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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당륜 May 21. 2016

영화제, 그리고 필름소사이어티

직장인 취미생활 세번째, 영화

"취미가 뭐예요?" 라고 물어봤을 때

"영화 좋아해요" 혹은 "음악 들어요" 라고 한번쯤 말해보지 않은 사람은 없을거다.

소개팅의 흔한 단골질문이기도 하고, FM답변이기도 하다.


대한민국에서 영화 한 번 보지 않는 사람, 이어폰에서 흘러나오는 음악 한 번 안들어본 사람 없을테지만

조금 색다른 방법으로 영화를 즐기는 방법이 있다.


첫번째로, 상업영화 외에 다양한 장르를 즐길 수 있는 특별관을 애용하는 방법이다.

한창 CGV에서 예술영화관도 따로 만드는 등 다양한 노력을 하더니,

메가박스도 상영관을 다양한 형태로 리모델링 해 여러 장르의 영화들을 볼 수 있도록 선택권을 높였다.

(메가박스로부터 어떠한 대가도 받지 않은 순수한 소감임.)


특히 메가박스에서는 올해 <필름 소사이어티> 를 만들어 이러한 예술영화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딱히 큰 혜택은 없지만) 소속감이랄까, 로열티를 높이고 있다.


나는 집과도 멀지 않고 남자친구 집과 딱 가운데라 삼성역 코엑스 메가박스를 자주 이용하는데,

스크린 A/B부터 컴포트룸까지 진짜 감탄이 나올정도로 잘 꾸며놨다.

스크린 A/B는 화면은 작지만 규모가 크지 않아, 아늑하게 영화를 볼 수 있다. 특히 큰 영화관에서 사람들 복작거리며 영화보는게 좀 싫은 사람들, 그리고 '이 영화에 관객이 이만큼밖에 안들어오는데 과연 얼마나 오래 상영할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드는 나같은 걱정종자들에게 최적화 돼있다.


대작은 아니지만 의미가 있는 영화들, 과거에 호평받았던 작품들을 볼 수 있고,

모든 스크린이 '곡성' '시빌워'로 빼곡한 영화관에 '볼게없다'고 투덜댔던 사람들에게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


'예술영화는 어려워, 영화는 사람들이 많이 보는걸 봐야지' 라는 생각을 버리게 하는 데에도 좋다. 접근성이 좋아졌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이런 영화들을 보기위해 광화문 시네큐브라던지, CGV압구정, 이대 같은 먼 영화관에 시간을 잘 맞춰서 (이런곳은 상영관이 많지 않다) 가야했기에 번거로웠는데 훨씬 편해졌다.


혼자 가서 보기에도 전혀 부담 없는 분위기다.

필름소사이어티 멤버십은 우연히 영화보러 갔다가 발견했는데, 돈을 내는게 아니라 그냥 앱이나 웹에서 신청 버튼만 누르면 된다. 이벤트중이라 한번 보면 북마크를 주고, 세번 보면 마스킹테이프, 다섯번 보면 영화노트를 준다고 한다. 나는 세 번을 봐서 일단 마스킹테이프까지는 획득했다.



또 하나의 방법은 우리나라에서 많이 열리는 <영화제> 에 참석하는 것이다.

영화제라고 하면 부산영화제, 전주영화제 등 비교적 큰 영화제들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나는 고등학생 때 영화감독이 꿈이었던 친구가 처음 소개해줘서 '서울영화제'를 간 적이 있다. 그 이후로 나는 대학생활 내내 영화제를 찾아다녔다. 여성영화제, 환경영화제, 미쟝센단편영화제, 아시아나 국제단편영화제, 서울애니메이션영화제, 부천영화제, 부산영화제 등등. 우리나라에서, 그리고 서울에서 열리는 영화제는 정말 무수히 많다.

때로는 이 영화제에서 자원봉사를 하며 기사를 쓰기도 했고, 순수하게 관객으로 참여해 밤새 영화를 보기도 했고, 영화 선정에 실패해 꾸벅꾸벅 졸다 나오기도 했지만 상업영화나 영화관에서 상영하는 예술영화와는 조금 다른 '날것'의 느낌을 맛볼 수도 있고, 정말 다양한 소재와 장르의 영화를 맛볼 수 있다.


지금은 좀 규모가 작아져서 아쉽지만 내가 대학교 1학년이었던 2008년에 처음 관객평가단으로 참여한 <환경영화제>는 다양한 부대행사로 환경에 대한 관심을 갖게 만들었고, 영화도 사회적으로 의미있는 내용들이 많았다. 현수막으로 에코백 만들기, 친환경 음식 만들기 등등-


꽤 큰 규모의 영화제 중에는 서울여성영화제 (6월 초, 현재 예매 진행중)같은게 있고,

때로는 국제음식영화제(5월 말, 현재 예매 진행중) 같이, 영화관과 연계해 작게 꾸려지는 영화제도 있다.


서울에서 열리는 소소한 영화제까지 다 합하면, 전국에서 일년에도 수십차례의 영화제가 열린다.

이 영화제에 다양하게 참여하고, 본인이 좋아하는 장르와 주제를 알아가고, 매년 그 영화제가 열리기를 기대하며 스케줄러에 적어놓는 것도 좋은 취미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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