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저민 프랭클린에게 내게 배운 것

by 윤슬작가

벤저민 프랭클린의 자서전을 보면서 가졌던 하나의 생각이 지금까지 상상력의 원천으로 작용하고 있다. 미국 100달러 화폐의 주인공이자, 정치가이자, 발명가이며, 사업가이자 철학자의 모습을 가진 그에게서 한 사람이 과연 어디까지 닿을 수 있을까에 대한 의문을 가졌다. 그러니까 인쇄공으로 시작한, 평범하다면 평범한 그의 삶은 발명가, 정치가, 사업가를 넘어 확고한 철학과 신념이 담긴 하나의 사상이었다.


아주 오래전 처음 그를 만났다. 처음 그의 책 <벤저민 프랭클린의 자서전>을 책을 읽은 후, 몇 달 동안 그 속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다. 처음에는 글자 그대로 넘을 수 없는 벽이었다. '과연 이 모든 것이 한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인가?'라는 의문이 머릿속에서 사라지지 않았다. 하지만 그의 선택, 노력, 과정, 행동, 태도를 들여다보았을 때 완전히 불가능한 영역은 아니었다. 그는 시스템을 설계했고, 자신을 교육했으며, 삶에서 자신의 가치가 실현될 수 있도록 노력을 멈추지 않았다. 그러니까 그는 생각하는 사람이었고, 동시에 생각을 행동으로 옮기는 사람이었다. 그러면서 혼자 결론지었던 것 같다. 그에게서 일부라도 내가 배울 수 있다면, 그만큼은 아니지만, 나 역시 '지금보다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지 않을까라고.그에게서 내가 가져온 첫 번째는 자신에 대한 믿음이었다. 상황이나 조건과 상관없이 현재의 상황을 받아들이고, 최고의 선택이라고 여겨지는 것을 향해 몸을 움직이는 배짱이었다. 나는 배우고 싶었다. 그러한 그의 태도를.


선택과 결정, 행동으로 옮기는 개인적인 특질이 차이를 만들어낼 수도 있겠지만 "인간은 노력하는 한, 성장한다"라는 메시지를 내 안에 심어주고 싶었다. 그래서 열심히 노력했다. 내 안에는 어려움을 해결한 힘이 있다는 것을 믿으려고. 나도 열심히 하지만 다른 사람도 최선을 다해 열심히 하고 있다는 것을 믿으려고. 세상에 조금이라도 기여하는 삶을 살다가 떠난다면 그보다 멋진 일은 없다고 믿으려고. 그렇게 나의 시선은 내부에서 외부로, 나에게서 세상을 향해 나아갔다. 그때부터였던 것 같다. 책을 읽을 때마다, 아니 한 권의 책을 덮을 때마다 '내가 배울 한 가지는 무엇일까?'라는 질문하게 되었다. 읽었던 책을 다시 붙잡게 되는 경우라도 해서 다르지 않았다. 질문은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이번에 내가 배운 것은 무엇일까?"를 고민하고 또 고민했다. 기준을 점검하는 기회로 삼기도 하고, 선택의 기로에서 결정적인 계기를 만들기도 했다.


그러면서 어느 정도의 시간이 흐른 지금, '그래도 이것만큼은'이라고 할 만한 것이 내게도 생겨났다. 그중에 한 가지, 작가로 살아가는 것과 관련해서 결심하고 지켜내려고 노력하는 것이 있다. 바로 일 년에 한 권의 책은 출간하는 것이다. 다행히 올해도 잘 마무리를 할 수 있게 되었다. 과정이 결과라는 마음으로, 어느 해 못지않게 성실하게 보낸 나에게 박수를 보내주고 싶다. 특히 올해는 두 권을 출간했다. 삶은 명사적이지 않고 동사적이라는 평소의 생각을 담은 <내가 좋아하는 동사들>에 이어 기획에서 완성까지 시간이 조금 더 필요했던 <나의 비서는 다이어리입니다>까지.


언제나처럼 그랬듯, <나의 비서는 다이어리입니다>도 최대한 군더더기를 제거하기 위해 노력했다. 방향을 제시할 수 있는 책으로 거듭나고 싶다는 마음에 불필요한 것, 혹은 과장되는 것이 없는지 간격을 두고 매만졌다. 트렌드에 맞춰 가독성을 높이고, 제목만으로도 동기를 부여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무엇보다 "이렇게 하세요"라고 하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 나는 가능성으로 남고 싶지, 한계가 되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자유롭게 받아들인 다음, 거기에 상상력을 더해져 나만의 다이어리 쓰기로 이어졌으면 좋겠다. 내가 그랬듯 시간의 주인이 되고, 다이어리를 통해 인생을 디자인하는 출발점이 될 수 있게 된다면 더없이 행복할 것 같다.


from. 기록 디자이너 윤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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