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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두세술 Sep 20. 2018

흔들리지 않을 수 없는 세상 속에서

내일을 위한 시간 (Two Days, One Night)

 

출처 : 다음영화

 우울증을 앓고 있는 산드라는 복직을 앞두고 있었다. 그러나 산드라의 사장은 그녀의 회사 동료들에게 산드라의 복직과 보너스 사이에 한 가지만 선택할 것을 강요하였고, 산드라는 회사로 돌아가기 위해 동료들을 설득하기 시작한다. 자신의 권리를 위해, 그리고 삶을 위해 싸우는 이 과정에서 산드라에게 보다 중요했던 것은 본인을 먼저 설득하는 것이었다. 동료들을 설득하기 위해 본인을 설득하는 것. 거절하는 동료들의 눈빛을 이겨내고, 자신 때문에 싸우는 사람들의 모습을 견뎌내며, 나만 힘들면 모두가 편할 수 있다는 죄책감에서 벗어나야 했다.  그녀는 싸워나가기 위해, 이 모든 것들을 이겨내자며 본인을 설득해야 했다.   

  

출처 : 다음영화

  산드라는 주변 사람들의 말 한마디, 행동 하나에 모든 것을 얻기도, 모든 것을 잃기도 한다. 그녀는 찾아와줘서 고맙다며 자신을 위해 눈물을 흘리는 티무르의 모습에 몇 번이나 행복한 웃음을 짓는다. 반대로 자신 때문에 남편과 싸우는 안느를 마주한 후엔 모든 것을 포기하고 자살 시도까지 하는 모습을 보인다. 산드라는 극한의 상황에 놓여있는 우울증 환자인 만큼 극단적인 반응과 행동을 보인다. 그러나 동시에 그녀는 흔들리지 않을 수 없는 세상 속에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을 비추고 있다. 그녀는 아팠으니 예전만 못할 거란 말에, 사람들 좀 괴롭히지 말라는 말에, 부끄럽지도 않냐는 말에 흔들리지 않을 수 없었다. 그리고 수없이 포기한 그녀를 수없이 일으킨 것 역시 자신을 응원하는 사람들의 또 다른 말들이었다.      

출처 : 다음영화

  주변의 수많은 말과 행동들은 때로 우리의 중심을 흔들고 인생을 변화시키기도 한다. 자살 시도를 한 산드라에게 안느가 찾아오지 않았다면 그녀는 끝까지 싸울 수 없었을 지도 모른다. 산드라의 곁에 끊임없이 그녀를 지지하는 남편이 없었더라면 그녀는 싸울 생각조차 하지 않았을 지도 모른다. 타인과 함께 살아나가는 우리는 이렇게 나와 다른 사람들의 생각에 끊임없이 흔들리고 일어서며 살아간다. 그 과정에서 우리는 객관적으로 나의 약점을 바라보고 보완하며 더 나은 삶으로 나아가기도 한다. 그러나 그럼에도 우리는 누구의 말에도 흔들리지 않을, 반드시 지켜야만 할 ‘나’를 찾아야 한다. 영화의 마지막 장면, 산드라가 “우리 잘 싸웠지? 나 행복해”란 말을 할 수 있었던 것 역시 그녀가 이겼기 때문이 아니라, 자신을 끝까지 놓지 않았기 때문이다. 산드라는 결국 지켜야 할 자신을 끝까지 놓지 않았고, 그랬기에 나아갈 수 있는 내일을 살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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