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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춘프카 Dec 04. 2017

준비 -

a writing once a week / 춘프카 라디오의 시작

"나는 내 글이나 말로 여론 형성에 기여하려는 목표가 없다. 나의 논리 앞에 남을 대령시키려는 의도가 없다. 말을 가지고 남과 정의를 다투려는 의도가 없다. 나는 내 내면을 드러내기 위해 글을 쓴다. 내면을 드러내서 그것이 남에게 이해를 받을 수 있으면 소통이 되는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나와 남의 차이를 확인하는 것이다. 나와 남의 차이를 확인하는 것도 크게 나쁜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소설가 김훈


한참을 머뭇거렸다. 무언가 이야기를 풀어나가고 싶은데, 고민 끝에 매거진도 만들고 한편씩 써보긴 했지만 연속적이지 못했다. 덕분에 고민은 깊어졌고, 글을 향한 내 마음은 더 가난해졌다.


24시간, 무언가를 읽고 쓰고는 있지만 한편의 정돈된 글로 담아내는 데 빈번히 실패하는 가장 큰 이유는, 나의 의지 문제다. 그다음으로는 정기적으로 반드시 써야만 하는 환경을 만들지 못했다.  결국,  막 써보기로 했다. 일주일에 딱 한 편. 주제는 자유. 한 주 동안 내가 읽거나 혹은 봤던, 마음으로 동했던 일상의 일들을 조금은 정돈된 형식으로 쓰고 싶다. 


최근에 읽었던 <무라카미 라디오>가 생각났다. 저자는 서두에서 다음과 같이 썼다.

여기 수록된 50편의 짧은 글들은 잡지 [anan]에 매주 한편씩 1년 동안 연재한 것입니다. 잡지를 손에 들고 읽는 사람들은 대개 20세 전후의 젊은 여자들이 아닐까 생각합니다만, 그런 사람들이 대체 어떤 읽을거리를 원하는지(아니, 읽을 거리 자체를 원하기는 하는지)나는 전혀 짐작할 수 없어(유감스럽게도 내 주위에는 그런 연령층에 속하는 사람이 없지만), 그럼 이것저것 생각하지 말고 뭐든 좋으니까 내가 흥미있는 것만을 맘대로 쓰도록 하자고 생각하게 되었던 것입니다.
단지, 젊은 독자를 대상으로 해서 쓰는 만큼, 한 가지 내 나름대로 규칙을 정해 둔 것이 있다면, 그것은 안이한 단정 같은 것만은 피하자는 것이었습니다. '이런 것은 당연히 모두 알고 있을 테니까, 일일이 설명할 필요는 없을 거야.' 하는 전재를 포함한 문장은 쓰지 않도록 하자고. 그리고 무엇이 옳고 무엇이 그른가 하는 강요하는 듯한 것도 가능한 한 쓰지 않도록 하자고.

-무라카미 하루키


나도 마찬가지다. 뭐든 좋으니까, 내가 흥미있는 것만을 맘대로 쓰도록 하자. 그렇게 생각하니 한결 마음이 가볍다. 매주 일요일 저녁까지. 그렇게 100편 정도는 쓰고 싶다. 목표는 크게 잡을수록 좋은 거니까. 나를 위해서, 그리고 혹은 내 글을 기다리고 있을 독자를 위해서. 나는 써야겠다. 지금부터, 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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