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일을 통해서 기쁨을 느끼는 순간은 언제인가?

by 윤슬작가

올 초, 나름은 중대한 결정을 내렸다. 그동안의 방식에서 벗어나 새로운 시도를 했다. 몇 년 동안 작가 활동을 하며 학교와 도서관에서 짧게는 4주, 길게는 12주의 강의를 진행했다. 강의 두 개가 끝나면 한 학기가 끝나 있었다. 일주일에 두 번만 출강을 나가겠다고 정해놓았는데, 일주일이 생각보다 빨리 흘렀다. 진짜 돌아보면 목요일, 금요일이었다. 그렇게 몇 년 동안 이어온 패턴을 23년, 완전히 방향을 수정했다. 글쓰기 강의나 수업이 아니라 출판사 업무에 조금 더 매진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이런 선포 때문이었는지, 1월부터 작가님 소리보다 대표님이라는 호칭을 더 자주, 많이 듣고 있는 것 같다.


실은 그동안에도 고민은 계속되었다. 습작 활동을 하고, 글쓰기 강의나 수업 자료를 준비하고 챙기는 일, 그리고 아이들과 어른을 직접 만나 글 쓰는 즐거움을 알려주고, 독서의 기쁨을 소개하는 일은 굉장히 보람 있는 일이었다. 그렇기에 양다리를 걸친 사람처럼 틈틈이 출판사 일을 하면서도 호흡을 유지해왔다. 일정을 조율하고, 출판사 관련 업무 비율을 줄였기에 완전히 나가떨어지는 상황은 벌어지지 않았다. 개인적인 만족감이나 성취감이 수시로 찾아들었고, 함께 한 수강생들 덕분에 강의를 마치고 돌아올 때면 가슴이 말랑말랑해지는 기분을 즐기는 날이 많았다. 그랬던 사람이 결정적으로 방향을 수정한 것은 바로 이 질문 때문이었다.


"독서나 글쓰기 강의를 통해 궁극적으로 내가 추구하는 것은 무엇인가??"

"일을 통해서 내가 기쁨을 느끼는 순간은 언제인가?"

어렵다면 어려운, 쉽다면 쉬운 두 개의 질문이 화두가 되어 깊은 생각으로 나를 이끌었던 것 같다.


고백컨대 나는 독서와 글쓰기를 통해 '성장'이라는 단어를 새롭게 만난 사람이다. 학교에서 억지로 머릿속에 집어넣은 단어가 아니라 실재적이며, 구체적이며, 현실적으로 만났다. 나만 좋은 게 아니라 누군가의 삶이 좋아지는 것에 내가 기뻐한다는 사실을 발견한 것은 덤이었고, 그것은 선물이기도 했다. 잊고 있었고, 모르고 있었던 것들이 '앎'으로 다가오면서 마치 밤하늘에 갑자기 등장한 별을 발견한 기분이었다. 그 마음이 동력이 되었다. 독서모임과 글쓰기 강의를 시작했다. 다른 생각은 없었다. 가르치는 게 아니라, 내가 느꼈던 것을 공유할 수 있는 자리, 공간, 기회를 만들어주면 그것으로 충분하다는 생각이었다.


그저 출판사는 그 연장에 불과했다. 하지만 출판사를 운영하고 여러 저자를 만나면서 횟수를 채우는 과정에서 범위는 훨씬 넓고 강력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내가 10명의 사람을 만나 독서와 글쓰기를 통한 삶의 변화, 성장을 이야기할 수 있다면, 삶을 잘 가꿔나가는 저자를 통해서라면 100명, 200명으로 나아갈 수 있었다. 내가 해 본 것에 관심 있는 사람들, 내가 바라보는 곳을 함께 바라보고 싶어 하는 사람들, 우정이든, 동무이든, 어떤 이름으로든 그들과 함께 더 큰 만족감과 성취감을 경험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낯선 세계, 낯선 존재를 두려워하지 않으면서 함께 나아갈 수 있겠다는 마음이 생겨났다. 그 마음을 바탕으로 방향을 수정했고, 어느새 5월이 되었다. 언어나 단어가 아니라 온몸이 감각적으로 어떻게 보냈는지 궁금해하는 마음에 긍정적인 신호를 보내주는 것 같다. 지금 이 순간, 이 글의 마지막 문장에 대해 '충분히 잘 가고 있어'라는 끝맺음을 제안하는 것을 보면.


from. 기록 디자이너 윤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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