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하는 일을 해야 할까요?"

by 윤슬작가

"잘하는 일을 해야 할까요?"

"좋아하는 일을 해야 할까요?"


인문학 강연을 나가든, 중, 고등학교에 가서 강의를 하든 여러 번, 똑같은 날 두 번 듣기도 했던 질문이다. 그만큼 간절하다는 의미도 될 것이고, 그와 비례해서 정답이라고 말하기 어려운 질문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어떤 대답을 들려주면 좋을까, 혼자 고민이 많았던 게 사실이다. 어찌하다가 단 한 명이라도 그날 강연이 크든 작든 어떤 선택에 영향을 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니 시간이 흐를수록 답변하기 가장 어려운 질문이 되었다. 강연을 참석한 사람도 그렇겠지만, 개인적으로 강연자로 나선 나조차 저 질문을 붙들고 얼마나 오랜 시간 붙들고 있었던가.


"좋아하는 일을 해야 할까요?"


좋아하는 일을 해도 된다고 말했던 시절이 있었다. 좋아해야 오래 할 수 있으니, 좋아해야 힘들어도 견딜 수 있으니, 조금은 무모해 보이더라도 덤벼보는 것에 말리지 않았다. 그렇지만 이 선택에는 분명한 약점이 있다. 생계의 위협이 생길 수 있다는, 먹고사는 일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사실이다. 그런 까닭에 나 역시 지금은 출판사라는 간판을 내걸고, 작가 활동을 하며 좋아하는 일을 하며 살아가지만 그 이전까지는 생계에 보탬이 되는 일에 매달려야 했다. 좋아하는 일을 하기 위한 돈을 마련하기 위해, 하루하루를 살아내기 위해 크게 연결고리가 없어 보이는 일을 제법 오래 유지했다.


"잘하는 일을 해야 할까요?"

사실 가장 멋진 일이라고 생각한다. 잘하는 일을 하면서 살아갈 수 있다면 얼마나 멋질까. 사실 잘하는 일인 경우에는 좋아할 확률이 높다. 좋아하는데, 잘하기까지 한다면 자산을 축적해나가는 것은 물론 마음의 평온함을 동시에 챙길 수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경험으로 보건데, 그런 경우는 많지 않았다. 잘하는 일을 하고 있지만, 그것으로 생계문제를 해결하지만 많은 사람이 다른 목소리를 내었다.

'실은 좋아하는 일은 따로 있어요. 지금 하는 일은 생계형이라고 할 수 있어요...'


좋아하는 일을 하는 사람에게도, 잘하는 일을 하는 사람에게도 고민이 있고, 걱정이 있었다. 저마다의 스트레스로 인해 수시로 의문이 생겨나고, 그럴 때마다 방향을 수정해야 하는 게 아닐까 고민하는 모습도 자주 보았다. 내가 그랬던 것처럼, 다른 사람도 사정이 다르지 않았다. 이는 다시 말하면 대다수의 사람이 지닌 공통적인 과제인 셈이었다. 그럼 이쯤에서 다시 처음의 질문으로 돌아가 보자.


잘하는 것을 해야 할까, 좋아하는 것을 해야 할까. 가장 아름다운 모습은 좋아하는 일과 잘하는 일이 적당히 어울린 일을 선택하면 만족감이 높을 것 같다. 완전히 어느 한 쪽이 아닌. 하나의 특성만 가지고 이야기할 게 아니라 업무 안에서 나의 성향이나 특질을 발휘할 기회가 있는지, 가치관이나 열정을 드러낼 여지가 있는지를 기준으로 하면 현명한 선택이 되지 않을까 여겨진다. 예를 들어 글쓰기를 좋아한다고 꼭 작가를 해야 한다고 고집하기보다 자신의 일에서 글을 쓰거나 기록하는 업무를 맡을 수 있다면 생계를 위한 일을 하면서도 좋아하는 일과 조화를 이룬 셈이니 괜찮지 않을까. 완벽하지는 않아도 행복감이나 만족감을 발견할 수 있으니, 그런 방향으로 나아간다면 좋아하는 일을 해야 하는지, 잘하는 일을 해야 하는지 묻지 않을 거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좋아하는 일을 해야 할까요?"

"잘하는 일을 해야 할까요?"

어쩌면 질문을 바꿔야 하는 건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일을 어떻게 접근하면 좋을까요?"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에서 행복감을 느낄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from. 기록디자이너 윤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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