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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다 좋아서 하는 거잖아요, 책에 진심인 사람이야기

by 윤슬작가

책을 덮으며 떠오른 첫 문장은 이것이었다.

“이 책은 이런 사람들이 반드시 읽어야 한다.”


좋아하는 일을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이어가고 싶은 사람, 출판과 책의 세계에 발을 들이고 싶은 사람, 혹은 한국 문학을 세계에 알리고자 꿈꾸는 이들에게 이 책은 갈증을 채워줄 든든한 동반자가 될 것이다.

“정리하자면 내가 하는 일은 결국 다 좋아서 하는 일이고, 미쳐서 하는 일이다.”


책 『결국 다 좋아서 하는 거잖아요』의 뒷표지에 적힌 이 문장을 읽으며, 나는 여러 번 고개를 끄덕였다. 이 책은 한국 문학을 일본에 알리는 일에 평생을 바친 김승복 대표의 에세이다. 그녀는 『토지』 전권 일본어 완역(2024), 한강 작가의 작품 출간, K-BOOK 페스티벌 개최 등, 책을 매개로 쉼 없이 활동해왔다. 나는 작년에 일본 진보초에서 열린 K-BOOK 페스티벌에서 그를 잠시 만난 적이 있다. 짧은 만남이었지만, 진심으로 좋아하는 일을 하는 사람만이 지닌 에너지와 매력을 온전히 느낄 수 있었다. 좋아하는 마음은 결국 자신을 바꾸고, 세상을 바꾼다는 사실을 새삼 확인하는 순간이었다.

좋아서 하는 일이 가진 힘이 이런 것일까.

책의 메시지는 단순하면서도 강력하다.

“좋아서 시작한 일이 자신을 바꾸고, 주변을 바꾸고, 세상을 바꾼다.”


김승복 대표는 한국 문학이 일본에 거의 알려지지 않았던 시절부터 ‘될 것’이라는 믿음을 놓지 않았다. 눈앞에 성과가 드러나지 않아도 그것이 실패는 아니라는 뚝심으로 버텨냈다. 그 과정에서 보여준 태도는 책을 읽는 독자에게도 깊은 울림을 남긴다. 정말 좋아서 하는 일은 결국 다른 힘을 발휘한다는 사실을 다시 확인하게 된다.


“이왕 하는 거 멋지게, 이왕 하는 거 즐겁게, 이왕 하는 거 기분 좋게.”


책 속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 깊었던 문장은 이것이다. 김승복 대표가 팀원들과 공유하는 슬로건이라고 한다. 나 역시 글쓰기와 출판의 현장에서 늘 되뇌는 말이 있기에 크게 공감했다. ‘이왕 하는 거 신나게, 즐겁게, 나답게.’ 그녀의 이야기는 결국 나의 자리와도 이어졌다. 일의 규모는 다를지라도, 좋아하는 마음이 불러오는 태도는 닮아 있었다.


“책을 읽는 사람은 아름답지만, 책을 사는 사람은 더 아름답다.”


이 문장은 꼭 기록해두고 싶었다. 책은 읽는 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공유하고 전하는 과정에서 비로소 완성된다는 메시지가 담겨 있기 때문이다.


걱정보다는 응원이 더 큰 힘을 가진다. 좋아하는 마음으로 시작해도 괜찮다고 말해주는 이가 곁에 있다면, 그 자체로 든든하다. 나 역시 그런 응원자가 되고 싶다. 좋아하는 마음으로 꾸준히 해나가다 보면, 언젠가는 스스로에게 이렇게 말할 수 있지 않을까.


“틀리지 않았어.”


이 책은 거대한 성공담이 아니다. ‘좋아하는 일로 살아가는 사람의 기록’이다. 성과가 없더라도, 눈부신 결과가 없어도, 좋아하는 마음이 발끝을 간질인다면 걱정을 내려놓고 한 걸음 내딛어 보자. 좋아서 시작한 일이니, 결코 헛된 발걸음은 아니다.


#김승복에세이 #에세이 #결국다좋아서하는거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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