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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들렌 Aug 19. 2019

[존버 언시생활기] 자기소개서 쓰기 힘든 이유  

I feel so 초라 

근황 


[언시생활 2주차] 이후로 글을 한동안 안썼는데. 

요약하자면 홀로서기와 네 다섯번의 지원과 탈락 정도.

시험을 두번정도 치러 가봤고, 처음으로 인적성과 상식을 풀어봤다.

처음으로 상식책을 열심히 외워봤고, 모니터링같은 것도 해봤고, 예상답안도 적어봤다.

마음이 너무너무 아쉬웠지만 역시 가보길 잘했다. 


처음 이 공부를 시작했을 무렵보다 덜 막막해졌고, 더 불안해졌고, 몸은 쇠약해졌다.

언시반을 나오고 나서 남을 탓하는 일보다 나를 탓하는 일이 많아졌고, 그게 때론 날 물에 젖은 솜처럼 만들기도 했다. 그래도 공부, 진로, 나 자신, 내 마음을 들여다본다는 점에서 나아가고 있다고 느낀다.


서울신문

- 자소서 

늘 그렇듯 자소서를 급하게 적었는데, 집중해서 사력을 다해서 적었던 게 기억에 남는다. 뭐든 오래 시간을 두고 투자해야만 통과할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의외로 확 집중했을 때 얻을 수 있는 것도 있었다. 각이 안 나오면 포기하는 습관이 있는데 언젠가부터 이때를 열심히 떠올린다. 


- 인적성

인적성 검사. 나도 어느 브런치에 있는 작년 인적성 글을 보고 어떤 건지 감을 잡았었다. 회사 인적성이랑 비슷하다. 수학문제, 철자 비교하는 문제 등등 나온다. 어릴 때 수학을 잘했어서 왠지 공부안해도 혹시 잘하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오만이었다. 


- 논술

북한논제, 타다가 논제로 나왔다. 너무 예상가능한 논제였는데 그 조차 준비하지 못한 나 자신에게 화났었다. 그래도 이후에 올해 나올 것 같은 논제를 정리했다. 


SBS

- 자소서 

SBS 자소서 쓰기 전에 언시를 그만둘까말까를 고민했다. 이전에 기자 자소서에 쓰던 말이 거짓말처럼 느껴져서 스스로가 미웠다. 자꾸 부풀리는 몸집에 비해 진짜 나는 너무 작았다. 그래서 부풀리기를 그만뒀고, 그냥 있는 그대로 적었다. 이 자소서도 당일날 부랴부랴 썼다. 왜 스스로 벼랑 끝으로 몰아붙이는지 궁금했다. 

그래도 이때 작문처럼 쓰는 자기소개서를 처음 써봤다. 그래서 좀 재밌기도 했고.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공개해보고 싶다. 빈칸이 많아서 내가 어떤 사람인지 진지하게 고민해봤다. 왜 라디오를 좋아하게 됐는지 생각해볼 수 있었다. 


- 셤치러 가는 길 

갑자기 다리가 부러지고, 태풍이 와서 절망스러웠다. 붕대는 더웠고, 다리는아팠고. 준비는 부족했고. 눈물은 한없이 나오고, 계속 땀이 났다. 


- 상식

좀만 더 열심히 외울 걸 했다. 박문각 2개월짜리 열심히 보면 상식은 어느 정도 커버될 것 같다. 매일 신문 읽으면서 상식 정리하고, 박문각 열심히 봐야지. 결심했다. 상식 보면서 어디서 나왔을까 유추해보려고 했는데, 게을러서 아직 안했다. 키. 


- 작문

예상외로 아주 예상가능한 작문이 나왔다. 그 전 주에 온라인 스터디에서 '세대갈등'을 주제로 기획안을 썼는데, 우리 스터디원분들 천재 아닌지. 다들 작문을 썼어야 했다며! 작문 잘쓴 사례를 찾으려고 애썼다. 시험 직전에만 글 공부를 하는 나란 존재. 미리 나눠서 잘 쓴 사례도 찾고, 예상답안도 모아두면 좀 좋을까. 


연합뉴스 인턴

- 면접

하고 싶은 아이템, 자기소개 물어봤다. 면접 분위기는 편했는데, 내가 가져간 아이템들이 넘 구렸다. 울적. 

현장감 있는 소재를 좋아하시는 것 같았다. 인연이 아니었나보지. 



자기소개서 쓰기 힘든 이유 

내가 나를 자격이 없다고, 별로라고 바라보고 있어서 그동안 자소서를 잘 못썼던 것 같다. 그래서 그 마음을 마주하는 과정이 내겐 너무 괴로웠다. 자꾸 도망가고 싶었다. 왜 별로라고 생각하는지, 그런 질문에 도저히 답하긴 힘들었다. 이거저거 한 건 많은데 왜 이렇게 적을 말이 없지. 갑갑하기만 했다. 


열심히 부정하기만 했다. 내가 한 것들은 다 소용없다고. '지역'이라는 단어가 붙는 순간, 모든 활동이 가치절하되는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나도 그 자체에 엄청 주눅이 들었나보다. 다시 그때 내 행동이나 생각에 집중하면서, 사소하고 작은 걸 포착해봐야지. 


대학생활에서 할 수 있는 건 다해보자는 마음으로 뭐든 해보려고 애썼다. 대학 생활 5년, 한 학기 빼고 정말 쉴틈없이 지냈다. 뭔가를 배우고, 경험하고, 만나면서. 그 경험들을 자세히 들여다보고, 거기서 의미를 부여해주면 반짝일 순간이 분명 있을 텐데. 손에 쥐고서도 '아니야. 넌 별로야.. ㅠ' 이런 마음으로 잔뜩 주눅이 들어있었다. 한번에 잘 쓸 순 없겠지. 조금씩 조금씩만 나아져야지. 그러다보면 면접관 얼굴 볼 날도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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