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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춘프카 May 03. 2021

제 필명이 궁금하신가요?

기록, 개인 브랜딩 그리고 春 + 프란츠 카프카

우리가 소유할 수 있는
유일한 인생은 일상이다.
-카프카


매일 기록한다. 어떤 생각이 스치는지, 무엇을 읽고 있는지, 누군가를 만나 대화를 나눴는지를 적어둔다. 지금 쓰는 것들이 어떻게 재생산이 될지 궁금하다. 확실하게 체감하는 부분은, 매일 반복되는 그 과정 덕에 마음의 충실함이 쌓인다. 좋은 기운을 유지한다.


요즘 공공연하게 등장하는 단어 중 하나가 '개인'과 '브랜딩'이다. 한 전문가는 각자 사용하는 SNS에서 '사람의 흔적'을 남겨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 의미를 종종 생각한다. 온라인에 나만의 건물을 세운다면, 어떨까. 무엇이든 기초공사가 중요하듯, 1층에 해당하는 부분은 글쓰기다. 그 시작과 견고함이 자신을 브랜딩하고 확산시킨다.


언젠가 나를 구독하는 분을 오프라인에서 뵌 적이 있다. 그때 '춘프카'란 필명의 의미를 물어보셨다. 앞에 '춘'은 봄에 태어난 나를 위해 외할아버지가 지어주신 '춘수'(春受)에서 따왔다. '봄을 받다'라는 의미다. 어렸을 적엔 부끄럽고 촌스러운 이름으로 여겼다. 막상 성인이 된 이후 개명한 지 한참 지났지만 가끔 그리울 때가 있다. 그 의미와 어감을 다시금 곱씹으며 춘을 앞에 붙였다. 


뒤에 붙는 '프카'는 작가 '프란츠 카프카'다. 내가 이해한 카프카는 '낮에는 일하고 밤에는 쓰는 사람'의 동의어다. 그 경계를 오가는 그와 나는 가끔 닮은 구석이 있다고 생각했다. 번민의 나날이었지만 결코 펜을 놓지 않았던 그의 문장을 애정 한다. 그래서 합쳤다. 춘수와 카프카를. 


"제 장르는 춘프카입니다"


언제가 될지 모르겠지만 내 필명 춘프카가 하나의 정체성을 띄고 누군가에게 의미가 될 수 있을까? 그런 상상을 할 때면 뭔가 벅찬 기분이다. 지극히 평범한 사람이지만, 그런 잔상이 현실로 될 수 있도록, 여전히 쓰고 있다.



있는 것은 오직 목표뿐이다.
길은 없다.
우리가 길이라고 부르는 것은
망설임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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