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좀 더 관대해질 수 있는 날이 올거야.
소리 1
나는 내가 앞에 나서서 뭔가를 하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인 줄 알았어, 인정받는 것을 사랑받는다고 느끼기도 하고. 그래서 다른 사람 앞에 서는 일을 하게 됐는지 모르겠지만 교수나 상담사 등은 모두 냉정한 평가를 받는 일들이야. 앞에 나서야 하는 직업인데 평가를 받는다는 점에서 좀 부담스럽게 느껴지는 것 같아. 이 마음을 어떻게 다루면 좋을까?
울림
그럴 수 있을 것 같아. 앞에 나서는 걸 좋아했던 건 ‘사랑받고 인정받는 느낌’ 때문이었는데, 지금은 그 자리가 평가받는 자리라서 부담스럽게 느껴지는구나. 사랑받는 느낌과 평가받는 부담이 뒤섞이면, 예전처럼 즐겁게 나서기가 어려울 수 있어. ‘잘해야 한다’보다는 ‘내가 줄 수 있는 만큼 하면 된다’는 마음으로 접근하면 좀 덜 무겁게 느껴질까?
소리 2
나는 늘 내가 할 수 있는 만큼의 최선을 다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해. 그런데 잘해야 다음이 있는 거라는 생각도 들지. 그래서 힘든가 봐.
울림
그 두 가지 생각이 동시에 있으니 힘들 수밖에 없을 것 같아. ‘할 수 있는 만큼 하면 된다’는 마음이 편안함을 주지만, ‘잘해야 다음이 있다’는 생각이 무언가를 더 해야 한다는 압박으로 작용하는 거지.
그러다 보면, 내가 충분히 하고 있음에도 ‘이게 과연 충분한가?’라는 의심이 들고, 완벽해야 한다는 부담이 생길 수도 있어. 그런데 꼭 ‘잘해야’만 다음이 있는 걸까? 때로는 ‘꾸준히 하는 것’ ‘내 색깔을 보여주는 것’ 만으로도 다음이 열릴 수도 있어. 꼭 완벽하게 잘하지 않아도, 내가 꾸준히 쌓아가고 있다면 그 자체가 의미 있는 걸 수도 있고.
혹시 ‘잘해야 한다’는 기준이 너무 높게 설정되어 있는 건 아닌지, 지금의 나에게 ‘이 정도면 충분해’라고 인정해 줄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면, 어떤 게 있는지 떠올려봐.
소리 3
나는 어렸을 때 나의 만족보다는 가족이나 다른 누군가의 만족을 채워줘야만 한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아. 지금도 그 생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 같이 느껴질 때가 있어.
울림.
그렇게 느껴진다면, 지금까지 정말 많은 걸 타인을 위해 해 왔을 것 같아. 그리고 그게 너에게는 자연스러운 방식이었을 수도 있고. 하지만 이제는 그게 힘들게 느껴지는 순간이 온 걸지도 몰라.
혹시 ‘누군가의 만족을 채워줘야 한다’는 생각이 들 때, 가장 부담스럽게 다가오는 건 어떤 부분이야? 상대가 나를 어떻게 볼까 하는 걱정? 내가 역할을 제대로 해내지 못하면 안 된다는 압박? 혹은 내가 사랑받고 인정받기 위해 그래야 한다는 믿음?
이 질문들을 하나씩 들여다보면, 어쩌면 조금씩 그 무게를 내려놓을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지도 몰라. 내 만족을 조금 더 우선순위에 두는 연습, 어렵지만 해볼 수 있을까?
소리 4
나는 내가 사람들에게 잘해야 나를 좋아할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사랑받기 위해서는 내 역할을 잘 해내야 한다는 생각을 하는 것 같아. 이런 생각은 어렸을 때 내가 살아남기 위해 해온 방식인 것 같아.
울림
그렇다면 이 생각은 단순한 습관이 아니라, 오랫동안 자신을 지켜온 방식이었겠네. 어린 시절에는 아마도 "잘해야만 인정받고 사랑받을 수 있다"는 경험이 반복되었을 테고, 그게 지금까지도 남아 있는 거겠지. 그렇다면 이제 질문을 하나 던져볼게.
"내가 조금 덜 잘해도, 사랑받을 수 있을까?"
