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취미생활 두번째, 클라리넷 레슨
20만원을 들여 악기를 싹 수리하고, 10만원을 들여 마우스피스를 샀지만 역시나..끝난게 아니었다.
악기에는 악기 본체 말고도 필요한 여러가지 소품이 있다. 바이올린이나 첼로같은 현악기는 활과 스트링같은게 있을테고, 플룻이나 트럼펫처럼 겉으로 봤을 때엔 모든게 금속이라 더이상 소모품이 필요치 않을 것 같은 관악기도 각 버튼의 이음새나 악기 연결 이음새에 바르는 오일 등이 필요하다.
클라리넷이나 오보에같은 리드 악기도 마찬가지다.
기본적으로 소리를 내기 위해 필요한 '리드' 는 소모품인데다가 자주 교체해야 한다. 이 리드를 마우스피스에 꽉 붙들어놓기 위한 조리개(리가춰)도 필요하고, 악기의 연결 이음새 코르크에 바를 그리스(구리스)도 필요하다.
오늘 반차도 냈겠다, 연습하려면 당장 구리스가 필요해서(수리받은지 얼마 안돼 너무 뻑뻑함 ㅠㅠ) 낙원에 갔다. 평일 낮에 혼자 낙원을 돌아다니니 넘나 민망한것...
무튼 레슨선생님한테 추천받은 '근영악기'라는 곳에 가서 리가춰와 구리스, 리드를 샀다.
리가춰는 먼저 인터넷으로 대략의 가격을 보고 갔지만 눈앞에 보고 가격을 들으니 비싸게 느껴진다..ㅠㅠ
그리고 요즘에는 알토색소폰용을 사서 호환한다며 그걸로 줬는데 맞는건가 모르겄다.
리드도 아직 예전게 좀 남아있기 하지만 가는김에 새로 사왔는데, 요즘에는 저렇게 하나씩 포장되어있다.
좀 더 위생적으로 보관할 수 있어 안심이 된다 (개봉하기 전까지 변형될 걱정도 덜고)
리드는 두께에 따라 1반, 2, 2반, 3, 3반, 4 등등이 있는데 본인의 호흡량이나 주법 등에 따라 적당한 두께를 골라 써야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너무 많은 힘이 들어간다거나, 혹은 리드가 너무 금방 헤진다거나 해서 예쁜 소리를 내지 못한다. 나는 호흡이 약해서 3을 써봤었는데 조금 힘이들어 다시 2반으로 내려왔다.
이렇게 해서 또 십몇만 원이 후루룩 나가버렸다. 악기는 확실히 초기비용이 많이 든다. 악기부터가 결코 싸지 않고 (연습용 클라리넷은 플라스틱으로 몇십만원부터 시작하지만, 목재로 넘어가면 130~150만원정도가 된다. 물론 더 비싼 것도 있다) 그리고 소모품을 계속 써야하는 악기의 경우, 꾸준히 비용이 들어가게 마련이다.
하지만 레슨학원비는 생각보다 비싸지 않으며, 사내에 오케스트라가 있는경우 바이올린,플룻보다는 환영받을 수 있는 악기다. 또한 클라리넷은 독주용으로도, 합주용으로도 다 잘 어울리는 악기이다. 특히 '사람의 목소리'와 가장 닮은 악기라고 한다. 잔잔히 수다떠는 느낌으로 연주 한 곡이 가능하다.
마음먹고 악기 하나 배우고싶은 사람들에게, 아주 흔하지는 않지만 아주 레어하지도 않은(너무 희소하면 레슨받기가 어려워진다) 클라리넷을 권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