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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티브홍 Sep 04. 2018

ep.3 리커버리에 대해서

Why, What and Who

    퍼포먼스에 있어서 성장하는 것 만큼 중요한 것이 있다면 바로 Consistency (일관성) 이다. 여기서 일관성이란 퍼포먼스의 저하를 가져올 수 있는 여러가지 외인적 / 내인적 변수들을 예방하고 관리할 수 있는 능력으로서 변수들에 대한 인지, 준비, 대처를 하는 것이 포함된다. 일관성을 유지하기 위해서 각 시설이나 구단들은 훈련의 Monitoring System (관리 체계) 을 확립하여 훈련을 통한 스트레스가 오버 트레이닝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보상 훈련을 제공하거나 휴식을 통해서 정상 기준치로 복귀 시키는 노력을 하게 되는데, 우리는 이를 Recovery System (회복 체계) 이라고 부른다. 최근들어 회복의 중요성이 더욱 거론 됨에 따라 많은 연구들과 시도들이 새롭게 적용되고 있는 추세이다. 잘 먹고 잘 자고 또 잘 쉬는 통상적인 관점에서 벗어나, 이번 포스팅에서는 우리가 왜 (WHY), 무엇으로부터 (WHAT), 누구 (WHO) 를 위해서 회복을 계획하고 진행해야 하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자 한다.


# 'WHY', from 'WHAT' & for 'WHO'..



    높은 퍼포먼스가 큰 파도와 같다면, 일관성이란 잔잔한 바다와 같다. 퍼포먼스의 일관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가능한 다양환 관점에서 높은 Readiness (준비도) 를 갖추는 것이 필요한데, 이는 연습과 훈련을 통해서 얻는 결과물이며, 각자의 상황과 특성에 맞춰 준비를 하게 된다. 트레이너의 입장에서는 체력적 > 정신적 > 기술적인 순서로 우선순위를 둘 수 있는데, 준비의 주기는 작게는 몇초마다, 길게는 며칠마다 한번씩 오게 된다. 야구에서 선발투수로 예를 들어보자. 한 게임에 100구를 던지는 투수에게 와인드업의 일관성은 제구와 연결 수 있고, 5~6일에 한번씩 등판할 때 체력의 일관성은 또 다시 100구를 잘 던질 수 있는 경기력과 연관 지을 수 있다. 반복적인 퍼포먼스의 환경에서 일관성은 이상적인 균형으로 되돌아 올때 최적화 될 수 있다.

    

    그럼 이 균형이란 무엇일까? 운동을 이야기 하기 이전에 우리는 신체가 지니고 있는 Homeostasis (항상성) 이라는 특성에 대해서 생각 해 볼 필요가 있다. 이는 생존에 필요한 Equilibrium (균형) 을 유지하기 위해서 가지고 있는 본질적인 특성으로 체내의 온도, 수분, 당, 혈압, pH 수치 등에 변화가 생겼을때 이를 감지하고 정상수치로 되돌리는 기능을 의미한다. 땀을 흘리거나 몸을 떨면서 체온을 조절하기도 하고, 수분이 부족할 때 느끼는 갈증, 혈당량의 변화에 맞춰 분비되는 인슐린, 혹은 투쟁-도피 반응과 이어지는 생리학적 메커니즘들이 항상성의 좋은 예가 될 수 있다. 무의식속에 우리의 신체는 죽기 전까지 끊임없이 무엇인가에 대응 하며 균형을 지키고 있으며, 여기서 균형은 수학 공식과 같이 정적인 등호의 형태가 아니라 바다 위에 떠있는 부표와 같이 동적인 형태의 밸런스를 의미한다. 하지만, 훈련을 통해서 신체가 지닌 항상성의 범주를 넘어서는 스트레스가 가해졌을때 우리의 몸은 Alarm stage (경고 상태) 에 도달하게 되고, 이때는 스트레스의 강도에 따라 균형으로 되돌아 오는 시간이 지수 곡선을 그리며 늘어나게 된다.



    1950년대 Dr. Hans Selye 에 의해서 소개 되었던 General Adapation Syndrome (일반 적응 증후군) 에서는 스트레스와 질병의 관계를 Alarm, Resistance, Exhaustion (경고, 저항, 소진) 단계로 정리하여 설명하였는데, 이는 현대의 훈련에서 회복을 설명하는데 자주 인용되는 구조 이기도 하다. 스트레스에 노출되어 단기적인 교감신경계의 활성화와 이를 통한 투쟁-도피 반응들이 일어나는 경고 단계는 훈련시에 몸이 받게되는 물리적인 스트레스와 비교 되고, 스트레스에 저항하면서 신체능력을 끌어올리게 되는 저항 단계는 훈련을 통해 얻을 수 있는 Supercompensation (과보상) 에 비교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과도한 스트레스에 의해 질병에 노출되는 소진 단계는 퍼포먼스의 저하 혹은 부상으로 표현되며, 소진단계로 이어지지 않도록 우리는 회복의 Intervention (수단) 을 적용하게 되는 것이다. 과보상의 이상정인 반복을 통해서 우리는 퍼포먼스의 성장을 기대하지만, 결과적으로 소진 단계로 이어지는 오버 트레이닝은 퍼포먼스의 저하를 초래 하기 때문에, '과유불급' 혹은 '안하느니만 못하다' 라는 옛 표현은 오버 트레이닝에 딱들어 맞는 표현이 아닌가 싶다.