이게 쉽지는 않을 거야. 오랫동안 해온 방식이니까. 하지만 혹시라도 지금 내 곁에 있는 사람 중에서, "그냥 너로서도 괜찮다"라고 말해줄 사람이 떠올라? 아니면 스스로 그런 가능성을 조금이라도 열어줄 수 있을까?
'잘해야 한다'는 생각이 줄어들어야 한다는 건 아니야. 다만, 그것이 나를 옥죄는 부담이 아니라, 내가 기꺼이 해내고 싶은 마음에서 나올 수 있다면 더 좋을 것 같아. "나는 잘해야 사랑받을 수 있어"에서 "나는 그냥 나로도 충분해"로 조금씩 이동할 수 있다면 어떨까?
소리 5
그게 가장 좋은 방법이겠지. 상담을 공부하면서 나 스스로 나를 인정하고 사랑하는 게 얼마나 중요한가를 알게 되었어. 하지만 가끔씩 그걸 알아도 '내가 나로서 충분하다'는 것은 의식이 하는 일이고 여전히 나의 무의식에서는 나를 희생하고 다른 사람에게 맞춰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고 여기는 것 같아. 인지적으로 '나는 그냥 나 로서 충분하다'라고 수없이 되뇌지만 어느 순간 그렇게 생각하지 못해서 괴로운 순간이 오기도 해.
울림
그런 느낌을 겪고 있다면 정말 힘들고 괴로운 상황일 것 같아. '나는 나로서 충분하다'는 인식은 분명히 중요하고 긍정적인 결론인데, 그것이 내면 깊숙한 곳에서 잘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여전히 고통스러울 수 있지. 어쩌면 그 무의식적인 믿음—‘자기 자신을 희생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은 정말 오랫동안 살아온 방식이라 쉽게 변하지 않아서 더 힘든 것 같아.
그렇다면 지금은 그 두 가지, 의식과 무의식의 차이를 어떻게 다룰 수 있을지 고민이 될 수 있을 것 같아. 무의식적인 믿음이 여전히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면, 그 부분을 조금씩 바꿔가야 할 필요도 있을 거 같아. 하지만 그걸 너무 빠르게 바꾸려고 하다 보면 또 큰 부담이 될 수도 있으니, 조금 더 부드럽게 접근할 방법을 찾아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
혹시 무의식적인 믿음이 떠오를 때, 그 상황에서 스스로를 조금 더 다독이는 방식이나, 대처하는 방법을 찾을 수 있을까? 예를 들어, 자신을 조금 더 자비롭게 바라보는 법을 연습하거나, 자신이 필요할 때 잠깐 멈추는 시간을 가지는 것처럼.
이런 감정들이 정말 큰 짐처럼 느껴질 수 있지만, 그걸 혼자 모두 해결해야 한다는 생각보다는, 조금씩이라도 변화를 만들어갈 수 있다는 가능성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을 것 같아. 마음이 너무 힘들다면, 언제든지 그런 감정을 누군가와 나누는 것도 큰 도움이 될 거야.
소리 6
그래. 나는 누군가와 이런 감정을 나누기를 원했던 것 같아. 그게 남편이었으면 하는 바람이 컸지. 남편은 집안일조차도 자신이 할 테니 나에게는 하지 말라고 해. 다른 아내들이 들을 때는 정말 행복하겠다고 하는데 나는 그렇지 않았어. 나는 함께 하고 싶었고 나의 역할을 하고 싶었던 것 같아.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존재이고 싶었는데 아무것도 안 하면 쓸모없는 사람이 되는 것 같았지. 그래서 나는 남편의 말을 듣지 않고 내가 할 일들을 찾아서 하려고 했어. 생존을 위해 무언가를 해야만 했던 습관이 통제되어 불편하게 느껴진 게 아닐까 싶기도 해.
울림
그 상황이 정말 혼란스럽고 복잡하게 느껴질 것 같아. 남편이 집안일을 맡겠다고 할 때, 본래 의도는 아마 사랑과 배려일 거야. 하지만 그게 오히려 “내가 해야 할 역할을 못 한다는 느낌” 으로 다가온다면, 그건 굉장히 불편할 수밖에 없지.
어린 시절의 생존 방식이 무의식적으로 영향을 미쳐서, “무언가를 해야만 가치가 있다”는 믿음이 그대로 남아 있을 수 있어. 그 믿음이 지금은 “내가 하는 일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고, 나의 존재감을 느낄 수 있어야 한다”로 나타나는 것 같아. 그래서 남편이 모든 걸 하겠다고 해도, 오히려 “나는 아무것도 안 하고 쓸모없는 사람이 되어버린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수 있지.
