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르다는 감각으로 살아가기

by 안해성

K와 함께 지내고 이야기하면서 가장 많이 배운 것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다르다는 감각’일 것이다. 당연하게도 사람은 모두 다르다. 심지어는 어제의 나와 오늘의 나도 다르다. 이 말을 굳이 하는 이유는 장애를 ‘다름’으로 이야기할 때의 일을 생각해보고 싶기 때문이다.

장애가 특성이라면 장애인의 특성과 나의 특성이 다른 것은 일종의 다름이다. 더이상 무언가 배려의 대상이나 동정의 대상이 아니다. ‘시혜’와 ‘동정’이 아닌 권리로서의 사회복지를 주장하며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는 나로서는 일종의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K의 장애를 하나의 특성으로 이해한다면 그 다음으로 할 일은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다름아닌 묻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혹시 당신의 특성을 이해하기 위해 제가 알아야 할 것이 무엇일까요” 서로를 이해하는 과정의 일환이라고 생각한다.

K와 나는 다르다. 반성해야 할 부분이겠지만 K와 내가 다르다는 것을 인정한 다음에야 K와의 관계가 시작되었다. 동지이자 친구인 K와 함께 길을 걸어가고 싶다는 뜻이기도 하다. 어떤 질문은 실례가 될 수도 있겠지만 뭐 어떤가 실례하면서 사는 것 아니겠는가.

K와 함께하면서 나는 다름을 인정한다는 것이 단순한 관용이 아니라는 사실을 배웠다. 그것은 나 자신이 흔들리는 경험이기도 했다. 익숙한 틀이 깨지고, 내가 ‘당연하다’고 여겨왔던 세계가 재구성되는 순간들. 그러나 그 불편함은 관계를 포기해야 할 이유가 아니라, 관계가 시작되고 있다는 신호였다.

아마도 우리가 함께 걷는 이 길의 끝에는 완벽한 이해 같은 것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서로를 대상화하지 않는 관계, 동정이 아닌 연대로 이어지는 관계는 가능하다고 믿는다. 그 가능성을 포기하지 않는 것, 그것이 내가 K와 함께 배우고 있는 또 하나의 ‘다르다는 감각’이다.

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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