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후 어찌저찌 시간은 흘러 결국 저는 다시 중소기업 회사원이 되었습니다. 경제활동이 중지된 사회인에서 다시 안정적인 회사원으로 돌아가게 되었을 뿐인데 그 좋은 기분은 이루 말할 수가 없을 정도였죠. 그간 쌓여 인생에 대한 불안감은 모두 해소되고 바닥까지 떨어졌던 자신감도 다시 올라오기 시작했으며 한없이 부정적이었던 기분이 긍정적으로 변했습니다. 성향 자체가 달라지는 느낌도 들었을 정도였습니다.
재취업한 회사는 중소기업이라고 생각을 못할 정도로 너무나 체계적인 정책을 시행하고 있었습니다. 입사 후 웰컴 키트는 기본이며, 신규사원 기본교육과 OJT, 담당 업무에 대한 업무매뉴얼과 부서간 업무분배서, 근로기준법에 근거한 취업규칙 및 직원협의체까지 있었습니다.
아 물론 ISO, 이노비즈, 메인비즈 등 여러 인증을 위해 여러 제도와 절차를 문서화하는 중소기업이 있긴 하지만 단어그대로 문서만 만들어어 놓고 비치할 뿐이지 99%는 실제로 정확하게 지키지 않는다고 보시면 될 겁니다. 이러한 현실과 비교했을때 새로 취업한 회사는 여러 제도와 절차가 문서와 동일하게 적용되고 그에 따라 이루어지니 너무 대단해 보였습니다. 물론 또 스트레스를 받고 업무적인 과부화에 시달리고 혼나기도 하는 중소기업의 시간은 여전히 비슷한 모습으로 흘러갈 것이라는 걸 알고는 있었습니다.
전 이 회사에서는 정말 능력이 출중하지만 매우 엄격한 이사님과 신경질 적으로 날카로운 차장님 아래에서 막내로 일하게 되었습니다. 이곳은 제 업무적 스킬과 생각하는 방법, 기준과 기초에 대해 아주 많은 것을 알게해준 참 고마운 직장이었습니다. 물론 그런것들을 깨닫기 위해 엄청나게 야근하고 혼나고 스트레스받고, 심지어 몰래 울기도 했지요.
좋음과 나쁨, 쉬움과 어려움은 내가 어느 장소에 있던지 무조건 반복되고 또 반복될 뿐입니다. 우리가 중소기업에 몸담고 경제생활을 하는 것 역시 반복되는 일상일 뿐이겠지요. 하지만 너무 신경 쓰지 마세요. 너무 빡빡한 계획속에 사는 것 보다 지금 당장 마주한 기분을 충실히 느끼고 융통성 있게 대응하는 것이 더 중요할 때가 있습니다.
전혀 예상할 수 없는 미래의 고난은 미래의 나에게 믿고 맡깁시다. 무책임하다고요? 하나도 예상이 안되는데 지금 고민할수가 있긴 할까요? 그러니, 고생 끝에 찾아온 희망과 같은 재취업처럼 고생스러운 문제가 해결되었다면 일단 즐기세요. 적당한 보상은 또 험난한 우리의 중소기업직장인 인생을 기꺼이 살게 해줄 좋은 수단이 될 겁니다.
일단 아주 아주 즐겁게 행복해지세요.
여러분 고생 많으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