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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유 Apr 24. 2023

살아 버림

저는 흙에서 왔어요

언젠가 다시 돌아갈거에요. 우리 할머니가 돌아가신 것처럼


오늘도 살아버렸어요

살아서

버렸어요. 마음을. 시간을. 사랑을.

사강을 읽었어요

버지니아 울프를 읽었어요

그는 주머니에 돌을 넣었어요. 그리고 강물로 걸어 들어갔어요

걸어

돌아갔어요. 돌로. 물로. 달로.


저는 달로 갈거에요

그리고 블랙홀이 될거에요

쪼개지고

쪼개지고

쪼개지고

다시 뭉쳐지고

뭉쳐지고

뭉쳐지면

어느샌가 블랙홀


시간이 아주 느리게 흐르는 곳으로 갈거에요

살아 버려도 아무것도 변하지 않는 곳으로

나는 그곳에서 영영 살아 버릴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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