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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에 멘토가 있다는 건 참 좋은 일이다. 어릴 적에는 멘토란 모름지기 내가 되고 싶은 모습의 선배라고 생각했다. 판단의 기로에 있을 때 그 멘토분이셨다면 지금 내 상황에서 어떻게 하셨을까 하는 기준이 되는 사람인줄로만 알았다. 물론 그런 멘토를 찾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이겠지만 나는 조금 다른 멘토를 찾았다.
J이사님은 나와 업무 분야가 다르셔서 엄밀히 말하면 내가 가고자 하는 방향과는 다른 커리어를 쌓아 오셨다. 하지만 두 가지 의미에서 나에게 더 할 나위 없는 등대 같은 역할을 해주셨다.
우선 업무는 다르지만 업종은 같으시기에 오랜 경력 동안 보아 오신 사례를 많이 보유하고 계시다. 당연한 얘기지만 사람마다 성공하는 이유가 다 다르다. 어떤 사람은 이런 이유로, 또 어떤 사람은 저런 이유로 성공한다. 내가 가끔 직간접적으로 경험한 몇 안 되는 사례에 갇혀 있을 때마다 고개를 더 들고 더 넓게 더 멀리 볼 수 있도록 도와주신다. 일례로 내가 '세상에는 참 그다지 업무 능력이나 똑똑하지 않은데 성공한 사람이 많은 것 같다. 그런 사람도 뭔가 능력이 있는 것일텐데, 그걸 알고 싶다'라는 고민을 털어 놨는데 나에게 맞는 성공의 정의부터 다시 생각하게끔 해주시는 방향으로 인도해주셨다. 내가 원하고 어울리며 할 수 있는 성공에 대해서부터 다시 넓게 생각하자 앞으로 어떤 부분을 노력해야할지가 보였다.
두 번째로 나에게 조언을 해주실 수 있는 정도로 나이와 경험 차이가 충분히 나는 분들 중에서 가장 나를 잘 이해해주신다. 이것은 매우 중요한 포인트로 작용한다. 특히나 요즘 같이 예전처럼 어떤 한 위인의 장점을 모두에게 똑같이 일괄 적용시킬수 없는 세상에서는 더욱 그렇다. 조언해줄 사람이 나의 장단점과 그 정도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다는 것은 매우 중요한 지점이다. 내가 콤플렉스로 가지고 있는 단점에 매달려 있을 때 그 효율성을 파악해 그 시간을 더 유의미하게 쓸 수 있는 방안을 조언해주신다. 너의 A라는 단점을 극복하는 것도 필요하겠지만 극복해봤자 그게 경쟁력으로까지 되지는 않을테니 차라리 너의 B라는 장점을 더 개발시켜봐라. 이를테면 이런 조언이 가능한 거다.
나는 성격이 조급하고 컴플렉스가 많은 성격이다. 성격이 조급하니 잘하고 싶어서 과욕을 부리다가 오히려 더 일찍 지쳐 나가 떨어진 적도 있다. 컴플렉스가 많으니 내 장점을 보기보다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나에게 맞지 않는 옷을 입으려고 노력한다. 얼마 전에는 그런 나에게 잘하는 것에 집중하면서 내 때를 기다리면 된다고 하셨다. 그 잘하는 것은 회사에서 업무적으로 내가 잘하는 부분에 집중하라는 의미일 수도 있고, 퇴근 후에 다른 나만의 자기 계발이 될 수도 있겠다. 일적으로 내가 잘하는 일을 집중하면 아무래도 조직에서도 더 좋은 피드백을 받게 된다. 퇴근 후 취미를 하게 되면 회사에서 받는 스트레스를 풀고 좀 더 여유 있게 일을 대할 수 있게 되는 선순환이 된다.
이사님과 헤어지고 나서 집에 돌아와 바로 다시 브런치를 켰다. 중국에서는 브런치 연결이 되지 않아서 멈췄던 사랑하고 의지하는 내 취미인 글쓰기를 다시 시작하게 됐다. 다시 글쓰기를 시작하니 회사에서 겪는 이런 저런 불편한 일들도 글의 소재 거리가 되었고 그러니 회사 생활은 아주 조금은 더 즐거워졌다. 일상에서도 불쾌할 수 있는 일들도 그 순간을 포착하려고 노력하니 더 재미있게 느껴졌다.
최근에는 나름의 웹소설을 시작했다. 이사님이 아니었다면 시작하지 않았을 것 같다. 그리고 오늘은 쓴 웹소설들을 보여드리자 정유정 작가의 '이야기를 이야기하다'라는 책도 추천해주셨다. 유명 소설가가 소설을 어떻게 쓰는지 배우라는 취지셨다. 나는 글을 쓰고 싶어하는 사람치고 참 책을 안 읽는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 어떤 책을 읽을지 한 권 한 권이 더욱 중요해진다. 그래서 이렇게 신뢰도 있는 추천이 나에게는 참 중요하다. 그러고보니 첨으로 소설을 써볼까 생각해서 쓴 '상견례'도 이사님이 장강명 작가님의 '한국이 싫어서'를 추천해주셔서 읽고 쓰기 시작한 거였다.
아, 그건 그렇고 이미 읽어달라고 주변에 많이 얘기 해 둔 '마녀', 잘 마무리 하고 싶은데 너무 큰 생각 없이 시작한 거라 한 회 한 회 쓸 때마다 내용이 훅훅 바뀌고 없었던 얘기가 마구 들어온다. 일단 시작한거니 좋게 잘 마무리 됐으면 좋겠다. 그리고 다음에는 정유정 작가님처럼 좀 더 짜임새 있게 써보도록 할 예정이다. 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