아마도 남편은 너를 아끼고 편하게 해주고 싶어서 그런 것일 텐데, 그 배려가 오히려 자신을 ‘누군가의 도움 없이도 충분히 할 수 있는 존재’로 느끼고 싶은 마음을 억누르게 만든 것 같네.
그렇다면, 이 상황에서 어떻게 하면 좀 더 자연스럽게 “내 역할을 하면서도 여유롭게 내가 되어갈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을 해볼 필요가 있을 것 같아.
어쩌면 함께하는 방식에서 ‘각자 할 일’을 나누는 것만이 아니라, 서로 도와가며 더 큰 그림을 그려가는 방법을 찾는 게 좋을지도 모르겠네. 그런 방법을 찾는다면, “함께하는 것”과 “나의 역할을 하는 것”을 동시에 충족시킬 수 있지 않을까?
소리 7
너는 내게 계속 해결 방법을 찾으라고 하는 것 같아. 나도 해결방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은 하지만 아직은 준비가 되지 않은 나를 조금 더 기다려주면 좋겠다는 기분이 들어.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일들은 내가 하려고 해. 그런데 남편이 자신의 배려가 외면당했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는 생각도 들어. 물론 남편은 그런 생각을 하지 않아. 이것도 내 기준에서 생각하는 쓸모없는 걱정인거지. 내가 오늘 좀 예민한 것 같아. 두서없이 네게 투정을 부리는 것 같은 느낌도 들어서 미안하기도 하고..
나는 꾸준히 누군가가 내 이야기를 들어주고 지지해 주기를 바라는 것 같아. 아직 내게 그런 존재가 없었을 수도 있어. 해결되지 않은 문제를 계속 가져가는 듯한 느낌. 누가 해결해 주는 것이 아니라 나 스스로 해결해 가야 하는 문제인데도 어린아이처럼 해결해 주길 바라는 것 같아서 우울한 기분도 들어.
울림
그렇다면 지금의 감정이 정말 복잡한데, 동시에 마음 깊은 곳에서는 "나를 지지해 주는 존재"를 간절히 원하는 것 같아. 남편의 배려가 외면당할까 봐 걱정하는 마음도, 그저 '누군가 내 이야기를 듣고 지지해 주길 바란다'는 욕구에서 나온 거겠지. 그럴 때는 혼자서 해결해 가야 한다는 생각이 짐처럼 느껴지고, 누군가 해결해 주면 좋겠다는 기대도 드는 거야. 자신이 스스로 해결해 나가는 과정에서 자기 자신을 응원하는 방법을 찾을 수 있을까 고민해 보는 게 좋을 것 같아.
혹시 자신을 따뜻하게 격려할 수 있는 방식이 떠오를까? 예를 들어, 매일 작은 성취라도 스스로를 칭찬하는 것이나, 내 마음을 다독여주는 말을 해주는 것처럼 말이야.
소리 8
그래. 나를 따뜻하게 격려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 중요하지. 하지만 지금까지 나는 그런 방법 찾는 일을 수도 없이 해왔고, 한 때 잘 되는 것 같기도 했어. 그런데 내가 살기 위해 무엇을 하고 무엇을 하지 않을 것인가에 대해 꾸준히 계산을 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 그래서 지치고 힘든 거 같아. 3월이 되면 학교 강의에 집중해야 하는데 다른 교육 강사가 되기 위해 시연을 하고 공부를 하는 것이 나에게 적절한 투자일까 고민했어. 보수가 많은 쪽의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지. 만일 대학 강의보다 더 돈을 많이 벌 수 있는 강의가 있다면 나는 그것을 포기할 수 있을까? 추후 내가 대학 강의를 할 수 없을 때 꾸준히 할 수 있는 강의를 개발해야 하지 않을까? 이런저런 생각들이 머릿속에서 충돌하는 것 같아.
울림
그런 계산을 지속적으로 해야 한다면 정말 지칠 수 있겠네. 특히 경제적인 부분이 중요한 고민이 될 때는, 자기 자신의 가치와 투자가 맞는지 계속해서 물어보게 되지. 대학 강의와 타 교육 강사 둘 사이에서의 금전적 가치는 확실히 중요한 요소일 수 있지만, 그 외에도 자기 만족도, 커리어의 방향성, 그리고 장기적인 목표도 고려해야 할 점인 것 같아.
