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장에는 두서없는 문장들로 가득하다
일상을 살핀다. 시선에 닿는 무언가를 기록한다. 아이폰 메모장에는 두서없는 문장들로 가득하다. 진작 구입해둔 내년 다이어리 곳곳은 이미 손때로 얼룩졌다. 빼곡하게 채워둔 일정 사이로 빈 여백에 잔상들을 끄적인다. 차곡차곡 쌓아둔 그것들은 언젠가 빛을 발해 글이 된다.
언젠가 썼지만, 내 글은 언제나 일기와 에세이 사이 경계를 아슬아슬하게 드나든다. 더 솔직하게 쓰고 싶다는 충동적인 마음과 반대로 이렇게까지 다 드러내는 것이 맞을까, 늘 고민하다.
아직 쓰지 못한, 더 정확하게는 용기를 내지 못해 망설이다만 이야기가 가득하다. 마음의 품이 조금 더 넓어지면, 주저하지 않고 쓸 수 있을까. '좋은 글감은 결국 내 몸 구석구석에 있다'는 문장을 떠올린다. 그간 발행했던 글 중에서 호응이 좋았던 것은 결국 내 삶에 대한 고백이 담긴 글이었다.
힌트는 가까운 곳에 있다. 나는 운 좋게도 글쓰기를 통해 근사한 경험을 느꼈다. 그 경험이 쓰는 동력이 되는가 하면 멈칫하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 늘 공존하는 것 같다. 같지만 다른 마음들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