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_24
결혼하기 전, 사랑은
내게 온전히 스며들지 못하는 감정이었다.
‘연애’라 칭할 수 있을 관계는 길어야 반년이었고 연애를 하고 있다 해서 다른 나의 일상들이 달라지는 일은 없었다.
혹여나 관계에 문제가 생기려 한다거나 조금이라도 내 생활에 지장이 간다 싶으면 뒤도 돌아보지 않고 헤어졌다.
그런 나를 보고 누군가는 참 쿨 하다고 말했지만 이제 와서 돌이켜 생각해보면 사랑이라는 감정 앞에 난 참 찌질한 겁쟁이 었다.
그땐 몰랐다.
내가 더 사랑해버리면 나중에 상처 받을까 봐 애써 거리를 유지했던 걸 나는 연애와 내 생활은 별개로 생각하는 멋진 여성이라 여겼고 화내고 슬퍼하는 내 모습은 못난 모습이라 생각했기에 그런 모습을 보여주면 더 이상 나를 사랑하지 않을까 봐 두려워서 그전에 돌아선 것을 더 이상 사랑하지 않기 때문이라 착각했다.
그저 연애 초반에 가지는 설렘과 흥분의 감정만을 ‘사랑’이라 여기며 살았었다.
그런데 문제는 분명 참 달콤한 순간들만 느끼며 사랑했는데도 항상 외로웠다는 것이다.
사실 결혼할 때도 잘 몰랐다. 다만 이 사람이랑은 이 불꽃같은 사랑이 영원할 거라 생각했던 것 같다.
큰 착각이었다.
연애는 내 마음 저 깊숙한 곳을 굳이 드러내지 않아도 관계를 유지할 수 있었다. 그래서 늘 예쁜 모습, 좋은 모습만 보여주는 게 가능했다. 안 되겠다 싶으면 쉽게 관계를 놓아 버릴 수도 있었다.
그런데 결혼은 아니다. 더욱이 육아가 더해진 결혼생활은 ‘절대’ 그럴 수 없다.
(왜 그런지 이유를 일일이 다 늘어놓자면 지면이 모자라므로 간결하게 감히 ‘절대’라는 단어를 선택해 넣어 본다.)
그런데도 나는 자꾸 이제껏 내가 믿어온 사랑의 단면만 보이기를 원하니 관계가 평탄 할리 만무했다.
폭풍 같은 시간들을 보냈다. 내 인생에 단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감정의 소용돌이를 경험했고 나조차도 몰랐던 내 모습을 마주하는 게 너무 혼란스러웠다.
우리 사이에 더 이상 사랑은 없는가. 나는 너를 사랑하는 걸까. 너는 나를 사랑하는 걸까.
분명 사랑해서 한 결혼이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더
불안하고 외로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