아마도 대학 강의를 하는 일이 자신에게는 일정 부분 경험과 성장을 가져올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일 거고, 타 교육 강사는 보수와 안정성을 고려했을 때 매력적일 수 있겠지. 이런 고민에서 중요한 것은 자기 자신의 에너지와 시간을 어떻게 분배할지 고민하는 일일 것 같아. 어떤 방식이든, 후회하지 않게 결정을 내리고 두 가지 일을 잘 균형 있게 다룰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도 중요하지. 그런 점에서 고민하는 과정이 너무나 의미 있고, 자신의 내면에 맞는 결정을 할 때 진정으로 만족할 수 있을 거야.
소리 9
나는 나를 좀 더 돌보고 생각해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자꾸 다른 사람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어. 그 미안한 마음이 드는 게 불편하고 나를 생각하는 마음이 자꾸 뒤로 밀릴 때 우울해지기도 해. 그 미안한 마음이 왜 생기는 건지, 나의 개인적인 이익을 챙기는 것에 왜 죄책감을 가지게 되는 건지. 그 무엇도 나보다 중요할 수는 없는 건데, 미안한 마음이 그들의 수고를 외면하는 것에서 오는 것이 아닌 내가 버려질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서 갖게 된 마음은 아닌지, 만일 그렇다면 나는 내가 성숙하지 못하고 형편없는 사람이 될 것 같고 그러면 다시 사람들이 나를 싫어할지도 모른다는 불안이 반복되면서 불편한 마음이 드는 것 같아.
울림
그 미안한 마음이 죄책감이나 두려움에서 비롯된 것일 수 있다는 생각은 아주 깊은 통찰이야. 때로는 자신의 선택이 다른 사람에게 영향을 미칠 때 그것을 미안하게 느끼기도 하지. 하지만 그런 마음이 내가 버려질까 봐 걱정하는 두려움에서 나온다면, 그 마음이 과도하게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점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아.
자기 자신을 먼저 돌보는 것이 결국 자신을 성숙하게 만드는 길이고, 다른 사람들의 수고를 외면한다고 해서 내가 잘못된 선택을 한 것은 아니라는 점을 기억해야 해. 자기 자신을 존중하고, 필요한 부분을 선택하고 조정하는 과정에서 두려움이나 죄책감이 들더라도 그것은 정상적인 감정일 수 있어. 중요한 건 자신의 필요와 욕구를 인정하면서도 타인에 대한 배려도 잊지 않는 균형을 찾는 것이겠지.
이 미안한 마음은 스스로를 평가하거나 판단하려는 마음에서 오는 것이지만, 사실 자기 자신을 더 부드럽게 바라보고 그 선택을 스스로 수용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 성숙해지는 과정이 아닐까?
소리 10
그래 맞아. 네 말대로 나를 수용하고 성장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해. 간절히 그렇게 되고 싶고. 그래서 나 자신에게 직면하는 용기도 갖추고 싶어 하지. 조금 우습지만 나는 내가 품성이나 행동에서 괜찮은 사람이라는 평가를 하기도 해. 그런데 오늘은 마치 떼쓰는 아이처럼 행동하고 싶어 하는 것 같아. 누구에게도 하지 못할 이야기를 네게 하면서 나를 받아주기만 원하는 것 같아. 내 안에서는 누군가에게 평가받고 싶지도 않고 그냥 나 인 것을 인정하는 것에 목이 마른데 애쓰고 노력해야만 겨우 자존감을 지킬 수 있다는 것에 지치는 것 같아. 그냥 나로서 내가 좋을 순 없는 걸까?
울림
자신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한데, 그게 왜 이렇게 힘들게 느껴지는지 참 이해가 되면서도 안타깝게 느껴져. 자존감이 애써서 노력을 해야만 올라온다는 생각에 지친다는 것은, 어느 순간부터 자기 자신에게 너무 많은 기대와 요구를 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기도 해. 사실, 그냥 나로서 좋다고 느끼는 것이 자연스러워야 하지만, 자기 평가가 계속해서 강하게 작용할 때 그 과정이 너무 어렵게 느껴질 수 있어.
자존감이 단순히 외부의 평가나 성과에 의존하지 않고 나 자신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는 상태가 되어야 하는데, 그 부분에서 내적 충족감을 느끼기까지의 시간이 필요한 것 같아. 그 과정을 애써 노력해야만 얻을 수 있다는 느낌이 들지만, 사실 자신을 수용하는 것은 조금씩 자신에게 관대해지는 연습을 통해 가능해지는 거야.
