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윌스토어 밀알월성점을 다녀오다

by 윤슬작가

“이거는 2천 원이에요”

“네”

“이거는 2천 원이에요”

“네. 알고 있어요(웃음)”


가격표를 눈으로 확인하고 있는데도 옆에서 계속 얘기해주었다. 파란색 조끼의 청년은 나보다 훨씬 키가 컸는데, 반가운 마음인지, 잘 모를 거로 생각했는지 재차 가격을 확인해 주었다. 만약 내가 있는 곳이 어딘지 몰랐다면 재차 묻는 것도, 웃음을 띄는 것도 불편했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나는 이곳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 더불어 파란색 조끼의 청년이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지도 말이다.


굿윌스토어, 이곳은 ‘자선이 아니라 기회를’이라는 슬로건으로 발달장애인과 사회적 약자들이 자립할 수 있는 일자리를 제공하는 곳이다. ‘일할 곳을 찾는 장애인’이 생계를 꾸려나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곳으로 박성주 작가님(「우리가 중년을 오해했다」의 저자)을 통해 여러 번 들은 기억이 있다. 박성주 작가님은 2019년 ‘기록디자이너 수업’을 통해 만난 인연이 지금에 이르렀다. 그때 지나온 시간을 정리해 보고 싶다는 마음으로 글쓰기 수업에 참여하셨는데, 아무래도 정리를 끝마치신 것 같다. 책을 출간하는 것은 물론, 새로운 일을 계속 이어나가고 계시니 말이다. 거기에 지난 주에 마무리한 「딸이 조용히 무너져 있었다」도 한몫한 것 같다. 나와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에 대한 보다 따듯한 시선을 지니게 되었으니 말이다.


굿윌스토어의 제품은 ‘기증’으로 채워져 있다. 개인이나 기업체가 기증한 물품이 상품별로 구분하여 진열되어 있었는데, 옷, 책, 생활용품, 식품까지 제법 다양했다. 때마침 치약이 떨어져 마트에 갈 계획을 세우고 있던 터라 얼른 치약을 10개 바구니에 넣었다. 두껍지 않은 적당한 길이의 겨울 재킷이 진열되어 있어 그것도 기분 좋게 장바구니에 옮겨 담았다. 이곳의 물건은 품목이 정해진 것도 아니고, 사이즈가 다양하지는 않다. 그렇지만 ‘소통의 장’이라는 기회를 만들려고 했던 취지를 떠올리면 그리 아쉬울 것이 없었다.


‘착한 소비’라는 단어가 유행하고 있다. 잘은 모르겠지만, 비슷한 일을 했다는 기분과 함께 조금이라도 나아지는 쪽을 향해 함께 또박또박 걸어가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다. 그러면서 혼자 생각했다. 굿윌스토어에 있는 장애인들의 삶이 지금까지는 ‘또박또박’이 아니었더라도 앞으로는 ‘또박또박’ 밝은 소리가 들려오는 길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from. 기록디자이너 윤슬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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