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크리스마스 선물이 도착했다

by 윤슬작가

가능한 아이들과 만나는 시간을 최대한 많이 가지려고 노력한다. 일주일에 하루 정도는 외부 수업을 나갈 수 있도록 정해놓고, 몇 년 전부터 이어오고 있다. 초등학생, 중학생, 고등학생 할 것 없이 글쓰기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하고, 장점을 알려 주어 한 명이라도 글 쓰는 재미를 더 느끼게 해 주고 싶은 이유에서다.


보통 글쓰기는 어렵다고, 힘들어서 하기 싫다고 말하는 아이들이 많다. 거기에 작가라는 직업에 대해서도 고리타분하고 재미없어 보인다는 말도 제법 많이 들었다. 그럴 때 나는 아이들에게 조금 과장해서 얘기해 준다. 작가로 살아가지만, 책 만드는 일도 하고, 유튜브도 하고, 인스타그램도 하고, 이것저것 얼마나 재밌는지 모른다고. 그러면 의아해하면서도 몇 명에게서'진짜?'라는 눈빛을 발견하면 조금 더 자신감 있게 말해준다. 글쓰기는 절대 어려운 것이 아니라고, 작가로 살아가는 것이 생각보다 제법 멋진 일이라고.


몇 년 동안 강의를 이어오고 있는데, 아이들의 반응이 좋았다는 이야기를 더러 들었다. 덕분에 교과활동과 연계해서 수업을 진행하기도 했다. 하지만 근래에는 직접적인 피드백을 받은 적은 없었다. 그런데 며칠 전 프로그램 진행하시는 선생님으로부터 "제가 너무 감동받아서 선생님 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라는 문자와 함께 한 장의 사진이 도착했다. 아이들의 내면의 이야기를 끌어내어 쓰게 하고, 한 명씩 퇴고의 과정을 봐주어서 완성도 높은 글을 완성할 수 있었다는 피드백이었다. 친구가 글을 발표하는 것을 듣고 감동의 눈물을 흘린 아이가 있는 줄은 몰랐었다. 나의 말을 신뢰하고, 그 마음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쓰고, 다른 친구가 그 마음을 알아봐주었다는 사실이 얼마나 감사하고 고마웠는지 모른다. 이 자리를 빌려 마음을 전해본다.


글을 쓰기 위해서는 차분하게 한 줄씩 써 내려가면서 자신과 끊임없이 대화가 필요하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생각도 정리되고, 마음에도 여유로움이 되살아난다. 하지만 이런 글쓰기의 장점이 성적, 평가, 점수의 연장선에 있다 보니 본질적 가치가 제대로 전달되지 못하는 느낌이다. 글쓰기가 얼마나 좋은 것인지, 그로 인해 얻게 되는 것이 무엇인지, 궁극적으로 어떤 자유로움, 해방감을 느끼게 되는지 한 명에게라도 더 전하는 일을 당분간 계속 이어나갈 생각이다. 11월 30일로, 외부 수업은 모두 마무리되었다. 올해를 잘 보냈다는 선물, 전혀 예상하지 못한 멋진 크리스마스 선물이 도착해서인 12월을 시작하는데 봄볕에 서 있는 것처럼 마음이 따스하다.


from. 기록디자이너 윤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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