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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당륜 May 18. 2016

애증의 중국어, 다시 공부하기

중국어 전공자의 발버둥, 학습지/인터넷강의/전화중국어

학부에서 중국어와 언론정보학을 복수전공했다.

원전공은 중국어다. 나에게 '왜' 중국어를 선택했고 '언제부터' 공부했냐고 물으면 명확히 답하기가 어렵다.

중학생 겨울방학 때 두세달 혼자 중국에 나가있던 때에 중국어를 처음 배웠고(체계적으로 배웠다기보다는 생존중국어), 고등학생 때엔 학교 수업으로만 띄엄띄엄 배웠을 뿐 제대로 뭔가 학원을 다닌다거나, 시험을 본다거나 하지는 않았다.


그러다 대학에 가서 전공을 하며 제대로 배우기 시작했고, 대만에서 한 달, 중국에서 일 년 교환학생을 마치고 북경에서 3개월 인턴을 하며 중국어를 어느정도 활용했었다. 신HSK 6급도 취업준비 하면서 땄고, 전 회사에서도 중국 관련된 일이었기에 그나마 중국어를 잊어버리지 않을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 업무는 중국과 아무 상관이 없고, 중국어를 쓸 기회가 전혀 없다.

입사 초기에는 회사일만으로 너무 힘들어서 배울 엄두를 못냈는데, 작년 말부터 다시 중국어를 공부하겠노라 기웃거리고 있다. 사실 마음처럼 잘 안된다. 딱히 '목표'가 없는 공부를 지속하는 느낌도 들고, 업무에 활용을 못하다보니 실용성이 떨어지는 느낌을 받는다. 그래도 나름대로 잊어버리지 않기위한 발버둥을 친다.


첫번째는 중국어 학습지였다.

요즘 라디오광고에서 많이 나오는 학습지로, 주1회(혹은 2회) 집 근처 카페에서 중국어 원어민 선생님을 만나 수업을 진행했다.


사실 차이홍은 초중급자에겐 아주 좋은 코스라고 생각한다. 개인과외를 받는 느낌에, 체계적으로 만들어진 책으로 차근차근 배워나갈 수 있다.


하지만 어느정도 배운 중상급자 이상에게는 조금 아쉬운 부분이 있다. 중상급자들이 원하는, 뭔가 한단계 발전된 고급중국어라는 느낌은 아니다.


처음 상담을 하기 위해 실장? 이라는 분을 만났을 때, 사실 내 단계에 딱 맞는 책은 없고 가장 고급단계 책으로 진도를 나가는 걸로 하겠지만, 책은 참고만 하고 선생님과 편하게 대화를 나누며 수업을 진행하라고 했다. 처음엔 그 방법이 좋았으나, 한 달에 10만원 넘는 돈을 내고 중국인과 수다떠는 느낌..이라 조금 아쉬웠다. 결국 3개월 정도 하고나서는 방법을 바꾸기로 결심했다.


남자친구도 중국어 전공자이기에, 새해를 시작하며 우리는 중국어 인터넷강의를 결제했다.


EBS 리우선생님의 HSK6급 준비 강의인데, 결론부터 말하면 우리는 실패했다. 처음에 한 달은 잘 들었는데, HSK6급을 따야하는 명확한 이유가 없다보니 6급 공부가 너무 지루하고 재미가 없었다 (물론 남자친구는 지금도 열심히 공부한다..인강을 다 듣지는 못했지만..)


이건 우리의 문제고,

리우 선생님은 현강도 들어봤지만 국내 HSK 강사 중에서는 손에 꼽힌다고 생각한다. 이분만큼 쉽고 재밌게 설명하는 사람을 본 적이 없다. 내가 수많은 강의를 듣고 수많은 학원을 가보았지만.. 리우선생님 덕분에 그래도 취업준비할 때 6급 땄다고 생각한다.


비록 중국어 인강은 많이 못들었지만, 전화중국어는 3월 초부터 지금까지 계속 하고있다. 6개월을 신청했으니 9월 초까지는 전화중국어로 계속 중국어 연습을 할 생각이다.


여러 업체가 있지만 나는 JRC에서 하는데, 다른 이유는 없고 그냥 회원가입이 되어있는 학원이기에 골랐다. 중국어는 전화영어처럼 업체별로 시스템 차이가 크다거나 한게 아니기때문에 본인이 편한 업체를 고르면 될 것 같다.


전화중국어는 처음에 신청을 하게되면 레벨테스트를 보게 되어있다. 다행히 레벨테스트는 최고등급이 나왔다(나는 성어나 고급용어 등은 서툴지만 일상회화나 면접용 중국어는 아직 까먹지 않았다. 전화나 대화가 편한 이유도 이와 관계가 있다. 다만 지면으로 보는 시험에는 엄청 약하다). 이번에도 역시, 교재를 사용하는 수업보다는 (교재는 레벨5까지밖에 없다) 선생님과 자유롭게 대화를 하라며 코스를 추천해줬다.


6개월 전화중국어를 신청하고, 3개월정도가 되어가는 시점에 선생님을 한 번 바꿨다.

이전 선생님은 젊은 선생님이라 특정 주제(ex연예인, 여행, 면세점 등등)에 대해서는 얘기가 잘 통했지만 연륜이 부족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지금 바뀐 선생님은 조금 나이가 있는 (딸이 내 또래라고 한다) 선생님인데, 좀 더 깨끗한 발음에다가 수업 진행도 노련한게 느껴진다.



나는 고등학생 때부터, 학원에 가기 위해 왕복 두시간을 길에서 낭비하는 게 너무 아깝다고 생각했다.

특히 직장인은 저녁에 일정이 어떻게될지 모르므로(홍보팀은 더더욱 그렇다. 이슈 터지면 끝.) 회사와 멀리 있는 학원을 다니기는 부담이 된다. 회사가 종로나 강남에 있는 분들, 복받으신거다.


하지만 나는 내 성격과 좋아하는 수업방식에 맞는 방법을 일찌감치 찾았고, 그중에도 전화중국어가 가장 편하다는 걸 확인했다. 전화로 계속 회화 연습을 하고, 읽고 쓰는 연습도 남자친구님과 지속할 예정이다.


남들은 이제 중국어를 배우려고 시작하는데, 나는 나름 전공자라는 강점을 갖고있으면서도 그 강점에 먼지가 쌓이고 녹이 슬도록 놔둘 수는 없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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