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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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더라도 사랑해 다오, 따뜻한 마음아! 어머니가
되어 다오,
은혜를 모르는 놈이라도, 심술궂은 놈이라도.
애인이라도 좋고 누이라도 좋고, 해맑은 가을볕이건
저무는 햇볕이건 그 덧없는 따스함이 되어 다오.
- <가을의 노래>, 샤를 보들레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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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를 보들레르의 <독자에게> 라는 시는 나에게 큰 울림을 준다. 마지막 구절인 “내 형제여!”가 쓰여진 페이지에서 나는 한동안 멈추게 된다. 그 강렬한 외침이 이상하게 위로로 다가온다.
우리는 누구나 권태로움, 환멸감, 피로감, 혐오감 같은 감정을 느낀다. 인간이란 누구나 그런 악을 경험한다. 보들레르의 악의 세계에 우리는 태어날 때부터 이미 포함되어 있는 것이다.
어둠을 노래한 그가 아이러니하게도 사랑해 달라고 얘기한다. 그것도 어머니가 되어 달라고 한다. 그가 원한 것은 모성적 사랑. 모성적 사랑은 무조건적인 사랑이다.
인간은 누구나 어머니로부터 떨어져 나왔다. 이 때문에 인간은 근원적 불안을 겪게 된다. 그런데 누군가로부터 모성적 사랑을 받으면 그 불안이 일시적으로 해소된다.
어떤 사랑은 모성적이고, 무조건적이다. 그런 따스한 사랑은 누군가를 어둠으로부터 구원해준다. 그 구원이 영원할 것인지는 아무도 알 수 없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