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투브로 발레하기
집에서 나가기 싫을 때 하는 운동들
이렇게 춥고 집에서 꼼짝하기 싫은 날, 그리고 퇴근이 늦었거나 레슨을 가기엔 묘하게 시간이 안맞을 때 집에서 운동을 하고있다. 날이 추워지기 전에는 집 앞에서 줄넘기를 뛰었는데, 지금 날씨는 도저히 줄넘기를 할 수가 없기에...ㅠㅠ
혼자 집에서 매트를 펴고 운동을 하자니 재미도 없고 제대로 하는지도 모르겠고, 요가는 직접 스튜디오에 가서 하는게 아닌 이상 자꾸만 아기자세로 쉬게돼서 운동 효과를 크게 못보는 것 같다. 그래서 집에서 보면서 따라할 유투브 영상을 찾다가 정말정말 취향 저격하는 유투버를 발견했다.
나는 운동 영상을 찾을 때 몇가지 조건들이 있었는데,
첫째. 넓은 공간을 쓰지 않을 것 (방이 작아서 요가매트 범위 안에서 해결했으면 했다)
둘째. 유투버의 음성이 깨끗하고 또렷하게 들릴 것 (일종의 영어공부)
셋째. 너무 길지 않을 것 (경험상 그 길이의 압박에 쉽게 지침)
넷째. 다양한 영상이 있을 것 (질리면 얼른 얼른 다른걸로 갈아타게끔)
다섯째. 유투버의 몸이 워너비 몸매일 것! (그래야 자극받고 열심히 함)
여섯째. 점프 동작이 없을 것 (층간소음 예방!!!)
내가 요즘 가장 많이 따라하고 좋아하는 계정은 Lazy dancer tips !
일단 썸네일들이 너무 예쁘고 깔끔하다. 영상도 8분~50분짜리로 다양하고, 팔만, 다리만, 웜업만 할 수도 있고 전신을 다 할 수도 있다. 처음엔 쉬워보이지만 꽤 운동이 많이 된다.
들으면 들을수록 매력적인 알레시아의 인토네이션도 좋고, 가끔 등장하는 고양이에 심쿵한다. 너무나 러블리한 무용수가 운동뿐만 아니라 헤어만지는 법, 토슈즈 끈 달고 신는 법 등 취미발레생들이 혹할만한 정보들도 함께 있다.
무엇보다 운동할 때 알레시아 표정이 너무 사실적이어서, 진짜 바로 앞에서 친구랑 같이 운동하는 기분이다. 다른 운동 유투버들은 힘들어도 힘든 내색 안하고 너무 프로페셔널하게 동작들을 하고있어서 이질감이 드는데, 알레시아는 팔운동 막판에 이상한 소리 내면서 같이 얼굴 찌푸리고 힘들어해줘서 너무 좋다.
https://www.youtube.com/channel/UCbUN4EOchmBbZ9ZjKi9IRVQ
Lazy Dancer Tips를 알기 전에, 가장 먼저 해봤던 유투브 운동 동영상은 Sweaty Betty 계정이다.
Sweaty Betty 는 영국 브랜드인데 운동복(주로 요가)도 만들어 팔고 스튜디오도 운영하면서 영국 전역에 지점을 만들어놓은 것 같다. 스튜디오는 무료수업들인데 요가, 줌바, 발레 등이 있었다.
처음에 커뮤니티에서 이 영상이 다이어트에 진짜 장난 아니라는 글을 보고 따라해봤는데, 진짜 땀이 매트에 뚝뚝 떨어질 정도로 운동량이 엄청났다.
발레의 갸륵갸륵한 예쁜 동작들이라기보다는, 근육을 팡팡 쓰면서 하는 발레핏에 가까운 느낌이었다.
발레 말고도 요가나 다른 코어운동 영상들이 되게 많은데, 발레 영상의 저 언니 두명이 진짜 귀에 쏙쏙 들어오는 억양으로 운동을 진행한다.
아쉬운건 발레 관련된 영상(정통발레 아니고 진짜 근육강화를 위한 발레동작)은 두편정도밖에 없지만, 오늘은 정말 근육을 불태워야된다!!!!하는 날에 하면 딱이다. 이거 할 때 매트에 하도 땀을 흘려서 매트 위에 깔고하는 요가수건을 샀다는건 안비밀..
https://www.youtube.com/user/SweatyBettyUK
운동을 한 달 하면 내 자신이 알고, 세 달을 하면 남이 알아본다고 했던가.
다행히 개인레슨을 받으면서 근육 쓰는걸 하나하나 정확히 배워서 그런지, 몇달 안됐는데도 식구들이 먼저 알아보기 시작했다. 삐쩍 마른 몸이나 근육질 몸매를 가지고싶다기보다는, 여성스럽고 매끈한 라인을 갖고싶다. 올해는 여러가지 하고싶은 일들이 있지만 운동을 일순위에 올려놓았다. 이십대의 마지막에는 원하는 몸을 가질 수 있기를 바라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