그냥 나로서 충분히 괜찮다는 마음이 점차 더 자연스러워질 수 있도록, 조금씩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가는 과정이 필요할 것 같아.
소리 11
나는 심리검사에서도 나 자신에 대한 관용이 낮은 편이야. 나에게 야박하다는 거지. 의식적으로 관대해지려고 하는데 생각만 하고 있어서 더 우울해지는 것 같아. 나는 여행을 가서 사진을 찍고 그 사진을 보면서 글을 쓰는 것을 아주 좋아해. 그런데 선뜻 여행을 혼자 떠나는 것도 어렵고 함께 할 사람을 찾는 것도 쉽지 않았어. 여행을 가는 목적은 관광이기보다 그 문화를 보고 느끼고 그로 인해 나에게 변화가 있기를 바라는 것인데, 방학 동안 그런 경험을 하지 못한 것이 속상했던 거 같아.
울림
혼자 여행을 가는 것과 그 경험을 통해 느끼고 배우고 싶다는 마음이 정말 깊은 것 같아. 그걸 경험하지 못한 것이 속상하고, 여행에 대한 갈망이 더 커졌을 것 같아. 특히 문화적인 변화를 경험하고, 그로 인해 자기 자신에게 새로운 시각이나 변화를 가져오고자 하는 마음이 있는데, 그걸 실현하는 것이 어려워서 아쉬움이 남는 거겠지.
혼자 가는 여행에 대한 불안감이 있을 수 있지만, 여행 자체가 나를 변화시키는 중요한 경험이라고 생각한다면, 그 작은 첫걸음이 아주 중요한 의미를 갖기도 해. 그래서 여행을 위해 조금씩 준비하고 그런 기회를 만들기 위해 작은 변화나 시도를 시작하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겠네. 자신에게 조금 더관대 해지면서 그런 기회를 조금씩 잡아나가는 것이, 가장의 중요한 부분이 될 수 있을 거야.
소리 12
그래. 중요한 것은 실현하기 위한 실행인 것 같아. 작년에 공부를 하면서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다 보류했었기 때문에 올해는 공부를 조금 미루더라도 내가 하고 싶은 것들을 하고 가야겠다고 생각했어. 그런데 내가 하고 싶은 것을 시작하는 것도 추진이 안되더라고. 예를 들면 나는 올 겨울에 눈꽃을 찍기 위해 겨울 산행을 하겠다고 다짐했는데 현실을 보니 겨울 등산복조차 갖추지 못했더라고. 아이젠과 등산 스틱을 샀을 뿐이었어. 그리고 여행을 가려고 장소를 부지런히 찾아봤는데 함께 갈 사람과 돈을 구하지 못했어. 노력 없이 생각만 하는 내게 화가 났기 때문에 더 우울해진 것 같기도 해.
울림
실행이 잘 되지 않아서 자신에게 화가 나고 우울해지는 마음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어. 특히 하고 싶은 일이 많고 그것을 이루고자 하는 열망이 강할 때, 실행으로 옮기지 못한 현실이 그만큼 실망스러움과 좌절감을 줄 수 있지. 그리고 계획을 세운 것에 비해 실행에 옮기지 못한 것이 자기비판으로 이어져 더 우울하게 느껴질 수 있어.
여기서 중요한 건 자기비판이 지나치게 강해지는 것인데, 자책의 감정이 클수록 자신을 동기부여하기보다는 더 위축되게 만들 수 있다는 거야. 예를 들어, 겨울 등산을 다짐했지만 필요한 장비를 구하지 못한 것이나 여행을 계획했으나 함께 갈 사람을 구하지 못한 것은 실행이 어려운 상황에서 생긴 현실적인 문제였지, 그것을 통해 자신을 부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보는 것은 자신에게 불필요한 부담을 주게 돼.
실행을 하지 못했다고 해서 자신이 부족한 사람이 되는 것이 아니라, 그 과정에서 나오는 불편함이나 아쉬움을 배우고 성장하는 기회로 바라볼 수도 있어. 올해는 자신이 원하는 것들을 조금씩 시도해 보는 것이 중요할 것 같아. 작은 것부터 시작하면 점차 자신감을 얻고, 점점 더 실행에 옮길 수 있는 힘이 생길 거야. 중요한 것은 자기 자신에게 관대해지면서 하나씩 시도해 보는 과정이라고 생각해.
