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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춘프카 Feb 22. 2021

대화가 체질

장르가 '춘프카'입니다.

사람을 만납니다.


하루 일과 대부분은 그렇다. 사람을 만나고 있다. 조용히 듣고 고개를 끄덕인다. 호흡에 맞춰 좋은 질문을 던진다. 대화가 깊어질수록 서로 마음이 동한다. 때때로 가슴 아픈 사연을 한참 듣는 날도 있다. 집으로 귀가하는 내내 마음이 허해진다.


코로나 19가 시작되면서 만남의 형태는 더 다양해졌다. 무릎을 맞댄 오프라인 만남은 물론, ZOOM 외 다양한 소통방식을 활용한다. '이곳에서 제대로 소통할 수 있을까' 염려하기도 했지만, 익숙함이 더해질수록 장점이 도드라졌다. 거리와 시간 제약 없이 언제라도 만날 수 있으니까. 그 사람에 더 집중할 수 있는 순간이 되고 있다.


깊은 대화를 나눈 이들의 사연은 다이어리로 옮겨진다. 그중에는 글 한편을 쓰는데 동력으로 작동한다. 처음 쓰기 시작했을 때도 나는 가장 눈앞에 있는 '사람'에 집중하여 썼다.



요즘 들어 "전문 분야가 어떻게 되세요? 강의를 하시게 된다면 어떤 주제로 하실 건가요?"라는 질문을 종종 받는다. , " 쓰는 장르가 어떻게 되세요."라고도 묻는다. 난처하다. 나는 그렇게 전문적이지 못하다.  분야파본적이 없다. 한동안 괴로웠다.


나는 싱어게인 30호 가수 이승윤님처럼, 경계선이 모호하다. 여러 경험을 했지만, 얕다. 전문성이란 단어는 서른 살이 넘고 절반이 된 지금도 늘 어렵게 느껴지는 부분이다. 그렇게 며칠을 앓았다. 스스로 거듭 묻길 반복했다.


한참 생각 끝에 결국 떠오르는 단어는 '사람'이었다. '대화'였다. 늘 그 단어에 집중했고 삶의 방향성을 찾곤 했으니까. 더 집중하고 공부한다면 언젠가 당당하게 말할 수 있지 않을까. "저는 '사람'을 전공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고민이 깊어질수록 '사람'이나 '대화'라는 단어가 솟구쳤다. 늘 그 두 단어에서 내 삶의 지표를 찾았다. 더 집중하고 연구하면 언젠가 당당하게 말할 수 있지 않을까. "저는 사람에 집중합니다."라고. 그리고 이승윤 씨처럼 호기롭게 말할 수 있는 날이 오지 않을까?


장르가 춘프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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