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실 속 코로나 "얼굴 모르는 애가 반이 넘어요"

졸업사진 찍은 날 친구를 처음 보다

by 번애프터리딩

교실은 코로나로 가장 많이 바뀐 곳 중 하나일 것이다. 그만큼 대면에 의존해 온 영역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은 온라인 수업이 익숙하고, 마스크가 상식이 되어버린 공간이 되었다.


가장 시각적으로 눈에 띄는 교실 풍경은 무엇보다 '마스크'다. 늘상 얼굴의 반을 가리고 있는 교실에서 웃지 못할 이야기도 많다.


일단 같은 반이더라도, 얼굴을 모르는 애들이 절반 이상이다. 함께 밥을 먹는 대여섯명의 '베프'를 제외하고 얼굴을 모른다.


그도 그럴 것이 식당을 제외한 모든 곳에선 마스크를 써야 하니, 친한 사이가 아니면 얼굴을 마주할 일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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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수와 맺는 깊고 좁은 관계도 중요하지만, 얕고 넓은 관계를 배우는 것도 못지 않게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마스크로 아이들의 교우관계 폭이 좁아질 것 같아 아쉬운 마음이다.


최근 졸업사진을 찍었다는 중3 K는 "오늘 얼굴 처음보는 애들이 많았어요"라며 잔뜩 상기된 표정을 내비쳤다. 1학기와 여름방학을 지나 2학기 문턱에 와서야 겨우 생김새를 확인한 것이다.


조금 안타까운 마음에 "기분이 이상했겠는데?"라고 가볍게 대답했다.


그러나 한편 생각하니 같은 반 친구를 확인할 기회조차 얻지 못한 1~2학년에 비해 공식적으로나마 그런 시간을 가진 3학년이 나은가, 싶기도 했다.


그래도 아이들은 긍정적이다.


내가 "코로나로 친구들이랑 못 친해져서 아쉽지 않느냐"고 물어보면 "3년 전에는 학교 거의 안갔어요. 학교 안가는 것 보단 훨씬 좋아요"라며 초등학교 5학년 M이 실실 웃는다.


실제로 코로나 첫해에는 등교한 날이, 1년 통틀어 한달도 되지 않았다고 한다. 이듬해에는 조금 늘고, 3년 째인 올해는 그래도 3월부터 등교한 것이 다행이라며 웃어넘긴다.


이런 얘기를 나누는 M과 나 역시 마스크로 얼굴을 반을 가렸지만,

언젠가 서로의 표정을 세세하게 확인할 날을 고대하며, 마스크 속에서 함께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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