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고 싶은 밤이었다
마음껏 쓰고 싶은 날이었다. 바쁘다는 핑계로 잠시 멀리했던 시집들도 차례로 펼쳤다.
읽고, 마음에 아로새긴 문장을 다시 빈 종이에 썼다. 그리고 다시 읽었다.
한참을 빠져 있는데, 우리 집 고양이 '화랑'이는 집사의 휴식을 곰곰이 지켜보더니, 조심스레 다가왔다.
시집을 온몸으로 가리고, 연필을 물어뜯고, 내 눈앞에서 한껏 엉덩이를 치켜올리며, 취침을 유도했다.
끝까지 버텨보고 싶었지만 화랑이의 몸짓을 이해하고 하루를 마무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