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책 한쪽도 읽지 못했다. 이번 주는 계속 야근이다. 충혈된 눈을 부릅뜨고 업무에 집중한다. 그리고 매일 글쓰기 도전은 오늘로 14일째다. 벌써 시간이 이렇게 흘렀구나. 완성도를 떠나 무엇이라도 썼던 날은 스스로 대견했다. 그래도 해냈구나, 하고.
업무가 방대한 지금은 일정 부분 부담으로 다가오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약속했고, 지키고 싶다. 종료 기한을 정해두진 않았지만, 잘 마무리하고 싶다. 이왕 시작했으니까 끝까지 써볼 결심이다. 이럴 때는 함께 쓰는 사람들이 있으면 좋을 텐데. 가끔 그런 생각도 한다.
지난달, 제안 하나를 받았다. 함께 매일 써보지 않겠냐는 취지였다. 결론적으로 정중히 거절했다. 혼자서 우선 해보고 싶었다. 하지만 막상 이런 순간이 찾아오니, 수락할 것을 그랬나 잠깐 생각했다. 물론 그러다 말았다.
이런 날에는 온몸이 간질거리는 문장이나 좋은 글을 읽어야 되는데. 막 글 쓰고 싶은 그런 자극이 필요하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지금도 겨우 짬 내어 끄적이고 있으니까. 도통 여유가 없다. 이웃 작가님들의 글도 서둘러 훑는 게 전부였던 하루였으니까. 말 다했다. 오늘은 넋두리로 시작해 끝까지 같은 맥락으로 흘러가는구나. 부끄럽다. 오늘은 이게 최선이다.
길이란 걷는 것이 아니라 걸으면서 나아가기 위한 것이다. 나아가지 못하는 길은 길이 아니다.
길은 모두에게 열려있지만, 모두가 그 길을 가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다시 길이다.
그리고 혼자가 아니다.
_<미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