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춘프카 Nov 13. 2020

브런치 독자와의 만남

글쓰기에 대한 이야기였지만, 그것은 결국 꿈이었고 청춘이었다

글을 쓰고 있어요.

오랜만에 그를 만났다. 이내 고백하듯 조용히 말했다. "글을 쓰고 싶어요."라고. 수줍게, 떨리는 음성으로 말했다. 원래 책을 가까이하는 친구라는 것은 알고 있었다. 그렇다고 글쓰기에 당장 관심을 두고 있는 줄은 몰랐다. 물론 몇 번 대화를 나눌 때마다 느끼는 촉이 있었다. '아, 이 사람은 결국 쓰는 삶을 선택할 것 같다.' 그렇게 예상한 이유는 간단했다. 그는 솔직한 사람이었고, 깊은 사색가였다. 거기에 책 읽기를 즐겨하니 충분히 가늠할 수 있었다.


그는 소설을 쓰고 있었다. 그 외 단편적인 일상도 기록하는 듯했다. 아직 브런치나 블로그 등은 하지 않았다. 다만, 1년 전 나와 대화를 나누며 브런치를 처음 알게 되었고 '춘프카'를 찾아 구독, 조용한 독자가 되어 내가 쓴 글을 읽고 있었다. 여러 글 중에 <좋은 글은 질문한다>를 읽고 공감했다고 말했다.


작년까지만 해도, 퇴근하고 늦은 밤이면 집앞 카페에 들려 글을 쓰곤 했다.


"궁금한  없어요?"라고 말했더니, "엄청나게 많아요."라고 답했다. 그렇게 우린  시간 남짓 대화했다. 대부분 글쓰기에 대한 이야기였지만, 그것은 결국 꿈이었고 청춘이었다. 서로의 삶을 빠져 읽었다. 비슷한 지점과 고민들이 많았다. 나는 명료하게 대답해줄  있을 정도로 훌륭한 작가는 아니지만, 조금은  빠르게 번민했던 시간의 동지로써 응원하듯 답했다. 어느 정도 도움이 되었을지는  모르겠지만. (답해드렸던 부분  일부 "이왕이면 브런치 작가가 되어 글을 발행했으면 좋겠다.  글을 발행한다는 것은 처음에는  용기가 필요할  있지만, 길게 봤을  훨씬  나은 성장과 피드백을 받을  있다.")


헤어지고 돌아가는 길에, 여러 생각에 잠겼다. 과거의 나를 마주했고, 절망하고 때때로 환희했던 순간을 복기했다. 현장에서 만난 내 구독자 덕분에, 추억을 떠올렸다. 그때와 지금의 나는 얼마나 성장하고 나아졌을까. 스스로 자문했는데, 선뜻 "글은 더 좋아졌고, 더 멋진 남자가 되었어."라고 말할 순 없었다. 대신 실패가 두려워 도전하지 않는 청춘은 아니었으니까. 그렇게 밤하늘의 별을 보며 걸었다.


매거진의 이전글 2021년 다이어리, 목표와 계획 , 그리고 아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