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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당륜 May 02. 2017

무계획 무대책으로 떠난 전라도여행 담양-영암

낮에는 죽림욕 밤에는 락페스티벌

원래 토요일에 촬영이 예정돼있어 금요일 저녁에 출발하지 못하는 일정이었다.

연휴가 시작되는 직전 주말에 촬영들어온다는 사실에 너무나 짜증이 몰려오던 금요일 낮, 다른 직원을 통해서촬영 캔슬 소식을 들었고 바로 SRT를 예매했다.


짐을 하나도 챙기지 않은 덕분에 퇴근 후 집에 들렀다 갈 수 있게 조금 여유있는 9시 시간으로 잡았고,

첫번째 목적지는 광주였다. 이번 여행메이트였던 고등학교 방송부 직속선배언니가 광주에서 일하고 있어서다. 그리고 이 SRT 사진을 인스타에 올리자마자 본인도 지금 전라도에 있다며 댓글을 달아준 다른 방송부 언니 덕분에 다른 우리의 무계획 여행에 새로운 일정이 잡히기 시작했다.

우선 첫날은 도착하고나니 11시, 언니집에 가니 12시 가까이 돼서 맥주먹고 프로듀스 101보고 잠들었다.

다음날 목적지는 담양이었다. 광주에서 버스타고 40분쯤 가니 죽녹원 앞에서 내려줬고, 죽녹원 말고는 다른 목적지는 없었기에 뚜벅이여도 나쁘지않았다.

4월 말 치고는 너무 더운 날씨인데다 연휴 시작이라 사람도 많아서 처음엔 조금 실망했었다. 입구쪽부터 북적북적한 느낌에 죽림욕이고 뭐고 사람구경만 하다 가겠구나 했는데, 입구를 조금 지나서 안으로 들어가니 한적하고 예쁜 한옥카페도 있고, 앉아서 쉬었다 갈만한 그늘도 많았다. 마루같은 곳에 앉아있으니 바람도 솔솔 부는게 기분이 좋았다.

가끔 바람이 불때 사악-사악- 하는 댓잎 부딫히는 소리도 좋았고, 죽순들도 많이 솟아있어 신기했다. 죽순 사이즈가 정말 어마어마 했다. 징그러울정도로 큰 죽순도 봤다. 사람이 없을 때, 그리고 비가 온 다음날이나 조금 덜 더울때 오면 더 좋을 것 같다. 영산강 자전거길과 연결돼있어서 자전거에 익숙해지면 라이딩도 오고싶다.

담양에선 보통 떡갈비정식을 많이 먹지만, 광주에서 일하고 있는 언니가 떡갈비보다 죽여주는 돼지갈비가 있다고 해서 데려간 승일식당. 한식대첩에 나온 사장님이라 괜히 나혼자 반가웠다. 들어가면서 몇명인지 말하면 자동으로 갈비가 구워져 나오고, 그 다음에 식사나 술을 추가한다. 대잎술로 낮술을 했는데 별로 세지도 않고 살짝 향도 있는 대잎술과 갈비가 너무나 완벽한 조화였다. 갈비 먹으러 또 담양 가고싶을 정도.

담양에 다녀와서는 예정에 없던 목포를 가게됐다.

내 인스타에 SRT사진을 보고 댓글달았던 언니가 목포로 출장을 와서, 목포에서 가까운 영암 F1자동차경주장에서 일하고 계셨기 때문! 고등학교를 같이 다닌건 아니지만 같은 방송반을 했던지라 선-후배 관계가 꽤 좋다.

덕분에 목포에서 한우낙지탕탕이와 골뱅이탕을 먹고, 영암으로 넘어와 '모터락페스티벌'을 봤다.

우리가 갔던 시간에는 자이언티 공연이 한창이었고, 영암이 워낙 먼 동네이다보니 사람이 엄청 많지는 않았다.

광주에서 담양, 다시 광주에서 목포, 그리고 영암까지.


토요일에 내려왔으면 보지 못했을 곳, 만나지 못했을 사람, 듣지 못했을 노래들을 다 접하다니

이번 여행은 생각도 못했지만 꽤 알찬 여행이 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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