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 우리 때문에 힘들어?

by 윤슬작가

"엄마, 요새 우리 때문에 힘들어?"

"어? 아니"


"동생이 말 안 들어서 힘들어?"

"아닌데..."


"그런데 웬 육아책?"

"어? 아... 이거 엄마 강의 준비하고 있는 거야"

"아, 난 또..."





강의 준비를 위해 읽고 있는 책을 보고는 첫째가 의아했던 모양이다. 책상 위에 놓인 '육아'라는 단어에 궁금증이 생겼을 수 있고, 그게 아니라면 자신의 감정이 투영된 질문일 수도 있다. 우리 집에는 흔히 얘기하는 고3, 중3이 있다. 그래서 '어쩌면'이라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혹시 엄마가 고3인 자기 때문에 힘든 게 아닐까?'라고. 그게 아니라면 유력한 후보, 둘째가 엄마를 힘들게 한다고 여겼을 수도 있다. 자신의 마음을 살피는 것을 넘어, 엄마의 마음을 살피는 모습이 어찌나 고맙고 대견한지,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애잔함이 올라왔다.


'언제 이렇게 많이 컸니?'


나는 고3 엄마다. 고3이 벼슬이 아니라고 생각하기에, 고3 엄마도 벼슬이 아니다. 그러나 대한민국에서 고3이 갖는 상징적 의미는 남다를 수밖에 없다. 하나의 세계의 끝이자, 새로운 세계를 맞이하는 곳으로, 경계가 생겨난다. 자의적이든, 타의적이든 또 하나의 세계를 만나야 한다. 오래된 명언, "새는 알에서 나오려고 투쟁한다. 알은 곧 세계이다. 태어나려는 자는 한 세계를 깨뜨리지 않으면 안 된다(데미안 중에서)"를 마주해야 한다.


나도 아주 가끔 방황이라는 것을 하는데 그럴 때마다 늘 두 마음이 왔다 갔다 한다. 하나는 곁에서 함께 시간을 보내고, 자라는 모습을 지켜보고 싶은 마음. 또 하나는 내 마음이 그러한 것처럼, 자유롭게 훨훨 날아보라고 말해주고 싶은 마음. 매번 두 마음 사이를 오가면서도 다행이라고 할까, 마무리는 늘 한결같다.


'마음이 흐르는 길 위에서 용기 내어 자신이 원하는 길을 살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엄마가 되어야지'


<본질 육아>, 오랜만에 붙잡은 육아책이다. 너무 애쓰지 않아도 된다고, 아이를 키우는 일에는 정답이 없다고 말해주는 문장에서 평온함을 되찾는다. 불안에 둘러싸여 살아가지 말라고, 최선을 다하고 있으면 그것으로 충분하다고 말해주는 메시지에 힘을 얻는다. 아이와의 시간이 불행이 아니라 행복, 기쁨의 시간이 될 수 있다는 말이 예전과 달라진 시선 때문인지 한층 공감이 간다. 이 책을 읽는 동안, 나에 대한 반성보다는 앞으로의 방향을 점검하는 기회로 만들 생각이다. 가볍게 몇 장 페이지를 넘기는데, 눈에 들어오는 문장이 있다. 이 문장을 2월의 양식으로 삼아야겠다.


무엇보다 부모가 롤모델이 되어야 한다. 부모는 텔레비전만 보거나 스마트폰만 들여다보고 있으면서 아이한테 책을 가까이하라는 것은 모순이고 그렇게 잘 되지도 않는다. 부모의 인생도 50-60년 남았으니 부모도 같이 책을 읽고 배우고 성장해야 한다.

- 본질 육아 p.156


from. 기록디자이너 윤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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