 있다면 이러한 인덱스 관계 속에서 얼마나 '행복(또는 삶의 만족감)'을 잘 실현해내느냐라고 할 수 있겠다.
뉴 디맨드 전략 (Irresistible! The ‘New Demand Strategy’ )
기업의 목적은 시대와 상관없이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어떻게 하면 한 명의 고객을 더 모아 나의 제품을 사게 하거나 서비스를 경험하게 만드느냐이다. 비슷한 제품, 비슷한 아이디어로는 승부할 수도 없고, 성공하기도 어렵게 되었다. 이런 흐름에 대해 두 가지 전략을 소개하고 있는 곳이 뉴 디맨드 전략이다. 교체 수요, 또는 다른 하나는 신규 수요이다. 교체 수요에 대해서는 업그레이드하거나 콘셉트를 새롭게 입히거나 지불 방식을 바꾸는 것으로 설명하고 있고, 신규 수요 부분에서는 전에 없던 상품, 새로운 카테고리의 상품, 마이크로 세르먼테이션에 기반한 상품을 창출해야만 가능하다고 소개한다. 단순하게 설명하면 변화 아니면 혁신인 셈인데, 그 답은 고객으로부터 찾아야 한다.
디깅 모멘텀 (Thorough Enjoyment: ‘Digging Momentum’)
인간은 성장을 추구한다. 성장을 추구하려면 지속하는 힘이 필요하고, 지속하기 위해서는 자신이 좋아하는 것 또는 즐기는 것과 연결 지을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그 부분이 이제는 아예 트렌드가 되었다. 디깅 모멘텀, 자신의 취향을 잘 살린 하나의 분야를 두고 진심으로 파내려 가는 사람, "00에 진심"인 사람들을 두고 하는 말이다. 몰입하는 그 순간 자체를 즐기기도 하고, 비슷한 취향을 공유하는 과정에서 몰입의 정도를 높이기도 하고, 어떤 경우에는 자신을 드러내는 방법이 되고 있기도 하다. 평균 실종의 시대, 개성과 다양화가 존중받는 시대, 디깅 모멘텀의 위상은 갈수록 높아질 수밖에 없다.
알파 세대가 온다( Jumbly Alpha Generatio)
디지털 원주민으로 불리는 2010년 이후에 태어난 세대를 일컫는 말이 '알파 세대'이다. 아직은 그들이 소비력을 가지고 있거나 시장의 흐름을 바꿀 수 있는 힘을 소유하지는 못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중심 세대로 성장하게 될 것이라는 것과 그들은 기존과는 완전히 다른 생태계를 요구한다는 점이다. 이전 세대가 경험하지 않은 환경 속에서 성장했고, 이전 세대가 접하지 못한 방식으로 문화를 만들어내고, 관계를 받아들이고 있다. 개인주의, 경제 교육, 틱톡, 코팅, 줌... 알파 세대의 체질, 그들의 사고방식, 문화를 이해할 수 있을 때 진정으로 그들을 고객으로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선제적 대응기술 (Unveiling Proactive Technology)
이번 챕터는 하나의 트렌드라기 보다 모든 영역에서 필요로 하는 덕목 같은 것이다. 말 그대로 고객을 위한, 고객에 의한 기술이 필요하다. 그것도 고객이 표현하기 전에 말이다. 고객이 알아차리기도 전에 먼저 알아차리고 제공하는 기술은 소비자를 이해하는 것을 넘어 그들의 마음 안으로 들어가야 구축할 수 있는 것이다. 오래전부터 전해져내려온 마케팅의 핵심 "고객이 답이다"를 다시 한번 확인하는 챕터이다.
공간력 (Magic of Real Spaces)
사람을 끌어당기는 인력, 가상공간과 연계되어 효율성이 강화되는 연계력, 메타버스와의 융합을 통합 확장력까지가 공간력의 핵심 키워드이다. 공간력은 오프라인 공간이 지녀야 할 특성 또는 가능성을 정리하고 있는데, 인력, 연계력, 확장력을 높여 단순히 '영토의 차원'이 아니라 '경험의 공간'이 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설명하고 있다.
네버랜드 신드롬(Peter Pan and the Neverland Syndrome)
현대사회에서 불로장생을 원하지는 않지만, 어려 보인다거나 젊어 보인다는 말을 싫어하는 사람은 없다. 오히려 좋아하고, 어떻게 하면 그런 이야기를 들을 수 있을까 방법을 찾고 고민한다. 그런 현상을 설명한 것이 이번 챕터이다. 하지만 유심하게 바라봐야 하는 것은 단순히 트렌드, 흐름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미 사회 전체가 받아들인 하나의 생활양식, 사고방식이 되었다는 점이다. 다시 말해 고객의 기본적인 요구 사항이 된 셈이다. 으른 또는 어른이 되기보다는 어린 시절로 되돌아가거나 현재에 머무르거나 어린아이들처럼 놀고 싶은 마음에 대한 공감을 요구한다. 평균 수명이 길어진 시대에 청년 세대가 늘어난다는 것, 전체적으로 젊은 기운을 유지한다는 것을 좋은 신호이다. 하지만 지나치게 되면 유아기적인 모습, 혹은 자기중심적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문제점을 가진 것도 분명하다. 그러므로 건강한 청년, 도전과 열정을 발견할 수 있는 청년이 되기 위한 태도를 익히는 것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 보인다.
from. 기록디자이너 윤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