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53. 사람과 사람과 사람

by 중소기업직장인

일반적으로 우리는 혼자 살 수 없습니다. 적어도 우리가 직장이라는 회사 생활을 하면서는 절대적으로 혼자 살수 없습니다. 일반적인 범주를 벗어나는, 방송 프로그램에 등장하는 자연인들도 일정기간 혼자 살 수는 있지만 평생 혼자만 살수는 없습니다. 인간은 그렇게 진화했고 너무도 오랜 시간을 더불어 살아왔습니다. 우리가 배우는 교과서에도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라고 명시되어있습니다. 현실을 살아가는 우리는 당연히 주변사람들과 적당한 관계를 맺고 유지하고 살아갑니다. 따라서 개인의 감정변화, 행동 등을 비롯한 취미와 공부 및 의식주의 대부분 모두 주변 사람에게 영향을 받습니다.


기술과 미디어, 커뮤니케이션 방식이 매우 발달한 현재를 사는 우리들은 꼭 주변 사람의 영향만 받는 것은 아닙니다. SNS를 통해 전혀 모르는 사람의 영향을 받기도 하고 심지어 전혀 말이 안 통하는 지구 반대편에 있는 외국인의 SNS가 내 사고와 행동에 영향을 주기도 합니다. 세상에 그렇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요? 트렌드를 주도하는 셀럽이라면 어떨까요? 셀럽들은 보통 타인에게 영향을 주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그분들도 팔로워 또는 팬이 없다면 활동이 가능할까요? 결국 셀럽 역시 주고 받는 상호관계를 유지하죠.


우리가 몸담고 생활하는 회사에는 정말 다양한 인간군상이 존재합니다. 문제는! 그냥 내가 원하 수준에서, 적당한 영향만 주고받으면 좋겠는데 그럴 수 가 없다는 데서 발생합니다. 업무라는 것은 기본적으로 소통을 기반으로 하며, 평가의 대상이 되고 그렇기 때문에 우리에게 업무를 통한 사람간의 관계는 어마 어마 하게 큰 일이 되어 버립니다. 특히 하루 중, 취침시간을 제외하고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회사에서의 사람 관계는 내 모든 것에 영향을 끼치죠.


저는 아직도 회사에서 가장 조심해야 할 것은 사람간의 관계라고 생각합니다.


5명이 모이면 1명은 함정이다.

퇴사이유는 99%가 사람 때문이다.

호의가 지속되면 권리인줄 안다.

뒷담화는 반드시 당사자 귀에 들어간다.

모든 문제는 시작은 사람이고, 해결도 사람이다.

나에게 중요한 업무라도 상사 한마디에 없던 일이 된다.


무수히 많은 회사 생활의 사람을 조심하라는 격언(?)이 있지만 퇴사 이유에 대한 것이 가장 와 닿는군요. 저 역시 여러 차례 이직을 했지만 그 중의 대부분은 사람 때문이었습니다.


매일 점심 시간 후에 출근해서 밤 10시가 넘어야 퇴근하는 이사님, 그분은 8시간 근무지만 저희는 3~4시간 OT를 해야 했습니다.


직원을 소모품으로 여기고 욕과 손찌검도 서슴없던 대표님, 그리고 몇 개월을 반복해서 가르쳐도 모르겠다는 부사수의 환장하는 콜라보로 인한 스트레스.


사적인 일에 대해서 이래라 저래라, 그렇게 하면 안된다, 사사건건 조언질 하던 상사.


후계자를 조직에 안착시키기 위해 기존 인력들에게 말도 안 되는 이유와 사건을 만들어서 내보내려고 하는 경영진들.


그래도 덕분에 지금 더욱 열심히 임할 수 있는, 그 사람들이 있던 회사보다 몇 백배 월등히 좋은 직장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오히려 제가 감사하다고 해야 할지도 모르겠네요.


이런 저런 나와 맞지 않는 회사사람의 경험으로 인해서 우리의 업무 방식이 이상하게 변하게 될 수 있습니다. 회사원이라면 다들 해봤거나 타인의 모습을 통해 경험해 봤을 겁니다. 업무적인 소통을 대면회의나 전화로 시행할 경우, 완강하게 거부하면서 메신저나 메일만 요구하는 경우가 대표적이죠. 거기에 더해 모든 요청과 자료는 의사결정권자인 팀장이나 본부장을 꼭 거쳐서 전달이 되어야 하며, 반드시 증거문서, 기안 등이 포함되어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매우 중요한 업무 등에서는 반드시 이렇게 진행되어야 하지만 30분도 걸리지 않는, 그 부서의 고유의 단순한 업무인데도 말이죠. 제 입장에서는 문서를 만들고 팀장에게 보고하고 상대 팀장에게도 안내하며 최종적으로 정리해서 업무를 요청하는데 몇 시간이 소요됩니다. 구두나 간단한 메신저로 말하면 5분이면 요청할 일이 이지경이 되는 경우는 참 답답하죠. 하지만 그런 답답한 분들도 처음에는 절대 그렇지 않았을 것이라 믿습니다. 저도 업무협의 후 반복해서 구두로 요청사항을 변경하는 바꾸는 부서에 대해 비슷하게 대응한적이 있기 때문이죠.


우리는 돈 받고 일하는 프로입니다. 원인이 잘못되었으면 바로 잡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내가 진행하는 업무의 과정이 잘못되게 만들면 매우 위험합니다. 결국 그 일의 결과는 과정에 참여한 내가 아니라 결과를 종합해서 보고한 타 부서의 성과니까요. 그 과정에서 조금이라도 나로 인해 불편했다면, 제 인사 평가는 당연히 좋지 않을 것이고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하게 될 겁니다.


우리가 회사에서 힘든 이유가 대부분 사람 때문일지라도 비굴해지거나 맞받아칠 이유는 없습니다. 적당히 중간 정도로 수용하고 개선 방안을 고민하는 것이 더 현명합니다.


모든 생활에 있어 양보하고 상대방의 의견을 수용하기만 한다면 바보게 되겠지만 적어도 업무진행의 범주 안에서는 적당한 양보와 수용은 대단한 능력으로 인정받을 수 있고, 인사평가에도 좋은 영향을 줍니다. 여기의 기준은 ‘적당히’ 라는 것에 집중해야 합니다. 직선을 하나 그어 봅시다. 그리고 양 끝에 무조건적으로 상대방의 의견을 수용하기와 절대적으로 내가 원하는 대로 처리하기를 위치해봅시다. 양 극단 중 하나를 선택해서 유지하기에는 매우 어렵지 않을까요? 잠시 시선을 돌려서 중간을 바라봅시다. 중간의 영역은 양 끝의 점이 아니며, 당연히 넓은 선으로 되어있어 그 중의 어느 지점을 유지하면 됩니다.


여러분의 성격, 자존심, 성향 등을 아예 기존과는 다르게 만들라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유지한 채로 타협할 수 있는 적당한 선은 비교적 넓습니다. 우리가 행해야 하는 것은 나를 다치지 않는 수준에서 적당한 수준을 찾는 것입니다. 물론 다른 사람을 어느 정도 생각해줘야 하겠지만 내가 먼저입니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적어도 회사에서는 결국 모든 사건의 시작은 사람이며, 사람이 문제고, 사람이 답입니다.


여러분이 스스로를 지키는 적당한 수준을 찾아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다치지 않고 손해보지 않기를 기원합니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52. 기준을 만들어 나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