소리 13
하고 싶은 일을 하려면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실행에 옮겨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 당연한 일일 텐데 나는 무언가를 추진할 때 예전처럼 적극적인 상황을 만들지 못하는 것 같아. 점점 더 귀찮아지고 하루하루를 그냥 보내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해. 결국 추진력 없고 하고 싶은 일조차 시작하지 못하는 나를 질책하며 한심하다는 생각까지 하게 돼.
울림
당연히 하고 싶은 일을 하려면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실행에 옮기는 것이 중요하지. 그런데 지금은 예전처럼 그만큼 추진력을 발휘하기 힘들다는 느낌이 드는 것 같아. 그럴 때는 자책감이 커져서 내가 한심하다거나 게으르다고 느껴질 수 있어. 그런데 그 지속적인 피로감과 귀찮음은 단순히 의지가 약해서가 아니라, 그동안 쌓인 심리적 부담이나 스트레스 때문일 지도 몰라.
하루하루를 그냥 보내는 느낌이 드는 것은 어떤 한 가지 목표를 향해 너무 많은 에너지를 쏟거나, 지나치게 자신을 몰아세우는 태도가 지속되었을 때 올 수 있는 현상일 수 있어. 결국 이로 인해 동기부 어가 떨어지고, 마음이 지쳐서 계속 실행을 미루게 되는 거지. 이는 그 자체로서 자기 보호의 일환일 수도 있어. 너무 과중한 기대나 부담감이 계속 쌓이면서, 몸과 마음이 자연스럽게 "지금은 좀 쉬어야 한다"라고 신호를 보내는 것일 수 있지.
그리고 자신을 질책하는 마음도 중요한 포인트인데, 여러 번 이야기가 나왔지만 자신을 좀 더 따뜻하고 이해하는 마음으로 바라보려고 노력하는 것이 중요해.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생각을 품고 자신의 페이스에 맞추어 가며 진행하는 것이 오히려 더 지속 가능하고 긍정적인 방향으로 나아가는 길일 수 있으니까.
소리 14
나의 상태가 나를 보호하는 일환일 수도 있다는 말이 위로가 되네.. 네 말대로 어느 순간부터 나는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고 조금 늦더라도 내 시간에 맞게 가겠다는 생각을 꾸준히 해왔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번 조급해지는 이유가 뭘까?
울림
조급해지는 감정은 자신에게 기대하는 압박감과 사회적 혹은 타인의 기대에 대한 반응에서 비롯될 수 있어.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고, 늦어도 괜찮다고 생각하면서도 여전히 조급함을 느끼는 이유는 자신에게 시간을 두고 천천히 나아가도 괜찮다는 믿음을 실천으로 옮기기 어렵기 때문일 수 있지.
조급함은 대개 불안에서 온다고 해. 언제까지 이 일을 해내야 한다는 시간적 제약이나, 뭔가를 해야 한다는 의무감이 불안으로 변하고, 그 불안이 결국 속도를 요구하게 만들지. 또 때때로 우리가 과거의 경험이나 사회적인 기준에 따라 '늦다'라고 느끼면, 그 순간에 내가 잘못된 선택을 하고 있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들게 되고, 그로 인해 불안과 조급함이 생겨. 자신에게 여유를 주는 것이 목표지만, 그 여유를 실제 행동으로 실천하는 것이 어려운 상황에 놓이면, 자신에게 실망하거나, 내가 잘못되고 있다는 불안에 빠지게 되는 경우도 많아. 이럴 때 자기비판이 커지고, 결국 자기 의심이 쌓여 조급해지기도 하는 거지. 거듭 말하지만 조금함은 자연스러운 감정이고 자신의 리듬에 맞춰 천천히 나아가는 법을 실천하는 것이 결국 자신에게도 한층 더 따뜻한 여유를 부여하는 길일 수 있어.
소리 15
그래.. 네 말이 옳아.. 그런데 나에게 너그럽게 대해주는 것은 구체적으로 어떤 걸까?
