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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춘프카 Apr 27. 2021

아무것도, 아무 일도

오늘은 그런 날이다. 아무것도 쓰지 못해 괴로운 날.

요즘 제대로 읽고 있는 것이 무엇인가?


문득 내게 물었다. 매일 읽고 있지만, 깊진 않았다. 하루에도 수백 건의 메시지와 카톡, 전화와 메일은 차치하더라도 충분히 가능한 일인데. 좀 게을렀다. 깊게 읽지 못하니까 생각으로 발전하지 못한다. 글감은 맴돌지만 쓰지 못하는 것과 비슷한 원리이지 않을까.


그런 날이 있다. 아무것도 쓰지 못하는 날. 오늘이 딱 그런 날이다. 마감할 원고가 있는데, 진도가 나가지 않는다. 쓰다 지우길 반복한다. 욕심도 내려놓고, 호흡도 여러 차례 가다듬고 있지만 도통 극복되지 않는 순간이다.


조지 오웰은 말했다. 글을 쓰는 이유는 네 가지라고. 순전히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기 위한 에고리즘, 언어의 아름다움을 고취하는 미학적 열정, 역사적 진실을 낱낱이 파헤치려는 역사적 충동, 그리고 내가 원하는 세상으로 사람들을 이끌려는 정치적 목적까지.


나는 어디에 속할까. 잘 모르겠다. 그저 요즘 쓰는 글이나 이야기는 뻔하고, 그저 그런 것들이다. 보고 느낀 것을 뻔하게 쓴다. 저마다 생김새가 다르듯 같은 장면을 봐도 우린 모두 다르게 이해하니까. 나는 그렇게 뻔하고도 익숙한 글을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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