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쓰는 사람에게는 각자 훈련 방식이 있다. 시간이나 상황을 설정하고는 수행자처럼 묵묵히 해내는 방식이다. 어떤 순간에는 마음을 속이기도 하고, 어떤 순간에는 생각을 속이기도 하면서 마치 최면상태에 걸린 사람처럼 무의식적으로 마침표를 찍는다. 물론 매일 좋은 글이 나오는 것도 아니고, 매일 좋은 반응을 끌어내는 것은 아니지만, 매일 이긴다고 느끼게 한다. 자기 주도적인 삶을 살아가고 있다는 긍정의 피드백 같은.
나의 글쓰기 훈련은 1일 1 포스팅이다.
요즘은 블로그에 글을 쓰는 사람이 상당하다. 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도 한몫하겠지만, 블로그가 수익화 모델이 되면서 더욱 많아진 것 같다. 하지만 예전에는 조금 달랐다. 글쟁이를 꿈꾸는 사람들에게 블로그는 ‘장터’였다. 열심히 올린 글에 공감, 댓글이 붙으면 그 즐거움이 상당했다. 그러면서 꿈을 꾸었다. 작가의 삶, 글쟁이로 살아가는 시간을 상상하며 블로그에 글을 올리고 댓글을 확인하는 것이 하루의 시작과 끝이었다. 나도 그런 사람 중의 한 명이었고, 다행스럽게도 그 즐거움이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제는 즐거움도 즐거움이지만, 훈련 방식이 되었고, 의식적으로 만든 습관이기도 하다.
1일 1 포스팅하기.
처음에 시작할 때는 습관이 되지 않아 여러 방법을 동원했다. 챌린지 프로그램에 가입하거나 온 동네에 1일 1 포스팅을 한다고 선포했다. 그러면 부끄러워서 더 열심히 할 거라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혼자 할 때는 이렇게 하지만, 여러 명이 함께 진행할 때는 조금 달랐다. 최대한 쉬운 기준, 즐겁게 참여할 수 있도록 룰을 가능한 적게 하여 참여도를 높였다. 왜냐하면, 글을 쓰기 위해 삶을 살아가는 게 아니라, 잘 살아가는 도구 중의 하나로 글쓰기가 자리 잡히기를 바랐기 때문이다. 그렇게 해야, 프로젝트가 끝나더라도 계속 포스팅을 이어갈 수 있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적어도 내게는 ‘1일 1포스팅하기’가 글 쓰는 습관을 만드는 데 일등 공신이었다. 하지만 쉽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다른 도구나 플랫폼의 도움의 받는다고 해도, 우선 컴퓨터를 켜서 앉아야 하고, 자판을 두드리면서 머리가 뜨거워지는 시간을 마주해야 한다. 거기에 도착한다고 끝나는 것도 아니다. 누가 대필을 해주지 않는 한, 전달하고자 하는 것에 대해 차원을 넓혀가는 작업을 남모르게 이어가야 한다. 매일 그런 작업을 한다는 것은 절대 쉽지 않은 게 분명하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쉽지 않다는 이유로 더욱 높게 평가해 주고 싶다. 왜냐하면, 아주 잘 쓰든, 잘 쓰지 못하든, 나만의 방식을 정해놓고 ‘1일 1 포스팅’을 한다는 것은 매일 ‘1’만큼 앞으로 나아간다는 의미이며, 매일 ‘1’만큼 이기는 쪽으로 다가서고 있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from. 기록디자이너 윤슬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