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춘프카 Nov 07. 2019

'물음표'와 '느낌표'로 만나는 여정

영감이란, 매일 일하는 것이다


우리는 살면서 얼마나 많은 질문을 자신에게 던질 수 있을까. 미련도 희망도 없이 묵묵하게 쓰는 매일의 글쓰기 덕분일까. 평범한 일상을 조금은 낯선 시선으로 지켜본다. 마치 여행자의 입장에서 본 풍경이라고나 할까.


 느꼈던 감정의 끝은 언제나 물음표다. 숱한 질문들이 내게 다가왔다. 관련 자료와 책을 읽고 글로 쓰는 매일이다. 그렇게 느낌표로 변한다. 은유 작가가 말했다. "내 안에 물음표가 많아야 하나의 느낌표가 된다."라고.


가슴에 물음표가 많은 사람이 좋은 글을 쓸 가능성이 많다. 작은 자극에도 촉발을 받고 영감을 얻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글쓰기의 최전선>에서 "그 물음표가 어느 순간 느낌표로 변하고 다른 삶의 국면을 통과하면 그 느낌표는 또다시 물음표가 된다. '내가 이렇게 믿었는데 그게 전부가 아닌가 보다.' 하는 생각이 찾아드는 것이다. 그 물음표와 느낌표의 반복과 순환이 자기만의 사유를 낳는다."라고 썼다.  


나는 매번 초고를 쓴다. 희망도 절망도 없이 묵묵하게 쓰다 보니 그렇게 돼버렸다. 아껴두었던 문장과 발췌한 내용을 모두 소진한다. 다음 날이면 다시 0부터 시작이다. '영감이란, 매일 일하는 것이다'라는 문장을 위안으로 버틴다. 그저 앉아 있는다.


늘 두렵다. 새로운 글을 쓴다는 것에 대한 두려움은 사라지지 않았다. 브런치 100번째 발행 글에서 호기롭게 더 이상 글쓰기는 두렵지 않다고 선언했는데, 부끄럽다. 그래도 다행이다. 꾸준하게 쓰고 있다 보니 두려움은 사라지지 않았지만 익숙해졌다.


쓸 때마다 나 자신에게 주문한다. "뭐, 대단한 작품 만들 거라고. 욕심내지 말고 소소하게 쓰자." 마음이 한결 가벼워진다. 그 마음으로 다시 글감을 찾고 글을 쓴다. 영화 <더 와이프>에서 노벨문학상을 수여받게 된 여주인공은 다음과 같이 말한다.


상은 됐고, 다음 작품을 시작할 용기가 필요하다. 


 

매거진의 이전글 마음속 깊은 곳을 두드려보면 슬픈 소리가 난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