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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두세술 Nov 04. 2018

단 한순간이라도 ‘나’이길 바랄 뿐입니다.

대니쉬 걸(The Danish Girl)

  덴마크의 화가 아이나는 여성화가 게르다와 결혼생활을 함께하고 있다. 화가 부부의 평화로운 일상도 잠시, 남편 아이나는 아내 게르다의 작품에 도움을 주기 위해 여성 스타킹과 구두를 신고 드레스를 몸에 얹는다. 그리고 그 순간, 아이나는 잊었던 또는 잊어야 했던 자신의 내면의 소리를 듣게 된다. 아이나는 육체적으로 남성의 몸을 가지고 태어났지만 자신이 정신적으로는 여성임을 느껴왔고, 그것을 애써 마음속에 묻어왔다. 하지만 아이나가 여성의 옷을 입고 여성의 모습을 실현시키며, 릴리라는 여성의 이름을 가지고 릴리의 삶을 열망하며 그의 인생은 그녀의 인생이 되어간다.     

출처 :  다음영화

  릴리(아이나)는 여성이 되고자 하는 걷잡을 수 없는 열망으로 성 정체성에 대한 혼란을 맞는다. 혼란을 맞은 릴리는 게르다의 남편으로서 존재하던 자신의 집을 벗어나, 여성의 옷이 가득한 옷 방으로 뛰쳐나간다. 그리고 그곳에서 거울을 보며 자신의 성기를 없애보고 여성의 가슴 모양을 만들어 본다. 여성의 육체를 만들어 거울 앞에 선 릴리는 이내 여성의 옷을 몸에 얹으며 옅지만 행복한 미소를 짓는다. 릴리는 이 과정을 통해 자신의 열망이 그저 지나가는 혼란이 아닌 확고한 정체성임을 확인한다. 여성의 몸을 열망하는 릴리와 그런 릴리의 모습을 미친 듯이 그리는 게르다의 모습이 교차되며, 두 사람이 릴리의 정체성을 받아들이고 파도와 같은 변화를 맞게 될 것임을 영화는 말하고 있다.      

출처 : 다음영화

  릴리와 게르다는 거대한 혼란의 과정에서 여러 의사를 찾기도 한다. 그러나 의사들은 릴리의 성 정체성에 대한 고민은 전혀 하지 않은 채, 그저 그녀를 수술로 고치려 하고 정신병으로 가두려 한다. 하지만 의사들의 폭력적인 결단에도 릴리는 “난 이상이 없다.”, “당신(의사)이 릴리를 해쳤다.”고 말하며 내면의 ‘릴리’를 외면하지 않는다. 아내 게르다 역시 릴리가 ‘남편 아이나’로서 존재하길 원하는 와중에도, 아이나 내면의 ‘여성 릴리’를 결코 외면하지 않는다. 모두가 고쳐야 한다고 할 때 릴리 자신과 아내 게르다만이 아이나를 ‘릴리’로 불러주기 시작한 것이다. 결국 릴리는 단 한 번도 시행된 적 없는 성전환 수술을 통해 완전한 여성이 되고자 한다. 그러나 그녀가 여성으로서의 삶을 충분히 누리기도 전에, 그녀는 수술로 인해 생을 마감하게 된다. 

출처 : 다음영화

  남성의 몸으로 태어난 아이나는 여성의 몸과 정신을 가진 릴리로 세상을 마감한다. 비록 그토록 원하던 여성의 삶을 오래도록 살지는 못했지만, 그녀의 선택과 용기는 자신을 진정한 ‘자신’으로 만들 수 있었다. 릴리가 아이나로 존재할 때, 그는 “난 늪으로 사라지지 않아. 늪은 내 안에 있잖아.”라는 말을 한다. 릴리는 늪에 빠져 자신의 육체와 정신을 잃은 것이 아니다. 그녀는 그저 늪을 가지고 태어난 사람이며 본인 내면의 늪을 발견했고 그 늪을 온전히 받아들였다. 그녀의 용기 있는 선택이 내면의 늪을 가진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용기가 될 것임을, 타인의 늪을 멋대로 부정하는 누군가에게는 깨달음을 줄 것임을 믿고 싶다.


출처 : 다음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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