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그냥 대충 사는 거지. 근데 나는 열심히 사는 거다?
퇴사를 준비하는 무용과 출신 마케터,
그리고 내 마음대로 끄적이는 문화예술과 무용.
퇴사를 일주일 앞둔 요즘, 유난히 약속이 많아졌다. 하지만 모든 약속에서 늘 그렇듯 가장 먼저 묻는다.
"너 요새 뭐하면서 지내?"
대답도 가지가지다. 회사에 다니느라 바쁘다 아니면 취업 준비하느라 공부한다, 그리고 "나야 뭐 똑같지"
보통 저 마지막 문장 뒤에는 아래 문장이 딸려 온다.
"학원에서 레슨도 하고, 개인 작업도 하고, 학교도 가고.. 아우 야, 됐어. 너는 뭐해?"
사실 필자도 알고 있다. 그렇다. 무용과 친구들이 대부분 저렇게 말한다. 그들의 삶은 팍팍하다.
소위 말하는 빵빵한 재단이 있는 무용단이 아니면 받기 힘든 월급. 출근해도 0 하나 찍히지 않는 통장. 그나마 다행인 건 공연 수당이 들어온다는 것? (정당한 대가인데, 언제부터 다행인 것인지)
그래서 연습이 끝나고 지친 몸을 이끌고, 자라나는 새싹을 가르치거나 알바를 하거나 다른 일을 한다.
진정한 N잡족.
지금 이 이야기는 무용 분야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실제로 대한민국의 예술인 2명 중 1명은 다른 직업을 겸하고 있다고 한다. 그 이유는 참 단순하다. 순수 예술활동 만으로는 생계유지가 어려워서. 2016년 기준으로 순수 예술활동을 통해 벌어들인 연 수입은 평균 1천255만 원이라고 한다. 가혹한 수입.
또 학벌이 더 좋다고 해서 상황이 나아지는 것도 아니다. 학사든, 석사든, 박사든 다 똑같다. 하나같이 주거부터 연습실, 제작비 모든 것을 고민한다. 그만큼 현실은 냉혹하다. 예술인들이 마음껏 작업하기에는.
그러나 알고 보면 최저 생계비에도 못 미치는 임금과 열악한 근무환경은 '예술은 원래 배고프다’는 이상한 인식에서부터 비롯된 것일 수도 있다.
예술계도 표준계약서가 있다. (만족하진 않지만, 이 이야기는 차후 다른 편에서 다루도록 하겠다.)
하지만 공공분야가 아닌 민간분야에서는 아직까지 제대로 활용되고 있지 않다. 이에 민간에서 활동하는 예술인은 더욱 고달파진다. (이게 예술은 배가 고픈 직업이라 작성하지 않는 것일 수도! 노동 착취!)
한국예술인복지재단 예술인신문고에 접수된 공연 분야 민원(신고) 접수 현황에 따르면 민원인들이 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은 경우는 139건으로 나타났다.
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았으니, 임금을 받을 수도 없고. 제발 양심껏 고용해라. 예술인의 재능은 공공재가 아니다. 배고프다고 창의적이지 않다. 그들도 삼시세끼 잘 먹고, 잘 자고, 잘 쉬어야 머리가 돈다.
그리고 의리로 일하지 마라. 눈치 보지 마라. 더욱 강해지고, 똑똑해져야 한다.
좁은 게 뭐, 자랑이다.
제발 그런 식으로 눈치 주고 압박하지 마! (이건 도제식 교육에서 따져보자.)
그리고 얼마나 삶이 팍팍하면 하는 사람이 없겠니!
예술인은 자신들의 부당함에 말을 못 한다.
혹시나 하고 싶은 작업을 다시는 할 수 없을까 봐. 아예 이 곳을 떠나야 할까 봐.
예술은 국가의 경쟁력이자 국민의 행복에 기여한다.
하지만 모두들 필요할 때만 찾는다. 그리고 문화적 권리(Cultural Rights)를 외친다.
문화적 권리가 국민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라면, 예술가를 위해서도 지켜줬으면 한다. 예술가가 없는데, 어떻게 예술이 탄생하고, 이를 국민들이 향유할 수 있는가. 예술가에게도 "권리"가 있다. 즉, 예술가도 입에 풀칠은 하고 살아야 작업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니 부디 조금 더 깊은 고민을 해주길 바란다. 노력하고 있다는 것 알고 있다. 지금 문예기금 고갈 때문에라도 골치 아픈 것 알고 있다. 하지만 힘내 주길 바란다.
더불어 예술인도 먼발치에서 국가에게만 바라지 마라. 책임은 정해져 있다. 똑똑해지자. 어느 쪽이든 요구할 것이 있다면 당당히 요구하자. 더 많이 알고 배우자.
우리 한국예술인복지재단과 법, 한국문화예술위원회에 대해 알아보자.
그리고 프랑스의 다양한 예술인을 위한 제도도 살펴보자.
참, 그전에 최저임금 상승 와 예술인에 대해 빠르게 보도록 하자. 다음 주 월요일에-
- 2019. 03월
* 필자의 개인적인 의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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