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에 떠올려보면 좋을, 솔직함

by 윤슬작가

예전에는 나도 모르게 자주 내뱉은 말이 있다. “부러워하면 지는 거야”라고. 마음속으로는 누구보다 부러워하면서도 속마음을 꺼내는 순간, ‘진짜 지는 게 되는 것’ 같아 솔직하게 말하지 못했다. 밖으로 드러난 것이 전부가 아닐 거라는 말로 나를 위로하기 바빴고, 나도 그럭저럭 괜찮은 사람이라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마음이 분주했다. 그런데 그 부분에 변화가 느껴진다. 어설픈 자기 연민이나 위로하기보다 ‘부러운 건 부러운 거야’라고 얘기하는 모습을 보면 말이다. 왜냐하면 그게 훨씬 건강한 선택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인데, 그래서인지 요즘은 ‘솔직함’이라는 태도가 많은 영역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 같다.


연말이 다가오면 여기저기 결산보고서를 작성한다고 바쁜 모습이다. 희망 가득한 얼굴로 시작한 목표를 얼마만큼 완성했는지, 어떤 보람과 보상을 안겨주었는지, 의지가 발현되어 형태를 만들었다면 어느 성과의 성과를 내었는지 궁금해하는 얼굴이다. 다듬어진 것을 매만져 정체성을 확고하게 하여 어디를 향해 달려가고 있는지, 무엇을 하고 있는지 밝히려고 애쓰는 모습이다. 그런 순간을 포착했을 때 떠올린 것이 솔직함이었다.


무엇보다 솔직해질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솔직하고, 정직한 만남이 이뤄져야 불필요한 감정이나 생각으로 서로를 속이는 일이 생겨나지 않는다. 결산 보고서나 성과도 다르지 않다. 성과라는 것이 굉장히 높은 연봉, 위치를 확보해야 하는 게 아니다. 물론 처음에 조금 높은 목표나 계획을 세웠을 수도 있다. 사람마다 다르고, 상황마다 다를 것이다. 중요한 것은 개인적으로 자신의 목표와 성과에 대해 살펴보고, 결과에 대해 솔직하게 인정하자고 얘기하고 싶다.


‘이번에는 여기까지 해냈구나!’

‘목표를 너무 높게 세웠구나!’

‘그때 시작하지 않은 게 실수였어!’

‘저 일은 정말 잘 해냈어!’


다른 사람의 평가를 궁금해하거나 혹은 눈치를 살핀다거나 또는 구렁이 담 넘어가듯 애매하게 마무리하기보다는 스스로 가장 먼저 솔직하게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이 건강한 선택이다. 그렇다고 지나치게 자신을 비하하거나 누군가와 비교하지 말자. 그보다는 솔직함을 무기로 앞으로 나아갈 방법을 찾는 데 더 많은 정성을 쏟아보자. 사실 솔직함으로 스스로 당당해졌기 때문에 그때부터는 한결 쉽다.


연말 결산보고서는 어쩌면 다른 사람에게 보여주기 위함이 아니라 자신에게 ‘내가 이렇게 해내었어요’라는 것을 보여주려고 만드는 건지도 모르겠다. 인생이라는 긴 여행에는 이정표라는 것이 없고, 이렇게 해야 한다는 정답이나 원칙도 없다. 앞이 캄캄한 정글 속에서 반짝반짝 빛나고 싶은 마음이 없는 사람이 누가 있을까. 당연한 일이다. 다만 점검해보자는 것뿐이다. 아름답게 포장하는 길이 아니라 솔직함으로 당당하게 나아가는 길을 선택하자고 말이다.


from 기록디자이너 윤슬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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