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까워지자는 말 없이도 남는 관계
나는 왜 특정 사람에게만 마음이 열릴까
나는 종종 오해를 받는다.
나를 잘 모른 채 좋아한다고 말하는 사람들 때문이다.
겉모습이나 분위기,
말투나 태도 같은 외적인 인상만으로
나를 다 안다고 느끼는 순간들이 있다.
그럴 때마다 마음은 오히려 멀어진다.
좋아해 준다는 말이
반갑지 않을 때가 있다는 걸
나는 꽤 일찍 알게 됐다.
나를 향한 호감이 부담이 될 때
문제는 호감 그 자체가 아니다.
문제는 그 호감이
‘나’가 아니라 ‘보이는 나’를 향할 때다.
아직 내 생각도,
내가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도,
내가 조심스러워하는 지점도 모르면서
가까워지려 할 때
나는 설명할 힘부터 사라진다.
그건 거절하고 싶어서가 아니라
이미 엇박자가 나 있기 때문이다.
내가 바라는 건 다르다
나는
특별하게 보아주는 사람이 아니라
제대로 보아주는 사람이 좋다.
겉으로 드러난 것보다
말 사이에 숨은 망설임을 알아보고
밝은 표정 뒤에 있는 피로를 눈치채는 사람.
외적인 조건이나 이미지가 아니라
나라는 사람의 결을 천천히 이해하려는 태도,
그게 나를 열게 한다.
그래서 마음이 늦게 열린다
나는 처음부터 벽을 세우는 사람이 아니다.
다만,
‘좋아한다’는 감정이 너무 빠르게 앞서면
관계는 오히려 멈춘다.
나를 알고 싶은 게 아니라
가까워지고 싶은 마음만 앞선 관계에서는
나는 점점 말이 줄어든다.
반대로
나를 재촉하지 않는 사람,
알아가려는 속도가 느린 사람 앞에서는
어느 순간 자연스럽게 마음이 풀어진다.
나라는 사람을 보는 순간
마음이 열리는 순간은 분명하다.
내 외적인 장점보다
내 생각을 궁금해하고
내 선택의 이유를 묻고
내 말의 맥락을 따라와 주는 순간.
그때 나는 느낀다.
아, 이 사람은
‘나를 좋아하는 사람’이 아니라
‘나를 이해하려는 사람이구나.’
그래서 나는 이렇게 관계를 맺는다
나는 많은 사람에게 마음을 열 필요가 없다.
나라는 사람 자체를 봐주는
인간적인 사람,
그 몇이면 충분하다.
겉모습으로 시작된 호감보다
천천히 알아가며 생긴 신뢰가
나에게는 훨씬 중요하다.
나는 나를 잘 모른 채 다가오는 사람들에게
쉽게 마음이 열리지 않는다.
겉모습이나 첫인상으로 생긴 호감은
대체로 나를 스쳐 지나갔다.
그 안에서 나는 늘
설명해야 하는 사람이었고,
맞춰야 하는 사람이었다.
반대로
내가 어떤 사람인지 묻지 않아도
천천히 보려 했던 사람들은
이상하게 오래 남았다.
특별한 말을 하지 않아도
불편하지 않았고,
가까워지자는 말 없이도
자연스럽게 자주 만나게 되었다.
나는 그 차이를
시간이 지나서야 알게 됐다.
누군가는
나를 빨리 알고 싶어 했고,
누군가는
나를 오래 보려 했다.
그래서 나는
후자를 선택해 왔고,
그 선택의 결과로
지금 내 곁에 남아 있는 사람들이 있다.
나는 여전히
많은 사람에게 열려 있지 않다.
다만,
머무를 수 있는 관계에는
끝까지 머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