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누군가에게 끌리거나 멀어지는 순간

설명하지 않아도 알게 되는 순간들

by 사유독자


사람이 사람에게 끌리는 순간은
대부분 아주 사소하다.

말을 잘해서도 아니고,
특별히 잘해줘서도 아니다.

어느 날 문득,
그 사람이 내 말을 끊지 않고 끝까지 듣고 있다는 걸 알아차렸을 때.
내가 말하지 않은 마음까지 조심스럽게 건드리지 않고 남겨두는 태도를 봤을 때.

그때 우리는 설명 없이 가까워진다.

끌림은 생각보다 조용하다.
불꽃처럼 타오르기보다는
미묘한 온도처럼 스며든다.

같은 공간에 있어도 불편하지 않고,
침묵이 생겨도 서두르지 않아도 될 것 같은 사람.
굳이 나를 증명하지 않아도
이미 충분하다고 느끼게 해주는 사람에게
마음은 조금씩 기울어진다.

반대로,
사람이 멀어지는 순간도 아주 작다.

말 한마디,
표정 하나,
혹은 타이밍이 어긋난 반응.

내가 진지하게 꺼낸 이야기에
너무 가볍게 웃어넘길 때.
혹은 나의 감정을
자신의 이야기로 덮어버릴 때.

그 순간 우리는 마음속에서
조용히 한 발짝 물러선다.

대놓고 실망하지도,
크게 상처받지도 않는다.
다만,
다시는 그 이야기를 꺼내지 않기로
속으로 정리해 버릴 뿐이다.

사람 사이의 거리는
큰 사건보다 이런 순간들로 결정된다.

얼마나 자주 연락하느냐보다
어떤 순간에 어떤 태도로 반응했는지가 더 오래 남는다.

그래서 우리는
누군가에게 멀어졌다는 사실조차
한참이 지나서야 깨닫는다.

“왜 예전 같지 않을까”라고 묻지만
사실 마음은 이미 그때 떠나 있었다.

나는 점점
사람을 좋아하게 되는 이유보다
멀어지게 되는 이유를 더 정확히 알게 된다.

무례해서가 아니라
서툴러서도 아니라
그저,
나의 진심이 안전하지 않다고 느껴지는 순간.

사람은 그때 가장 솔직해진다.
아무 말 없이 거리를 둔다.

그래서 요즘 나는
누군가를 붙잡으려 애쓰기보다
내가 어떤 순간에 끌리고
어떤 순간에 멀어지는 사람인지
스스로를 더 들여다본다.

관계는 선택이기 전에
감각의 결과이니까.

우리는 모두
누군가에게 특별해지고 싶어 하지만
사실은 그보다
조심스럽게 대해지고 싶은 존재들이다.

그리고 그 마음을
알아차려주는 사람에게
자연스럽게,
아무 소리 없이
다가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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