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 삶을 사랑하기 위해
태어난 거란다.

- La grande question

by 구나공

요즘 지후는 이가 나고 있어서 그런가 7시쯤 잠이 들면 꼭 두세 번을 깬다. 다시 재워주러 들어가서는 토닥이거나 품에 안아 둥실둥실 해주곤 하는데 이 때가 제일 사랑스럽다.


꿈에서 뭘 그렇게 맛있는 걸 먹는지 입맛을 쩝쩝 다시고 새근새근 숨을 내쉬는 모습이 너무너무 사랑스럽다.

오늘은 품에 안고 토닥이는 데 언제 이렇게 컸나 싶은 생각에 울컥했다. 한 손으로 안고 모유 먹이면서 재웠는데 이제 한 손으론 어림도 없고 다리는 이미 내 품 밖에 나가 있다. 너무 신기하고 귀엽고, 오만가지 감정이 뒤섞이는 순간이다.


이따금씩 여보랑 죽음에 대해 얘기하곤 하는데 여보는 죽어도 죽기 싫다고 너무 허무할 것 같다지만 나는 딱히 죽음이 두렵지 않다고 얘기한다. 매일 삼시세끼 밥을 먹듯 죽음도 크게 봤을 때 우리 인생의 일상 중 하나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La grande question'은 이 세상에 존재하는 이유에 대해 묻고 각 대상이 나름의 대답을 말하는 내가 좋아하는 동화책 중 하나이다. 죽음에게도 넌 세상에 왜 태어났니?라고 묻는데 그 대답이 가장 죽음을 잘 표현하고 또 아름답게 정의한 것 같아 가져와봤다.

47481701_1959796820980850_6515867087805333087_n.jpg 죽음아, 넌 왜 태어났니?


아마 요즘 내 삶의 존재 이유는 매일 밤 뒤척이는 지후를 토닥이면서 느끼는 사랑이라는 감정이 아닐까 싶다.

사실 나 개인 하나로 보면 언제 죽음이 와도 겸허히 받아들일 것 같은데 아직은 조금 더 잠에서 깬 지후를 내가 토닥여 주고 싶다.


사랑하는 내 아가가 오늘 밤도 편안히 기분 좋은, 깊은 잠에 들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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