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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침 오늘 아침 Jun 07. 2023

plaza ice cube tong

나는 안온한 호사를 열망한다

순서는 이러하다. 가게 앞에 세워진 베스파가 이쁘다는 이유로 들어간 곳, 정갈한 분위기에서 메뉴를 훑다가 마지막장에서 소주라는 글자를 보자 마음이 흡족해졌다. 스텝의 조언에 맞춰 주문을 끝내고, 벗에게 작은 목소리로 '여기 셰프님 술꾼인가 봐요. 소주를 파는 걸 보면 음식이 맛있을 것 같아.'라 했다. 아니나 다를까 술로 잔을 채우고, 얼음을 넣으려고 집어드는 순간. '크크크.. 큭'하고 속으로 한참 웃었다. 정말 말도 안 되게 얼음집개가 너무 좋은 것이다. (뭐래는 거야 싶지만) 아니. 그게. 진짜. 하아. 얼음 모서리를 감싸 올려 집어드는 그 감각이, 뭐라 설명이 안되네. 아무튼 끝내주더라. ⠀⠀⠀⠀⠀⠀⠀⠀⠀⠀⠀⠀⠀⠀⠀⠀



이후 신이 난 술잔이 테이블을 휘젓고 다니는 사이에 주변 테이블도 그리 다르지 않은 흥이 차 있었다. 그 소란 가운데 실수로 젓가락을 떨어뜨렸다. 하지만 남아있는 술이 얼마 되지 않아 가만있었더니, 잠시 후 서빙스텝이 자연스럽게 새것으로 교체된다. (식기가 오가고 대화가 쏟아지는 모든 순간을 주시하고 있었으리라...) 순간 테이블 위에서 벗과 나는 서로 눈을 마주치며 '크..' 하고 절로 탄성을 뱉어낸다.⠀⠀⠀⠀⠀⠀⠀⠀⠀⠀⠀⠀⠀⠀⠀


오해가 있을 수 있으니 좀 긴 설명을 붙이자면 이건 단순히 고객 돌봄 서비스에 보내는 찬사가 아니다. 함께 술잔을 나누던 그는 활자에서 나는 현장에서 지독하리만치 감각을 곤두세워 미션을 수행하는 부류이다. 해서 이렇게 누군가 진심을 다해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하는 장면을 마주하면 일종의 전우애(!) 같은 감정이 솟구친다. 업이 지닌 특성 같은 것을 넘어서 일에 대한 신념과 의지가 선명해지는 순간. 우리의 몫은 그것을 정확히 알아채고 충분히 만끽하는 것이다. 밖에 세워둔 베스파는 주인장의 것이었고, 오늘 오후 그 피아자 얼음집게가 도착했다.  


* 제품 구매 정보

plaza ice cube tong (Cod. 011500) 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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