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에게 피하는 말 (1) 외모칭찬

외모평가는 절대 금물!

by 번애프터리딩

외모와 관련된 말은

아이들에게 극도로 조심하는 분야다.


주로 만나는 초5-중3 아이들에겐

외모와 관련한 일체의 코멘트를 하지 않는다.


(무의식중에 할 수도 있으므로, 의식적으로 조심한다)


어른 입장에선 기분좋으라고 건네는 칭찬도 하지 않는다.

"얼굴이 작다" "예쁘다" "다리가 정말 길다" 등의 발언도 금물이다.


외모에 대한 우열을 전제한 칭찬인 만큼

극도로 조심한다.





물론 간혹 아슬아슬하기도 하다


초등학고 5학년 B군은 아직 2차 성징이 시작하지 않았다. 또래보다 키도 작고, 뼈도 가늘고, 어깨도 좁은 편이다.


왜소한 체구로 인한 컴플렉스를 짐작할 수 있는 것이, B의 자세다.


평소 장난끼 많은 B는 자주 팔을 ㄱ자로 만든다.(싸이 '새' 안무처럼) 내가 웃으며 "왜 그러고 다니는거야" 물으니 "선생님, 어깨 넓어보이죠?" 하며 팔을 더 우스꽝스럽게 들어올렸다.


처음에는 그냥 웃기고 싶어서 저러겠지, 싶었는데 사실 '근육질' '넓은 어깨'에 대한 동경이 바탕이 되었던 것이다.


이윽고 B의 마른 체격을 보고 "너 진짜 말랐다. 많이 먹고 다녀"라는 말을 무의식적으로 할 뻔한 기억이 생각났다.


가까스로 필터링에 성공했지만(?) 자칫 '마른 몸'에 컴플렉스를 가지고 있던 B에게 상처를 줄 뻔 했구나, 싶었다.



한국은 세계 어느 나라보다 외모에 대해 민감하고, 디테일하게 비교하고 평가하는 문화가 있다.


'예쁘다' '잘생겼다'의 기준이 굉장히 획일적이고.

미디어도 이러한 기준을 갖춘 소수의 셀럽을 숭배하며, 적극적으로 동조한다.


이런 '외모지상주의'문화에 가장 취약한 것이 아이들이다.

아직 외모에 대한 자의식이 형성되기 전이기 때문에, 타인의 평가에 예민하고 민감하다. 평생 상처로 이어지기도 한다.


나 역시 마찬가지 였다.

키가 작고, 피부가 어두운 편이었던 나는 "피부가 어둡지만, 피부가 좋으니 괜찮다" "바지보다 치마가 낫다"는 등의 칭찬인지 욕인지 알 수 없는 외모 품평 발언에 대해 깊이 되새김질 하곤 했다.


정작 발언의 당사자들은 아무 생각없이 던진 말일텐데 말이다.


지금 그런 말을 들었다면 "흥, 뭔데 날 평가해!"라고 콧방귀 끼었을 테지만 아직 외모에 대한 기준이 정립되지 못하던 당시엔, 쉽게 상처입곤 하였다.



어릴 때 '외모 품평'으로 입은 상처는 평생 상처로 자리잡기도 한다.

나아가 외모에 대한 전반적인 가치관 형성에 영향을 준다.


이미 사회 전반에 자리잡은 외모지상주의를 없애진 못해도

나처럼 자주 만나는 어른에게서

비슷한 말을 듣게 하고 싶진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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