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_4

뉴스를 보지 않기로 했다.

by 구나공


몇 년 전 영국문화원 연수 강의를 들었던 때다.

교수님이 학생들에게

‘행복해지고 싶는가?’라고 물었다.


모두들 그렇다고 대답했고

교수님은 이어서

‘여러분은 행복해 지기 위해 어떤 일들을 하는가?’라고 되물었다.


좋아하는 음악을 듣는다는 사람

맛있는 것을 먹으러 다닌다는 사람

시간이 허락할 때마다 여행을 떠난다는 사람 등

많이 들어본 이야기들이 이어졌다.


교수님은

‘뉴스를 보지 않는다.’라고 하셨다.


행복과 관련해서는 생각해본 적 없는 새로운 방법이었다.


그 이유인즉슨

뉴스가 되어 세상에 알려지는 사건들은 대게가 부정적이라는 것이었다.

전쟁, 살인, 자연재해 등 사람들의 이목을 끌 수 있는 뉴스거리가 되기에는

긍정적인 내용보다는 부정적인 뉴스가 더 자극적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생각해보니 그랬다.

물론 어느 누군가의 선행이라던가, 아름다운 이야기들이 전혀 뉴스에 나오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대체로 뉴스의 첫 장면은 충격적인 사건사고들이었다.


교수님이 말하기를

사람은 감정의 동물이자 공감하는 능력을 가지고 태어나기 때문에

의도하지 않더라도 자극적인 뉴스를 보거나 읽다 보면

자연스레 그 감정에 동화되기 마련이라고 했다.


그래서 어느덧 10년째 뉴스를 보지 않고 살고 있다 했다.


여기서 이런 의문이 들 수 있다.

사회적 관심이 필요한 사안이나, 세상이 돌아가는 것 들을 알아야 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교수님은 ‘나의 행복’이라는 관점만을 두고 바라봤을 때는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될 부분이라고 했다.

또한 그런 사건들은 굳이 내가 매일 아침 뉴스를 찾아보지 않더라도 주변에서 들려오는 것만으로도 충분하고

그 안에서 내가 꼭 취하고 싶은 정보나 사안들만 좀 더 알아보면 된다고 했다.





삼일 째 시크릿 프로젝트(내 나름의 동기부여를 위해 이렇게 부르기로 했다.)를 해가며

어떻게 하면 좀 더 긍정적인 에너지로 하루를 만들 수 있을까 생각하던 중

틈만 나면 핸드폰 포털 사이트의 뉴스창을 기웃거리며 읽고 있는 나를 발견했고

그 대부분의 시간은 우울함이나 분노, 안타까움의 감정을 일으키는 기사를 읽으며 감정을 소비하고 있었다.


그때 떠오른 것이 바로 지난날 교수님의 ‘행복해 지기 위한 방법’이었다.


그래서 어제부터 의도적으로 뉴스 탭을 피하고 있다.

궁금한 사건들이 몇 있긴 하지만

교수님 말대로 오롯이 ‘나의 행복’만을 생각해봤을 때는

보지 않는 것이 훨씬 도움이 될 것 같았기 때문이다.


매번 자투리 시간에 뉴스 헤드라인이라도 넘겨보는 게 습관이 되었는데

그 시간이 비어지니 처음에는 무의식적으로 탭을 눌렀다 다시 돌아오기를 반복해야 했고

자투리라 생각했던 시간이 꽤나 길게 느껴졌다.

대신 책을 읽기 시작했다.

모바일 독서 앱을 깔고 미뤄왔던 책들을 틈틈이 읽어가고 있다.


아직까지는 불과 이틀 전까지 읽었던 뉴스 기사들의 잔 감정이 남아 깨끗하게 비워진 것 같진 않지만

시크릿 프로젝트와 함께 병행해서 실험해 볼 생각이다.





감사의 말, 끌어당김의 말



어제보다 좀 더 안정적인 감정의 오늘을 살아간 것 같아 감사하다.


연일 오던 비가 개어 오랜만에 아이와 공원에 가서 흙을 만지고 놀 수 있어서 감사하다.


작심삼일을 넘어 사흘째 글쓰기 버튼을 눌러 글을 써내려 가고 있음에 감사하다.


내게 ‘가족’이라 부를 수 있는 사람들이 있어 감사하다.


모든 일은 더 나은 나와 우리 가족을 위해 흘러가고 있다.


나는 사랑받는 아름다운 여성이다.


먹고 싶은 것을 먹고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는 경제적, 시간적 여유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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