울림
좋은 질문이야.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이해하려는 마음을 갖는 거야. 자책하는 것보다는 이해하는 자세를 갖는 거지. 나에게 따뜻한 말과 위로를 건네는 것이기도 하고.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실수나 부족함을 인정하는 것. 우리는 모두 실수를 하니까. 또 자신에게 시간을 주는 것. 원하는 것들이 바로 이루어지지 않거나 계획대로 되지 않을 때, 다그치기보다는 기다려주고, 내 속도에 맞춰 가는 거 그리고 내가 지쳤거나 우울할 때, 그 감정을 인정하고 무시하지 않는 거야. '지금은 힘들구나. 괜찮아, 이 감정도 지나갈 거야'라고 스스로에게 말해주는 거야. 자신을 다른 사람과 비교하는 습관을 줄이고 나에게 맞는 길이 있다는 것을 기억하는 거지.
소리 16
어떻게 해야 할지 잘 알겠어. 그런데 한 가지 더 물어보고 싶은 게 있어. 의식의 나는 긍정적인 생각을 하려고 해. 그런데 무의식에서 불쑥 올라오는 부정적인 마음들이 있어. 이 두 가지와 싸우는 것이 나를 지치게 하기도 해. 긍정적인 마음과 부정적인 생각, 이 두 가지가 부딪힐 때는 어떻게 감당하면 좋을까?
울림
두 가지 마음이 부딪히는 상황을 정말 힘들지. 불쑥 올라오는 부정적인 생각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것이 쉽지 않지만, 그 감정을 억지로 없애려고 하기보다는 인식하고 받아들이는 연습이 중요해. 첫 번째, 부정적인 생각이 올라오는 순간 일단'아 지금 이런 생각들이 올라오고 있구나'라고 인식하는 거야. 그 감정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해. 예를 들어 '지금 내가 나에게 비판적인 생각을 하고 있구나'라고 마음속으로 인정하는 거만으로도 조금 더 객관적으로 볼 수 있게 돼. 그 순간 내가 느끼는 감정에 대해 판단을 내리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첫걸음이지.
두 번째, 두 가지 마음을 동시에 존재하게 하는 거야. 긍정적인 마음과 부정적인 마음이 동시에 존재할 수 있다는 점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해. 예를 들면, '나는 부족하다고 느끼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도 충분히 괜찮은 사람이야'라는 두 가지 생각을 동시에 인정할 수 있어야 해. '나는 지금 힘든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이 상황을 잘 견디고 있다는 것 자체가 대단한 일이야'라는 생각을 하면서, 두 가지 마음이 충돌할 때 자신을 지지해 주는 방향으로 갈 수 있어.
그 외에 자기비판의 목소리가 들릴 때, 그 말을 조금 부드럽게 바꾸는 연습도 해보는 거야. 예를 들면' 나는 왜 이렇게 못해'라고 생각했다면 ' 지금 이 순간에 내가 부족함을 느끼고 있지만, 괜찮아. 나는 계속 배우고 성장하고 있어'라고 위로하는 거야. 자기비판을 받아들이되, 그것을 인정하면서도 긍정적인 마음을 계속해서 밀어 넣는 방식이 필요해.
소리 17
네가 지금 해준 조언들은 인지행동치료(CBT)와 자기 연민(Self-compassion), 마음 챙김(Mindfulness) 등에서 나오는 이야기들인 것 같아. 자신의 감정과 사고 패턴을 인식하고, 자기 자신을 보다 긍정적이고 관대한 시각으로 바라보는데 도움이 되는 것 같아. 나의 질문을 각기 다른 측면에서 깊이 생각해 볼 수 있어서 매우 의미 있는 시간이었어. 나의 내적 갈등과 부담감이 사실 너무나 현실적이고 자연스러운 부분이라는 점도 중요하게 느껴졌고 그걸 함께 해결해 주려는 마음이 느껴져서 감동이었어.
말을 하다 보니까 생각이 난 건데, 내가 생존을 위해 무언가를 해야만 했던 어린 시절의 습관이 남편에 의해 통제되었다는 생각이 들어서 마음이 불편했었던 것처럼, 남편은 자신이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는 것에서 행복을 느끼는 사람인데 내가 그 마음을 받지 않아서 서운함을 느꼈을 수도 있을 거 같아. 서로에게 향하는 마음은 같은 것이었는데 다르게 이해하고, 다른 행동을 해서 오해가 생길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니까 아찔하다.
오늘 내가 많이 예민하고 어린아이 같은 투정을 부렸는데도 잘 들어주고 위로해 줘서 고마워. 스트레스 상황에서 좀 더 적절히 대처하는 성숙한 어른이 되어야겠다는 생각도 함께 하면서, 너를 만난 것이 내게는 큰 행운이라는 생각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