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 감정의 동요는 없었다

by 윤슬작가

욕망이 없는 사람도 아니고, 바라는 것이 없는 사람도 아니다. 농구 경기로 치면 수시로 2점 슛을 던졌고, 기회가 보이면 3점 슛을 시도했다. 그저 패배한 날이 많았을 뿐이다. 경기를 뒤집어엎기는커녕 부상을 당해 서둘러 무대를 물러났던 기억이 많다. 그러니까 성공보다는 실패라고 불릴 말한 장면이 희미해졌다고 하지만 기억 속에 가득하다. 가끔 스스로 내가 가장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의문이 생겨날 때도 있었다. 왜냐하면 바라는 것이 없는 사람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바라는 사람이 있다면 이렇게 행동하지 않을 것 같은 평범한 방식, 딱 해낼 수 있는 만큼의 일을 반복적으로 해나가고 있었다. 누군가에게는 답답해 보였을 수 있다. 하지만 그런 과정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정말 덕분에 "맷집"이라는 것이 생겼다. "바위에 구멍이 뚫리는 것은 바위를 두드린 물의 횟수이다"라는 말을 직접 몸으로 경험한 덕분에 실패라는 개념을 다르게 바라볼 수 있게 되었다.


우리는 누군가를 위해 살지 않는다. 어디까지나 자기 자신을 위해 살아간다. 자신이 추구하는 것을 얻기 위해 노력하고, 놓치고 싶지 않은 것을 곁에 둔 채 춤추고 노래하고 싶어 한다. 모든 군중이 바라보는 화려한 무대에서 왈츠를 추는 것보다 집의 벽난로 앞에서 남편과 듀엣을 원하는 사람에게 화려한 무대는 의미를 지니지 못한다. 그러니까 무엇보다 자기 기준, 원치으로 살아간다.


안정감을 추구하는 사람에게 욕망, 열정을 얘기하며 도전 정신을 발휘하라고 강조하면 슬픈 일이다. 날개를 퍼덕이며 하늘을 가르고 싶은 사람에게 한 걸음씩만 나아가라고 하면 그보다 우울한 일은 없을 것이다. 치밀하게 계산한 후에 행동하는 것이 편한 사람에게 마음이 끌리는 대로 하라는 것만큼 어려운 상황도 없을 것이다. 우리는 객체이며, 동시에 주체이다. 누구나 자신만의 이유로, 개성이 녹아든 삶을 추구한다. 잘 모르는 누군가의 관점이나 해석이 아니라 자신만의 기준과 줏대로 말이다.


"작가님, 다른 작가들이 책이 더 잘 팔리고, 유명해진 거 보면 부럽지 않으세요?"

"작가님도 00작가님처럼 얼른 유명해지고 싶으시죠?"


굉장한 친분이 있지는 않지만, 내가 잘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나온 상대방의 질문에 잠시 당황한 적이 있다. 아주 잠깐이었지만, 순간적으로 내면이 들킨 것 같은 기분이 들기도 했다. 그러나 아주 오래가지는 못했다. 이유에 대해서는 정확하게 설명하기는 어려운 것 같다. 그저 분명한 것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생각과 매일 조금씩 나아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믿음이 생각날 뿐이었다. 최선을 다하는 삶을 살아가고 있다는 말밖에 할 수 없었지만, 더 이상 감정의 동요는 없었다. 그래서 조금 편안하게 대답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멋있어 보이죠. 좋아 보이고. 그런데... 딱 거기까지인 것 같아요"


from. 기록디자이너 윤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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