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은 사람에게 생각보다 큰 의미로 다가오는 공간이라고 생각해요. 어느 길을 따라가면 어디에 뭐가 있다는 정보도 그렇고, 이 길을 걸으면서 무슨 일이 있었지 하는 기억이 나기도 하고요. 덕수궁 돌담길을 걸으면 헤어진다는 말처럼요.
저는 한동안 세종로나 종로, 을지로를 제대로 못 걸었던 것 같아요. 사진과 같은 기억들이 무척 많았기 때문이에요. 뭐랄까 발이 잘 안 떨어지는 그런 느낌...? 이 이야기를 한 이유는, 홍콩의 길들이 생각나서에요. 비록 홍콩에 가 본 적은 없지만 영화나 TV 프로그램을 통해서 자주 봤는데, 홍콩의 주민들은 그 길 위에서 공권력이 휘두르는 폭력을 당하곤 했으니까요.
아마 홍콩의 주민들에게도 알게 모르게 늘 걷던 길에 대한 안 좋은 기억들이 생기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들더라고요. 길이 사람에게 주는 영향을 생각하면 참 슬픈 일이거든요. 홍콩에 더 이상 슬픈 일이 일어나지 않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