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벌써 6월이니

DAY_17

by 구나공


나이가 들수록 가장 많이 하게 되는 말 중 하나가

‘시간 참 빠르다.’인 것 같다.


정말이지 매 년 한 살 한 살 나이를 먹고 나면 그만큼 시간의 흐름에도 가속이 붙는 것만 같다.


올 해를 시작하던 때

나와 남편 모두 새 직장으로 옮겼고 아이도 어린이집을 졸업하고 유치원에 입학했다.

잔혹했지만 덕분에 성장할 수 있었던 작년을 보내며 21년은 정말 나와 우리 가족 모두 새 마음 새 뜻으로 다시 시작하는 한 해가 되어보자 얘기했었는데 벌써 반이 흘렀다.


지나간 반년을 되돌아보며 오늘의 기록을 남겨볼까 한다.


각자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야 했기에 자칫 모두가 예민해져서 가족과의 시간이 부족하거나 힘들지 않을까 걱정했었는데 예상외로 셋 모두 예전보다 새로운 곳에서의 생활이 더 잘 맞았다.


여보는 새 사업을 시작했고 감사히도 잘 흘러가고 있어 한 시가 바쁘게 매일을 살아가지만 행복한 비명으로 생각하며 최선을 다하고 있다. 바쁜 와중에도 가족과의 시간을 우선시하려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줘서 감사하다. 나와 전혀 다른 성격의 일을 하는 여보에게서 많은 영감과 자극을 받곤 한다.


아이는 내 예상보다 훨씬 더 유치원 생활을 만끽하고 있는 듯하다. 매일 흙을 만지며 놀이하는 곳이라 그런지 더 자연을 좋아하게 되었고 유치원에서 하루 종일 뛰어놀다 보니 덕분에 이른 육퇴를 선물해줘서 나로서는 더할 나위 없이 감사하다. 아이의 한 달은 어른의 일 년과 같다고 했다. 하루하루 자라나는 아이의 모습을 보는 게 즐겁다. 이젠 스스로 할 수 있는 일도, 함께 할 수 있는 일도 많아져서 에전엔 늘 부담이었던 아이와의 시간이 훨씬 편해졌다.


나 역시 새로 옮긴 직장이 훨씬 내 생활과 잘 맞아서 다행이다. 가까운 거리라 아이를 챙겨야 하는 아침시간의 부담을 덜 수 있고, 예전보다 업무가 많아지긴 했지만 충분히 내가 처리할 수 있는 일들이라 감사하다. 예전에는 모든 일을 완벽히 해내려 하는 약간의 강박이 있었는데 작년부터 연습해온 결과 올해는 좀 더 둥글둥글하게 내려놓을 것은 내려놓고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일에 너그러워졌다. 내 생활을 좀 먹던 인스타를 지우고 다시 시작하고 싶었던 브런치를 하고 있고, 상담도 다시 다니면서 좀 더 나에 대해 알아가고 있는 중이다.



벌써 6월이야?라고 생각이 들었을 때

하지 못한 것들에 대한 아쉬움이나, 힘들었던 순간의 기억들보다 좋았던 일들, 가족들과 함께 했던 시간들이 먼저 떠오른 것 보면 올 해의 반은 꽤 잘 살아오지 않았나 싶다.


이렇게 하루하루를 살아가다 보면 남은 반년도 웃으며 보낼 수 있을 것만 같다.



올해 나의 첫 번째 목표는 온전히 행복하기였다.

지난 3월 메모장에 남겨둔 그날의 기록처럼 올 해에는 그런 날들이 더 많아지기를.


그래서 이제 막 시작된 여름이 가고 겨울이 올 때 즈음엔 온전히 행복했던 날들을 떠올리며 따뜻하게 보낼 수 있기를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