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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춘프카 Jan 03. 2020

외로움과 행복은 전염된다

나는 어떤 영향력을 끼치는 사람일까

한 강연을 통해 2020년 트렌드 키워드 중 하나가 '외로움'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단어의 사전적 의미는 '혼자가 되어 쓸쓸한 마음이나 느낌'이다. 보충 설명으로 '사회적 동물인 인간이 타인과 소통하지 못하고 격리되었을 때 느끼게 된다. 낯선 환경에서 혼자 적응할 때, 사랑하는 사람과 이별하였을 때 등 혼자가 되었다고 느낄 때 외로움을 느낀다'라고 썼다. 외로움은 지금 시대에 왜 중요한 키워드로 선택되었을까? 궁금증이 밀려왔다.




 질문은 행동으로 이어졌다. 여러 자료와 보도를 살펴봤다. 그중 흥미로운 연구결과를 발견했다. 시카고 대학과 하버드 의대, 캘리포니아 대학이 공동으로 외로움에 대해 연구했다.  그 결과를 '인성과 사회심리학 저널' 12월호에 실었다. 한 문장으로 정리된다. 외로움도 전염된다. 행복, 외로움과 같은 감정도 전염성이 있으며 사회 네트워크를 통해 퍼진다는 것이다.


그들은 1948년부터 미국 프레이밍햄 지역에 사는 5,200여 명을 추적해 심장병 발병에 미치는 영향을 장기간 연구했다. 이 과정에서 연락이 끊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조사 대상의 친, 인척이나 친구관계도 정기적으로 조사했다. 그 덕분에 다양한 사회관계 연구의 모델이 됐다.


조사 결과 한 사람이 외롭다고 느끼면 2년 뒤 사회적으로 가장 가까운 관계에 있는 사람, 즉 가족이나 친한 친구의 52%가 외로움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외로움의 전염효과는 사회적 관계가 멀어질수록 약해졌다. 하지만 3단계 분리까지는 확실히 나타났다. 한 사람이 외로우면 친구의 친구, 친구에까지 전염된다는 말이다.



연구에 참여한 카치오포 박사는 "외로움을 느끼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대인 관계에서 더욱 부정적으로 행동하는 경향이 있다."라고 밝혔다. "만일 우울한 기분을 가지고 있다면 대인 관계가 평소보다 더욱 부정적인 방향으로 행동할 가능성이 높다."고도 말했다. 상대방도 그러한 영향으로 인해 부정적이고 우울한 감정으로 다른 사람을 대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전염성의 효과는 사람을 세 번만 거치면 사라진다고 한다.


연구진들은 일주일에 하루 이상 우울한 날을 보내는 사람의 이웃들도 우울한 감정에 전염된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 사람과 친한 관계에 있을수록 우울한 감정에 쉽게 전염되며 이웃들 사이에서도 우울한 분위기가 가중된다는 것이다. 우울하고 외로운 감정에서 벗어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친구들과 좀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도록 노력하는 것이라고도 말했다.



반대로 친구가 행복하면 나도 행복해질 수 있다. 외로움 연구에 참여했던 연구진은 앞서 같은 저널에서 참여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행복감의 전파 경로도 발표했다. 연구진은 1983년부터 2001년까지 5,000명을 대상으로 조사 직전 한 주의 감정 상태를 물었다. '나는 삶을 즐긴다' '나는 미래에 대해 희망적이다' 등의 질문이다. 60%는 이런 질문에 긍정적인 답을 해 행복감을 느끼는 것으로 분류했다.


가족이나 친구가 행복한 사람은 행복감이 15.3% 더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효과는 역시 세 단계 건너까지 나타났다. 만약 옆집 사람의 친구가 행복한 사람이면 나의 행복감이 9.5% 높아졌다. 친구의 친구의 친구가 행복하면 5.6% 행복감이 늘어났다. 친구는 가까이 살아야 행복 바이러스를 옮길 수 있었다. 또 성별이 같은 경우에 효과가 컸다.




2020년 주요 키워드로 외로움이 왜 선정되었는가 하는 물음은 계속 품어야겠다. 지금 현시대에 살아가는 사람들은 외로움을 어떻게 극복하고 또 반대로 고립되어 가는지를 알아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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