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비서는 다이어리입니다>를 출간하고, 주변에서 더러 이야기를 건네오는 분들이 생겼다. 시기가 시기인 터라, 다이어리에 관심이 높아진 것이 사실이고, 자연스럽게 이번 책에 관한 얘기를 나눌 기회가 많아졌다. 그런데, 생각하지 못한 문제가 생겼다.
"그런데 작가님 본명이 뭐예요? 김. 수. 영 맞죠? 네이버에는 다르게 나와서요..."
실은 작년에 비슷한 얘기를 듣고 검색을 한 적이 있었다. 그때 윤슬 대신 낯선 이름이 저자명으로 올라있었다. 그래서 네이버에 문의 글을 남기고 방법에 대해 물었는데, 돌아온 답변이 애매했다. 몇 번 문의를 했다가 명확한 해결책을 얻지 못했다. 기억에는 도서를 등록하는 업체에서 오류를 일으킨 것 같다는 정도였는데, 출판사에 직접 거래하는 업체 정보에서는 문제가 없었다. 직접 거래를 하지 않는 일반 쇼핑몰에서 등록하면서 문제가 생긴 것 같아 보였다. 그러다가 흐지부지하게 지나왔는데, 비슷한 얘기를 또다시 듣게 되어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이다. 그러다가 블로그를 통해 정확하게 소개를 해두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필명 윤슬.
순우리말이다. 사전에 보면 '햇빛이나 달빛에 비치어 반짝이는 잔물결'이라고 되어 있다. 예전에 한국문인 협회에 가입하면서 필명은 만들어야 하는 상황이 벌어졌고, 며칠 동안 국어사전과 인터넷을 검색해서 찾은 이름이다. 그때가 2006년이었으니까, 몇 년만 더 지나면 이십 년이 될 것 같다.
'윤슬 같은 글을 쓰고 싶다.'
'윤슬 같은 삶을 살고 싶다.'
필명으로 시작한 '윤슬'이 이제는 나를 설명하는 고유명사가 되었다.
본명 김수영.
부모님이 세상에 필요한 사람이 되라고 만들어준 이름이다. 받을 수(受), 비칠 영(映). 윤슬이라는 필명을 선택할 때 이유는 모르겠지만 나와 잘 맞을 것 같았다. 훗날 본명과 함께 두고 보니, '이름에도 인연이 있는 게 아닐까?'라는 생각을 했다. 그러면서 가끔이지만 강하게 혼자만의 생각에 빠진다. 답은 내 안에 있는 게 아닐까?
2023년이 되었다. 한 살 더 먹는다고 생각했는데, 어찌하다 보니 두 살 어려지는 상황이 벌어졌다. 삶이라는 게 그런 것 같다. 머리로는 이해할 수 없는 일이 더러 생겨난다.
윤슬. 요즘은 본명보다 필명으로 불리는 일이 더 많다. 적절하게 교차하는 날도 있고, 하나의 이름으로 기억되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하지만, 무엇으로 불리든 '나'를 그려내는 일에 어려움은 없을 것 같다. 그러나 틀린 이름으로 불리고 싶지는 않다. 음, 지나온 시간, 노력, 과정이 사라지는 기분이 들기 때문이다. 이름을 불러주면 '꽃'이 된다고 했는데, 이왕이면 제대로 불리고 싶다.
"저의 필명은 윤슬. 본명은 김수영입니다"
from. 기록디자이너 윤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