    훈련을 통한 스트레스를 분석하여 수치화 하였을때 이를 Load (부하) 라고 표현 하는데, 이는 특정한 해부학적 위치에 강도, 속도, 빈도, 방향성 등을 통해 표현 될 수 있다. 어느 위치에 어떤 종류의 부하가 주어졌는 지에 따라 회복의 수단 역시 달라 질 수 있기 때문에, '무엇' 을 찾아내는 분석 과정은 매우 중요한 첫 과정이다. 하지만 여기서 현실적인 벽에 부딛히게 된다. 왜냐하면 시간적, 금전적, 사회적인 이유로 보충이 필요한 모든 것을 채워 줄 수는 없기 때문이다. 하여, 첫번째로는 우선순위를 정하고, 두번째로는 한가지 수단으로 복수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방법을 강구 해야하는 것이 현장에서의 현실이기도 하다. 예를 들어, LA 다저스에서는 요가강사를 초대하여 모든 선수들이 함께 요가를 하기도 하였는데, 천천히 큰 움직임을 만드는 동작들은 가동성과 안정성의 회복에 도움을 주기도 하면서 명상이나 저강도의 운동은 부교감신경계의 활성화를 돕기도 한다. 또 다른 대표적인 예로 마사지는 근육을 풀어주는 용도로도 사용하지만, 마사지를 즐기는 사람에게는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완화 하는데 도움을 주기도 한다. 훈련과 시합은 하나하나 목적에 맞게 제공되지만, 균형을 맞추기 위한 회복은 그럴 수가 없는 것이다. 쓰기는 쉬워도 채우기 쉽지 않은 것은 꼭 돈 뿐만이 아닌 것 같다.



    EXOS 의 창업자 Mark Verstegen 은 "훈련이 성공적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는 핵심은 회복에 있다" 라고 표현 하면서, 신체적인 회복과 함께 정신적인 Relaxation (기분전환) 을 더하여 Regeneration (재생) 이라는 표현을 소개하였다. 개인적으로는 재생이라는 표현보다는 회복이라는 단어를 좀더 포괄적이게 사용하는 편이지만, 정신적인 회복을 적극적으로 언급하였다는 것에는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훈련을 통한 스트레스나 선수들이 시즌 중에 얻는 스트레스에는 물리적인 스트레스만 있는 것이 아니다. 감정의 소모나 심리적인 압박 역시 우리의 신경계에 큰 영향을 줄 수 있고 나아가 퍼포먼스에도 관여할 수 있다. 몇해 전 르브론 제임스가 퍼포먼스의 슬럼프에 빠졌을 때, 체력 측정에서 큰 문제점을 찾지 못하던 트레이너가 고민 중에 Omegawave 라는 심플한 프로그램을 활용하여 그의 자율신경계의 밸런스를 검사하게 되었는데 교감신경계의 과도한 활성화와 부교감신경계의 비활성화를 확인하고, 가족과의 산책 같은 회복 운동(?)을 통해 균형을 찾을 수 있도록 노력 했고, 퍼포먼스 또한 정상수치로 회복되었다는 이야기가 있다. 물론 산책이 르브론 제임스를 만든 것은 아니지만, 체력적인 요소 이외에도 퍼포먼스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소들은 존재 한다는 것은 인지하고 있어야 한다.



    마지막으로는 회복을 적용해야 하는 대상이 누구인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같은 수단이라도 개개인의 성향에 따라 전혀 다른 효과를 낼지도 모르고, 심지어 원하는 방향과는 반대되는 결과를 초래할 지도 모른다. 예를 들어 물을 싫어하는 사람이나, 다른 사람이 만지는 것을 싫어하는 성격의 선수가 있다면 이들을 수영장에 대려가거나 마사지를 해주는 것이 과연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을까? 그런 사람이 어디 있겠냐고 한다면.. 자랑은 아니지만 내가 그렇다. 나는 수영을 잘 할 줄 모르고, 아토피가 심해서 다른 사람에게 마사지를 받는 것이 항상 부담스러웠다. 이런 나에게 수영장에 가고 마사지를 받는 것이 회복하는데 도움이 될 거라고 설득할 수 있을까? 차라리 다른 방법을 찾는 것이 더 효과적이지 않을까?


    대화를 통해서 우리는 조금더 선수 혹은 클라이언트에 대해 이해하고 그들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시각을 가질 필요가 있다. 여러 스포츠의 프리시즌 캠프를 보면 크게 두가지의 공통점을 볼 수 있는데, 첫번째는 물론 퍼포먼스의 준비이고, 두번째는 바로 서로를 알아가기 위한 커뮤니케이션이다. 프리시즌의 준비는 선수들만 하는 것이 아니다. 트레이너들 또한 프리시즌 동안 선수들의 선호도와 기호도를 조사하고 거기에 가장 적합한 훈련과 회복의 방법을 찾아야 한다. 그래야 시즌 중에 어떤 변수가 나타나더라도 최적의 대응을 할 수 있지 않을까?


# 마무리: Wrapping up..



   끄적끄적 쓰던 포스팅이 주저리주저리 너무 길어졌지만, 그만큼 회복은 말이 많아 질 수 밖에 없는 주제가 아닐까 싶다. 우리의 몸은 '건강한 운동' 이라는 명령어를 그대로 이해하지 못한다. 운동은 몸에 주어지는 스트레스라는 점을 인지해야 하며, 이어서 균형을 만들어줄 수 있는 회복이 이루어 질때, 비로소 건강한 삶을 만드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요소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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