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외로움이 널 부를 때

글 쓰는 마음, 열 번째 편지

by 춘프카

https://youtu.be/b5G8gyZVUTM

5월의 어느 날이었습니다. 토요일 오전이었고, 하늘에서는 비가 한, 두 방울식 떨어지고 있었죠. 당시 저는 한 책방에서 조그마한 행사를 지켜보고 있었어요. 작가와 독자가 대화하는 시간이었는데요. 주말이고 이른 시간에, 날씨까지 별로여서 그랬는지 참여자가 적었습니다. 작가와 저를 포함해서 딱 일곱 명이었어요.


책방 한구석에 모여 앉아 있으니, 자연스럽게 서로 안부를 묻게 되더군요. 사춘기 딸을 둔 어머니의 하소연을 시작으로 잔뜩 우울한 표정의 취준생과 코로나 19 때문에 신혼여행도 제대로 못 다녀왔다는 분 등 여러 사연이 오갔습니다. 모두 흥미로웠지만, 제 시선에 닿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제일 안쪽에 앉아 시종일관 무료한 표정과 흐릿한 눈빛으로 우리를 지켜보는 여학생. 이내 학생의 차례가 되었고,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저는 마음의 병이 있습니다."


고요한 정적이 흘렀습니다. 생전 처음 보는 낯선 이들은 무슨 위로의 말을 전할지 고민하는 듯했습니다. 곧 침묵을 깬 작가는 다감하게 말했습니다. "요즘 마음속에 병 하나쯤은 다 키우잖아요. 저도 병 있어요. 그러니까 병을 너무 병으로 여기지 않으셨으면 해요." 덧붙여 김중미 작가의 책 <존재, 감> 내용 일부를 전했습니다.


"'내가 아는 단어가 이렇게 적었나?' 싶을 정도로 위로해줄 말이 생각나지 않을 때는 그냥 옆에 있으면 돼요. 아무 말도 없이. 이틀이 됐든 사흘이 됐든 그렇게 옆에 있다 보면 나눠지더라고요."

<존재, 감> 창비, 2018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그렇게 살아오고 위로한 사람만이 쓸 수 있는 문장. 결국 마음이 아프고, 허한 사람은 '그럴듯한 정답을 말하는 이'가 아닌, '함께 아파하고 그것을 나눌 수 있는 내 편'을 찾는다는 것을 다시 한번 실감했습니다. 학생은 시간이 지날수록 표정이 나아졌습니다.


행사 종료 후, 저는 용기 내어 명함을 건넸습니다. "가끔 글을 쓰는데, 위로가 필요하거나 힘들면 읽어봐요. 매주 금요일마다 뉴스레터도 보내니까, '구독'과 '좋아요'를 부탁해요. 돈은 안 받을게요." 사뭇 진지한 분위기를 깨려고 한 말이었는데, 한참을 웃더군요. 저도 따라 웃었습니다. 그렇게 저는 새로운 구독자를 확보했습니다.


이 글을 읽고 계신
당신의 마음은 요즘 어떠세요?
위로가 필요한가요?


앞으로 매주 금요일 오전 8시면 전하는 편지와 여러 글이 '함께 아파하고 위로가 되어주는 내 편'같은 존재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 글을 통해 더 나은 일상을 만들고 싶은 마음을 보내드리는 '팀라이트' 열 번째 편지 도입 글입니다. 이후 레이블 작가님들의 주옥같은 글들이 많습니다. 아래 링크를 통해 전문을 읽어주세요. 구독도 부탁드려요. :D


열 번째 편지 전문 : 나의 외로움이 널 부를 때 (maily.s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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